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올리니...서울시내 아파트, '공급부족 뇌관=증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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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올리니...서울시내 아파트, '공급부족 뇌관=증여?'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01.11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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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아파트 증여건수 약 1만3000건 예상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작년보다 1만가구 줄어
전문가 "증여 추세 당분간 이어질 것"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지난해 서울 아파트 증여건수가 입주물량의 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시 아파트 입주물량은 3만1000여건이었는데 지난해 1~11월사이 증여건수는 1만1800여건이었다. 12월 집계추정치를 합산하면 지난해 증여건수는 약 1만3000건이다.

증여를 통해 거래된 매물은 비과세를 위한 거주요건 충족을 위해 당분간 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입주물량은 지난해 3만1000여건에서 올해는 2만4000여건으로 추정되는 등 해가 갈수록 줄고 있어, 증여물량의 가파른 증가가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증여건수는 지난해 1~11월동안 1만183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증여건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아 1~11월 월별증여건수 평균치를 12월분으로 합산하면 지난해 총 증여건수는 1만3000여건으로 추정된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 아파트 증여거래건수. 자료=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재가공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 아파트 증여거래건수. 자료=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재가공

서울 아파트 증여건수는 지난 2018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7년까지 연간 7000여건안팎에 불과했지만 2018년 1만5397건으로 1년만에 두배이상 증가한 후 계속 증가 추세다. 지난 2014~2017년 동안 서울 아파트 총 증여건수는 2만3097건인데 이는 2020년 한해 증여건수(2만3675건)보다도 적다. 2018~2021년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 증여건수는 총 6만3424건으로 집계돼 2014~2017년 기간보다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 2020년부터 꾸준히 줄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입주물량은 2만463가구로 추정된다. 지난 2020년 4만9415가구, 2021년 3만1211가구에 비해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증여로 인한 매물감소와 고강도 대출 규제로 연일 치솟던 매매가격이 다소 진정된 모양새다. 

지난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첫째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대비 0.03%로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상승률 0.04%에 비해 상승폭이 0.01%포인트 축소됐다. 또 서울 강북구와 도봉구 아파트 매매가는 2주 연속 하락하기도 했다.  

부동산원은 "매수 심리와 거래 활동 위축세가 지속되며 급매물 위주로 간헐적으로 거래됐지만, 호가를 유지하던 강남권도 실거래가가 하락한 아파트가 증가하며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단지들.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단지들. 사진=연합뉴스

증여된 서울 아파트는 대부분 5년내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게 된다. 증여받은 아파트를 5년 이내에 매도할 경우 증여가 아닌 양도로 간주해 양도세 이월과세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3~4월의 경우 전체 주택 거래건수 중 증여 비율이 10%를 넘을 정도로 증가했다"면서 "증여 받은 아파트는 최소 5년간 보유해야 양도세 이월과세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물량은 시장에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년간 증가한 서울 아파트 증여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증여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음 정권에서 양도세 부담을 대폭 줄여준다면 다주택자들이 자식에게 증여하지 않고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전문가들 대부분은 "한시적 양도세 감면 등 주택 거래 활성화로 정책 방향이 바뀌어야 서울 아파트 증여 추세가 누그러질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다주택자 입장에선 과도한 세금도 회피하면서 자식에게 증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한시적 세금 감면 등 거래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서울 아파트 증여 추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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