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연대기Ⅱ] ① 영상의 발견-친구들의 내기에서 시작된 2.1조 달러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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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연대기Ⅱ] ① 영상의 발견-친구들의 내기에서 시작된 2.1조 달러의 시장
  • 문동열 우송대 테크노미디어융합학부 겸임교수
  • 승인 2022.01.09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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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달릴 때 네 발굽이 모두 땅에서 떨어지는지 내기를 벌인 친구들
내기를 확인하기 위해 말이 달리는 순간을 연속사진을 촬영
이 연속 사진이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영상 기술개발 박차
인류의 역사는 아이디어의 역사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은 창조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냈다. 현대 사회에서 대중 문화는 우리의 삶의 필수 요소 중 하나다. 영화, TV, 음악 등 다양한 문화적 형태로 우리 삶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콘텐츠산업은 지난 150년 남짓한 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엄청난 진보를 이뤄냈다. 지난 2020년 1월28일 시작했었던 [콘텐츠 연대기]는 47회를 마지막으로 마친다. 이제 나름대로 선정한 빛나는 아이디어를 통해 사람들의 위대한 업적들을 되짚어 보고 미래 콘텐츠 산업의 모습을 전망해보는 '콘텐츠연대기 파트 Ⅱ'를 연재한다. [필자 주]

 

문동열 우송대 겸임교수
문동열 우송대 겸임교수

[문동열 우송대 테크노미디어융합학부 겸임교수]  영상의 역사를 바꾼 첫번째 아이디어는 움직이는 사진에 대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현대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분야를 꼽으라면 바로 영상 분야라 할 수 있다. 영상 기술은 영화산업을 비롯해 TV,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로 전이되고 있으며, 유튜브는 인류 역사 상 최초로 미디어가 대중들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지는 개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다.

2021년 현재 전 세계 E&M 시장 규모는 2.1조 달러로 추산된다. 세계 E&M 시장 대부분이 영상 기술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영상 산업의 규모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엄청나게 성장한 영상 분야의 첫 시작을 만든 아이디어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움직이는 사진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이 바로 그 시작이었고 그 움직이는 사진을 찍기 위한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들이었다.

19세기 중반 이후 보급되기 시작한 사진 기술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금세 사로잡았다. 그림에 대한 능력이 없더라도 사진기만 있으면 촬영하고 기록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1861년에 있었던 미국 남북 전쟁은 사진이 기록한 최초의 전쟁이었다. 전쟁은 사진 작가들에게 있어 최고의 작업 공간이었다. 많은 종군 사진가들이 전쟁의 현장과 군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기록으로 남겼다.

사람들은 전쟁터의 여러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사람들을 위해 촬영된 사진을 전시하던 사진작가들은 보다 효율적인 전시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발명가들과 새로운 장치를 논의했고, 결과 일련의 사진들을 빠르게 연속해서 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장난감같은 장치를 생각해냈다.

바로 조이트로프 (Zoetrope)란 장치였다. 조이트로프를 이용하여 사진을 빨리 돌리면 마치 사진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환상 (초등학생들이 가지고 노는 일종의 플립북 같은)을 볼 수 있었고, 이 장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꽤 인기를 끌었다.

1878년 에드워드 마이 브릿지가 찍은 ‘말의 움직임’ 사진출처=위키피디아
1878년 에드워드 마이 브릿지가 찍은 ‘말의 움직임’ 사진출처=위키피디아

1878년 에드워드 마이 브릿지가 찍은 ‘말의 움직임’ ; 내기에서 시작한 영상의 새 역사

1878년 10월 19일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라는 미국의 과학 잡지는 독자 선물로 조이트로프를 가지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말의 연속적인 사진을 제공했다. 독자들은 이 사진을 조이트로프에 붙여 말이 움직이는 듯한 잔상을 구현할 수 있었다.

현대 영상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 사진은 영국의 사진작가 에드워드 마이브리지가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을 하는 릴런드 스탠퍼드 (스탠퍼드 대학의 설립자로 유명하다)와 그의 동료들 사이에서 벌어진 내기의 결과를 밝혀내기 위해 찍은 사진이다.

조이트로프, 현재도 초등학교 등에서 플리커 현상이나 영상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교재로 제작되는 기초적인 영사 기구이다. 사진출처: CutOutFoldUp 홈페이지 캡처
조이트로프, 현재도 초등학교 등에서 플리커 현상이나 영상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교재로 제작되는 기초적인 영사 기구이다. 사진출처: CutOutFoldUp 홈페이지 캡처

스탠퍼드는 말이 달려갈 때 어느 시점에서는 네 발굽이 모두 땅에서 떨어진다고 주장했고, 동료들은 어느 순간이든 한 발굽은 무조건 땅에 붙어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스탠퍼드는 이미 인간의 움직임을 연속 사진으로 찍어 나름 이름이 알려져 있던 마이브리지에게 말이 달리는 모습을 연속 사진으로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의뢰를 받은 마이브리지는 1878년 6월 현 스탠포드 대학의 경마장에서 12대의 카메라로 말이 달리는 연속 사진을 촬영했다.

마이브리지는 말이 달리는 코스에 얇은 전선을 설치하고 말이 달려가면서 전선을 끊으면 셔터가 자동으로 작동되는 방식을 고안했다.

스탠포드와 동료들의 이 유쾌한 내기는 전 세계 언론들의 관심을 끌며 보도되었다. 움직이는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담이지만 사진 판독 결과 내기는 스탠포드의 승리로 돌아갔다. 말 발굽이 어느 순간 모두 공중에 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내기의 승리와는 별개로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이 실험에 고무된 스탠포드는 마이브릿지에게 스탠포드 대학의 지원을 제공하며 1년 뒤 사진을 순차적으로 영사할 수 있는 장치 일명 주프락시스코프를 개발할 수 있게 도왔다.

움직이는 사진에 대한 아이디어를 만든 두 사람. 릴런드 스탠포드 (왼쪽)과 에드워드 마이브리지. 사진출처=위키피디아
움직이는 사진에 대한 아이디어를 만든 두 사람. 릴런드 스탠포드 (왼쪽)과 에드워드 마이브리지. 사진출처=위키피디아

주프락시스코프를 통해 사진 영사의 기술적 기반이 다져졌고, 여기에 영감을 받은 발명가 에디슨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다양한 카메라와 영사 장비가 만들어졌다. 15년 뒤인 1895년 파리의 한 카페 지하에서 최초의 영화 상영회가 열리기까지 모든 것의 시작은 스탠포드와 그의 동료들이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내기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내기가 아니었어도 영화 기술은 언젠가는 개발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내기를 통해 사람들은 움직이는 사진이라는 새로운 사진 기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달리는 말이 아니라 다양한 것들을 움직이는 사진으로 보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났고 이런 대중들의 요구에 움직이는 사진에 대한 시장적 가치를 높게 평가한 사업가와 발명가들의 노력과 과감한 투자가 이어졌다.

이러한 노력과 투자가 종국에는 영화 산업이 태동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스탠포드와 그의 친구들은 실로 역사를 바꾼 세기의 내기를 한 셈이다.  (계속)

●문동열 교수는 일본 게이오대학 대학원에서 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하고, LG인터넷, SBS콘텐츠 허브, IBK 기업은행 문화콘텐츠 금융부 등에서 방송,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해왔다. 콘텐츠 제작과 금융 시스템에 정통한 콘텐츠 산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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