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먹튀’ 방지책 만들었지만…카카오 3형제, 급락세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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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먹튀’ 방지책 만들었지만…카카오 3형제, 급락세 벗어날 수 있을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1.13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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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3형제, 연초부터 16~17% 급락
카카오페이 ‘먹튀’ 여파 아직도 지속돼
경영진 주식 매도 규정안 만들었지만
4Q 실적 부진 전망에 오버행 이슈까지 '첩첩산중'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매각 여파로 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주가가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 하방 압력을 가하는 이슈들이 남아있어 개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카카오 3형제로 불리는 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날개 꺾인 듯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대규모 주식 매각 여파로 카카오그룹주가 큰 타격을 입었다. 

카카오는 후속조치를 위해 임원 주식 매도 규정안을 발표했지만,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4분기(2021년10월~12월) 실적, 다음 달 있을 오버행 이슈까지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미해결 과제들이 남아있는 모양새다.

‘모럴해저드’ 여파…부랴부랴 규정안 만들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0.51%) 떨어진 9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4월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며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후 지난 10일 처음으로 10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4거래일 연속 10만 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날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카카오페이는 전일과 비교해 7500원(4.85%) 급락한 1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카카오뱅크는 450원(0.91%) 내린 4만8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한때 시가총액 30조 원이 넘었으나 이날 기준 23조2115억 원으로, 약 7조 원이 증발했다. 

올해 개장날인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카카오 주가는 약 16% 빠졌으며, 카카오페이는 약 17%, 카카오뱅크도 17% 빠졌다. 올 들어 카카오그룹주 주가는 평균적으로 16.6% 넘게 빠진 셈이다. 카카오는 전통적인 국민주 삼성전자와 함께 제2의 국민주로 불렸을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큰 지지를 받았으나 모두 옛 말이 됐다. 

카카오 3개월간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네이버 '카카오' 종목창 캡처
카카오 3개월간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네이버 '카카오' 종목창 캡처

가장 비판을 받고 있는 부분은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들의 ‘먹튀’ 사건이다. 지난해 12월10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은 보유 지분 44만993주를 팔아치웠다. 금액으로는 900억 원에 달하며, 류 대표는 469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특히나 44만주는 이날 거래량의 25%에 달하는 규모로, 애초 거래물량이 많지 않은 가운데 경영진이 4분의 1을 쏟아내 주가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해당일로부터 13일까지의 카카오페이 주가는 22.63% 떨어졌다. 

경영진의 모럴해저드 후폭풍은 관련 그룹인 카카오,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모회사 카카오는 ‘문어발식 확장’과 ‘쪼개기 상장’으로 정부 및 주주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 와중에 경영진의 먹튀 논란까지 발생하니 주가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는 그간 스타트업 인수나 기존 업체와의 제휴 등을 통해 문어발식 기업 확장을 이뤄내고, 이들 자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즉시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형식의 사업구조를 펼쳐왔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카카오를 향해 온라인 플랫폼 규제 칼날을 빼들었고, 주주들은 모기업 가치 희석 문제로 자회사 상장을 멈춰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제공=카카오페이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제공=카카오페이

해당 논란으로 류영준 대표는 오는 3월 공식업무를 시작할 예정이었던 카카오 공동대표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또한 13일 카카오는 그룹 차원에서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를 통해 전 계열사 대상으로 임원 주식 매도 규정을 마련했다. 카카오 계열사 회사의 임원은 상장 이후 1년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으며, CEO는 2년간 매도할 수 없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밖에도 상장사 임원 주식 매도에 대한 사전 리스크 점검 프로세스도 신설했다. 임원이 주식을 매도할 땐 1개월 전에 매도 수량과 기간을 미리 CAC와 소속 회사의 IR팀 등에 공유해야 한다. 주식 매도 규정은 계열사를 이동해 기존 회사의 임원에서 퇴임하더라도 적용된다. 

4분기 실적 전망 ‘흐림’…오버행 이슈도 남았다

또한 카카오는 이번 사태로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올해 예정된 계열사 상장에 대해서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범수 의장은 기업 내·외부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비판받을 행동을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카카오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안 좋을 것으로 판단하고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달 들어 이베스트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카카오 목표주가를 약 10%가량 하향 조정했다. 

16만 원에서 13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15.6% 낮춘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요 상장 플랫폼 자회사의 주가 하락에 따른 가치 하락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 광고, 커머스 등 주요 사업의 성수기로 매출액 성장은 지속되겠지만,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증가와 일회성 인센티브로 영업이익은 부진할 것”이라고 분석하며 목표 주가를 기존 18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코스피 상장식.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코스피 상장식. 사진=연합뉴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오버행 이슈도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중국 앤트그룹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로, 현재 약 39%(5101만5205주) 지분을 보유 중이다. 그 중 10.65% 지분은 상장 후 6개월 간 팔지 못하도록 돼있는 보호예수가 걸려있다. 나머지 28.47%에 대해서는 언제든 매도가 가능하다. 

보호예수가 걸려있는 10.65%에 대해서도 올 늦봄이면 의무보유 확약 기간이 끝나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면 시장에 매도 물량이 급증해 주가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다. 다음 달이면 상장 후 6개월로, 기관투자자들의 6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가 종료된다. 지난해 9월 1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풀렸을 때도 주가가 4% 넘게 떨어졌다. 내달 6일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물량은 1326만150주로 36.81%를 차지한다. 6개월 확약 물량이 가장 많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장 후 보호예수기간이 풀리면 기관투자자들은 보통 차익실현을 위해 물량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다”며 “최대한 이익을 보기 위해 보호예수기간 전에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게 되면 추가로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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