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공모가 최상단 유력…남은 걸림돌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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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공모가 최상단 유력…남은 걸림돌 없나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1.1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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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밴드 최상단 30만 원 유력
몸값 100조 가능성도…상승여력 충분

오버행 이슈, 주가 하락 영향 미칠수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쪼개기 상장’ 비판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공모가가 최상단 30만 원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2차전지 제조업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1~12일 이틀 동안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역대급 기업공개(IPO)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소식이 들려왔을 때부터 전 국민의 관심을 모았던 만큼 공모가 최상단 확정은 당연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오는 18~19일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도 ‘따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한 이후 이틀연속 상한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다만 일정 기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이슈와 ‘쪼개기 상장’에 대한 비판이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IPO 초대어…기업가치 100조원 전망도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대표 주관사인 KB증권, 공동주관회사인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와 4곳의 인수회사를 통해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양일간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오는 14일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종 공모가액이 형성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희망공모가격은 25만7000~30만 원이다. 지난 3일부터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해외 기관에서 주식에 더 투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던 만큼, 공모가 최상단인 30만 원 확정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최상단으로 공모가가 확정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최대 70조2000억 원이 된다. 12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471조158억 원), SK하이닉스(93조5483억 원)에 이어 시가총액 3위 기업으로 올라선다. 

특히 한국투자증권, SK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를 100조 원까지 산정하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리스크를 고려하더라도 공모가 대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희망공모가격 범위가 형성됐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예측 결과가 좋을 경우, 일반청약에서도 무난히 흥행할 것으로 본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전망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5%로 2위(1위 CATL 31.8%)에 위치하며 2차전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2차 전지 관련 특허를 약 2만2000건 이상 보유하고 있어 향후 기술 개발에 대한 경쟁력을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1위 CATL이 보유한 특허 약 4000건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개요 및 일정. 자료=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개요 및 일정. 자료=LG에너지솔루션

 

오버행 이슈 지켜봐야…‘쪼개기 상장’ 비판도 여전

다만 당장의 시세차익보다 장기투자를 목표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보유하고자 한다면 오버행 이슈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끝나면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져 주가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SK바이오팜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월4일 기관투자자들의 6개월 의무 보유기간이 풀리면서 492만2063주가 한 번에 쏟아져 10%가량 주가가 떨어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지난해 9월 의무보유 해제된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전 거래일보다 4.95% 주가가 급락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지분 81.84%를 보유하게 된다. 주식수는 1억9150만주로, LG화학의 의무 보유 기간은 6개월에 불과하다.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기간도 짧으면 15일, 길면 6개월 수준이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이 물적분할 한 기업으로서, 이에 대한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상장한 회사가 알짜배기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뗀 후 또 상장하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큰 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지만 모회사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즉 ‘쪼개기 상장’을 하게 되면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상장돼 있어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의 지분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9월16일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 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후 당일에만 주가 5.37%가 빠졌고, 그 다음날에도 6.11%가 떨어지며 이틀 새 11% 급락했다.

지난 6일에는 한국거래소 앞에서 LG화학의 소액주주들이 물적분할 반대 시위를 열기도 했다. LG화학 주주들 외에도 SK이노베이션, 포스코, CJ ENM 등 물적분할을 했거나 할 예정인 기업들의 소액주주들이 ‘상장사 물적분할 반대 규탄 집회’에 참석했다.

만약 LG화학의 주가 흐름 부진이 이어진다면 주주들이 ‘지분 매도 운동’을 펼치는 등 집단행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주주인 LG화학의 이슈 영향권을 벗어나기 어렵다.   

회사 측은 LG화학의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82% 가져가게 되는데 최소 60조원 이상의 가치 있는 주식을 LG화학이 가져가는 꼴”이라며 “단기적인 조정을 거치면 점차 LG화학의 주주가치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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