'온투(P2P)업계', 올해 성장 원년으로...중금리시장 '메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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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투(P2P)업계', 올해 성장 원년으로...중금리시장 '메기' 될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1.13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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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인력 지속적 충원·R&D 확대
CSS 고도화 통한 중·저신용층 포용 
금융 플랫폼 비대면화 추진·플랫폼 노동자 특화 상품 개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지난해 정식으로 제도권에 편입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금융·온투업)이 올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중·저신용자에게 특화된 '1.5금융'을 표방하는 만큼 인터넷은행은 물론이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과도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투업계는 올해를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온투업계는 개발인력을 충원하며 연구개발(R&D)을 통해 신용평가모델(CSS)을 고도화하고 있다. 

온투업체들은 지난 2020년 8월 '온라인 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온투법)' 시행 이후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 6월 정식으로 금융기관이 됐다. 지난해가 제도권에 편입된 이후 등록업체들이 나오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온투업체를 통해 대출을 받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온투업계 자산규모 기준 상위 3개사(8퍼센트, 렌딧, 피플펀드)의 지난해까지 누적 대출금액은 1조8773억원에 달한다. 

CSS 고도화에 집중…마이데이터 연계 계획

온투업계는 중·저신용자에 특화된 CSS 개발과 운영 경험을 토대로 중금리대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중금리대출 규모는 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금리대출은 연 3~5%의 이율을 적용받는 고신용자와 20%의 고금리대출을 적용받는 저신용자 사이에 있는 중·저신용자층을 대상으로 한다.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에 넓게 분포하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애쓰는 추세다.

이에 '온투금융 1호' 업체들은 그동안 영업해온 업력을 바탕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중·저신용층 대상으로 시작한 CSS가 국내에서 개발된 지 얼마 안 됐다"며 "얼마나 많은 대출을 집행해봤느냐가 중요한데 온투업체들은 그런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대출만 취급하는 온투업체인 렌딧 관계자는 "지난 6년간 대출을 집행하고 운영하며 축적한 대출자 상환 데이터가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상환 데이터는 시간이라는 요소가 반드시 필요한 데이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온투업체인 피플펀드의 경우에는 마이데이터 예비인가를 획득한 상태다. 본인가를 획득해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하게 되면 더 많은 이용자 데이터를 확보해 CSS 고도화에 활용할 예정이다.

비대면 금융 자동화·플랫폼 노동자 특화 서비스 개발

금융권에서 비대면과 디지털이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온투업계 또한 이에 맞춰 자동화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통해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모든 서비스를 자동화하는 것이다. 

렌딧은 대출자가 매달 입금하는 대출 상환액을 가지고 해당 원리금수취권에 투자한 1000명 이상의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대규모의 대출자와 투자자 사이에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것이다. 

8퍼센트의 경우에는 공유경제 확산으로 등장한 플랫폼 노동자인 긱 워커(Gig worker)에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동안 축적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융합해 기성 금융기관과 제휴를 확장하고, 중금리 대출과 대체 투자 서비스도 더욱 고도화한다. 

온투업 투자 활발…"시너지 효과 기대"

이들 업계에 대한 투자는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8퍼센트, 렌딧, 피플펀드 3개사만 해도 이달까지 유치한 투자 규모는 2674억1000만원이다. 이 중 8퍼센트는 현재까지 734억5000만원, 렌딧은 941억원, 피플펀드는 998억6000만원을 유치했다. 

이 중 64%가량의 투자가 지난 6개월 내 이뤄졌다. 렌딧은 H&Q코리아로부터 지난 7월 504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8퍼센트는 지난 10월 실리콘밸리 투자사 BRV캐피탈매니지먼트를 비롯한 복수의 기관으로부터 453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또한 피플펀드의 경우 지난달 글로벌 금융기관인 베인캐피탈, 골드만삭스, CLSA캐피탈파트너스 산하의 렌딩아크 사모사채펀드 등으로부터 759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온투업은)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신용 평가 모형 고도화의 결실과 같은 긍정적 요인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시점"이라며 "비대면 금융 서비스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새로운 시대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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