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임금님의 모내기 행사…친경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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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임금님의 모내기 행사…친경례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5.1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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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창덕궁에서 개최…군주의 권농 사상 느끼는 자리

 

고려와 조선시대에 임금이 봄철에 직접 농사를 짓는 의례를 가졌다. 농경시대에 농업은 나라의 주요 산업이므로 백성들에게 이를 권장하기 위해 국왕은 적전에서 경작 시범을 보이는 행사였다.

이를 친경례(親耕禮) 또는 경적례(耕籍禮)라 했다. 이 의례는 농업의 신인 신농(神農)씨에 대한 제사와 함께 거행됐으며, 임금이 왕실 소유의 경작지(적전, 籍田)에서 시범을 보여 생산된 수확물은 종묘·사직 등 국가제사에 사용되었다.

친경례는 고려 성종 2년(983) 1월부터 시작됐다. 조선시대엔 한양 흥인문(동대문) 10리 밖에 적전을 마련했는데 답십리, 전농동이라는 지명이 이렇게 해서 생겼다.

국왕의 친경은 의례적인 행사였다. 실제 경작은 농민이나 노비 등에 의해 이뤄졌다. 임금이 봄철에 농사 의례를 벌일 때, 소를 한 마리 잡아 탕을 만들어 농민들과 함께 먹었는데, 이를 선농탕(先農湯), 후에 설렁탕이 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건국된후 박정희 대통령은 매년 모내기 행사를 했는데, 조선시대의 친경례를 답습했다고 할수 있다.

 

▲ 2016 창덕궁 모내기 체험 행사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는 오는 18일 오전 11시에 옥류천 청의정(淸漪亭)에서 모내기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조선 시대 임금이 그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면서 궁궐 안에 경작지를 조성하여 농사를 실천했던 친경례의 의미를 되살린 것이다. 농사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백성의 애환을 구중궁궐에서나마 헤아리려는 군주의 마음을 느껴보자는 취지다.

행사가 개최되는 청의정은 창덕궁 후원에 있으며, 창덕궁 내 유일한 초가(草家)집이다. 창덕궁관리소는 매년 봄에 심은 벼를 가을에 수확하여 그 볏짚으로 청의정 지붕을 엮는 벼 베기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당일 오전 11시에 입장하는 창덕궁 후원 관람객에게 한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아울러, 모내기 행사와 더불어 농촌진흥청의 지원으로 다양한 벼 품종과 쌀을 이용한 각종 가공식품 전시도 만나볼 수 있다.

봄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펼쳐지는 이번 모내기 행사는 궁궐에서 백성을 생각하는 임금의 어진 마음을 떠올리며 정성껏 모를 심어 보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또 도심안 궁궐에서 사라져 가는 전통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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