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한은행, 가능성과 숙제 남긴 'CES' 데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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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한은행, 가능성과 숙제 남긴 'CES' 데뷔전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1.08 08: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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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응대뿐만 아니라 복잡한 금융 문제도 AI로 해결할 수 있어야
권상희 금융부 기자.
권상희 금융부 기자.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이번 신한은행의 금융권 최초 CES 2022 참가는 국내 은행이 미래 금융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대세가 되면서 은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행태 또한 변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코로나19 초기 몇 달 동안 온라인과 모바일 뱅킹 채널 사용이 약 20~50%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나면 15~45%의 소비자들은 은행 지점 방문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서 금융업권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인공지능(AI) 은행원이다. 실제로 맥킨지에 따르면 전 세계 은행권에서 AI 기술이 잠재적으로 매년 최대 1조달러의 부가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CES에서 신한은행이 선보인 것 역시 지난 12월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에 설치한 AI 기반 업무 안내 서비스 기기인 'AI 컨시어지'와 실시간 화상 상담 시스템 '디지털 데스크'다. 

신한은행은 인공인간 아바타 기술 보유업체인 마인즈랩, 디지털 데스크 제조사인 효성TNS와 공동으로 CES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AI 혁신기술과 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유기적 결합으로 고객 방문에서 상담, 거래 완료까지 금융서비스의 전 과정을 구현하면서 '미래형 영업점'의 모습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AI 행원에 관심을 가져왔다. 2년 전 CES 2020에서는 삼성전자가 공개한 인공인간인 '네온'을 보고 협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해 말 신한은행은 삼성전자와 차세대 AI 서비스 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사진=신한은행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의 이러한 행보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은행 업무가 모바일로 대체되고 영업점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AI가 도입된다면 생산성을 훨씬 올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AI 은행원이 간단한 안내를 할 수 있다면 실제 행원은 보다 복잡한 상담을 진행함으로써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한 신한은행의 CES 참가는 글로벌 사업자들에게 인공인간이 은행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가에 대한 전망과 실제 기술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높게 평가될 수 있다.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신한은행이 참가했다는 것도 앞서가는 기술력과 디지털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CES가 전세계적으로 앞선 기술을 보여주는 자리니만큼 신한은행도 좀더 고도화된 AI금융을 선보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AI 컨시어지를 통한 고객 응대는 상대적으로 단순한데다 이미 많이 쓰이고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얼굴인식과 음성인식, 질문 파악, 대답 등에 쓰이는 AI 구성요소는 그다지 많지 않다. 

반면 금융 분야에서 AI를 활용한다고 하면 통상 가장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대출과 리스크 관리다. AI는 사용자를 인식하고 질문에 응대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정보에 접근해 얼마까지 대출을 내줄 수 있고 돌려받을 확률이 얼마인지, 자본시장에서 어떤 회사가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등 복잡한 금융 문제를 모두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CES에서도 AI가 금융사고를 막거나 대출을 내주는 등의 모습을 시연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이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AI가 대출이나 은행의 자금운용에 관련된 내용을 모두 인지해야 한다. 일반적 통계에다가 정형·비정형 데이터까지 합쳐 이용할 수 있어야 AI를 쓰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마이데이터가 지난 5일부로 전면 시행되면서 국내에서도 AI가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할 길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시행 초기이니만큼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대부분의 은행이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조직 전반에 걸쳐 AI 기술을 확산하는 데 성공한 곳이 없는 이유는 은행이 전통적인 금융산업의 보안과 규제 요건을 충족하면서 핀테크의 속도와 유연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AI에 관한 명확한 전략 부재와 기술·데이터 부족, 뒤떨어진 인재 전략 또한 은행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말로만 디지털 전환을 외치는 은행들이 정작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한은행 역시 CES에서 고도화된 AI를 통해 복잡한 금융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선보였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국내 금융권 최초로 CES에 참석한 만큼 AI 기술을 더 정교하게 만들어 내년에는 다양한 금융에 AI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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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2022-01-08 09: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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