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그룹 협업' 모락모락...기대감커진 '모빌리티시대' 동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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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그룹 협업' 모락모락...기대감커진 '모빌리티시대' 동반성장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2.28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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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삼성, 차량용 반도체 협업 가능성 커져
중장기적 현대차 설계, 삼성전자 위탁생산도 가능
현대차그룹, 자율주행·UAM 등 다방면서 협업 강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동맹을 구축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과 현대차가 더 긴밀히 협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과 현대차의 협업 강화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에게 "현대차의 전기차가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다수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며 "차량용 반도체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계기로 현대차와 삼성 간 새로운 동맹의 출연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와 삼성의 협업 모습은

가장 먼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이는 부문은 차량용 통신 칩과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자동차 내 디스플레이용 구동 칩 등 삼성전자가 밀고 있는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용 통신 칩 '엑시노트 오토 T5123'과 AI 연산 기능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트 오토 V7' 그리고 전력관리칩(PMIC) 'S2VPS01' 등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가 현대차 신차 등에 충분히 탑재될 여지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차량용 반도체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현대차가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고 삼성전자가 위탁 생산하는 방식의 협업도 가능하다.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차에는 대략 2000개가 넘는 반도체가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추진 중이지만 대규모 시설 투자와 기술축적 등이 요구되는 만큼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과 협력이 병행 될 것으로 보인다.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현대차그룹과 같은 안정적인 고객사가 필요하다. 

코드42의 UMOS 개념도. 그래픽=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코드42'

현대차그룹은 다가올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공유경제, 커넥티비티, AI, 자율주행 등 화두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율주행,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로봇 딜리버리 서비스, 스마트 물류 등 미래 모빌리티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들 만큼 다양한 국면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이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기 위해 코드42와 손잡았다. 코드42는 AI, 모빌리티, 자율주행, 정밀 지도, 컴퓨터 비전, 빅데이터 등 혁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코드42는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합한 '유모스(UMOS, Urban Mobility Operating System)' 개발과 함께 현대차그룹과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꿈꾸고 있다. 

자율주행 개념도. 그래픽=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핵심 '모셔널'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자율주행의 핵심은 단연 모셔널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했다. 앱티브는 세계적 자동차 부품사 델파이에서 2017년 12월 분사한 차량용 전장부품과 자율주행 전문 기업이다. 자율주행 기술력에서 세계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 

앱티브 자율주행사업부는 2015년 최초로 완전자율주행차의 미 대륙 횡단에 성공했다. 이듬해에는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초로 로보택시 시범사업을 했다. 2018년부터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일반인 대상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3개 계열사를 투자 주체로 내세워 2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그룹 역사상 최대 해외 지분 투자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분율 26%와 14%, 현대모비스가 10% 지분을 확보했다. 나머지 50%는 앱티브가 가졌다. 현대차그룹은 모셔널 투자를 통해 자율주행 레벨4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내년 로보택시와 모빌리티 사업자에게 자율주행 시스템 과 지원 기술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전략 투자한 또 다른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오로라는 오는 2023년 첫 자율주행 트럭을 출시한다. 오로라는 자율주행 화물 트럭 생산과 함께 2024 로보택시 출시와 이를 이용한 차량공유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부터 현대차와 오로라는 협력 관계를 구축했으며 2019년 6월 현대차그룹은 오로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다만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자율주행의 눈' 라이다를 시험 중인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2018년 300만 달러 투자를 시작으로 '자율주행의 눈'이라고 불리는 라이다(Lidar)와 각종 제어 장치 및 센서를 개발하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옵시스와 협업 중이다. 또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기반 통합 제어기 개발을 위해 인텔, 엔비디아와 손을 잡았고, 중국의 바이두가 주도하는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아폴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소유→공유로 '그랩'과 '카 넥스트 도어'

현대차그룹은 소유에서 공유로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게 카 셰어링과 카 헤일링(Car Hailling·일반인의 차를 호출해 비용 지불 후 목적지까지 동승하는 서비스)  협업 대상으로 그랩과 카 넥스트 도어에 투자했다. 

현대차그룹은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는 그랩을 통해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랩은 동남아 카 헤일링 서비스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동남아 8개국 168개 도시에 서비스 중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을 활용한 카 넥스트 도어.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그룹은 호주의 차량 공유 업체 카 넷스트 도어에도 투자했다. 카 넥스트 도어는 P2P 방식으로 개인이 개인에게 시간 단위로 차를 빌려주는 카 셰어링 서비스다. 현대차는 카 넥스트 도어와 함께 loT(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카 셰어링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차량과 스마트폰을 연결해 주는 '현대 오토 링크' 앱을 개발하고 호주 현지에 판매하는 신차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도어 개폐와 시동 기능을 탑재한다. 이를 통해 소유자와 대여자는 별도의 키 전달 과정 없이 차량을 공유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고성능 전기차 개념도. 사진제공=현대차

고성능 전기차 기술 '리막'

현대차는 고성능 전기차 기술 확보를 위해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개발업체 리막에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리막은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유한 업체다. 특히 고성능 하이퍼 전동 시스템 및 EV 스포츠카 부문에서 독보적인 강자다. 포르쉐, 애스턴 마틴, 피닌파리나, 세아트 등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와 프로젝트 경험도 풍부하다. 

양산형 전기차 시스템 기술을 확보한 현대차그룹은 고성능 전기차용 파워트레인과 제어 기술에 특화된 리막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고성능 전기차로 기아의 EV6 GT모델과 GT기반 전기세단 콘셉트 카인 제네시스 엑스(X)를 선보였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리막과 함께 고성능 수소전기차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UAM 항공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UAM 넘어선 AAM 기술 'ANRA'

현대차그룹은 세계적 드론전문업체와 손잡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확장한다. 글로벌 선도 드론운영업체 ANRA테크놀로지와 새 파트너십을 맺은 현대차그룹은 첨단 항공모빌리티(AAM) 산업을 위한 운영 환경 개발에 나선다. 

UAM이 드론 등을 이용한 도심 내 이동을 의미한다면 AAM은 UAM의 상위 개념으로 새로운 영역의 항공 모빌리티를 총칭한다. 현대차그룹이 AAM 운영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산업 컨소시엄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항공 교통 관리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NRA 테크놀로지는 이번 협력의 일환으로 AAM 공역 관리와 지상 모빌리티 통합을 위해 운영 개념에 대한 전략을 제공하게 된다. 양사는 규제 대응과 필요한 인프라 등에 대한 연구도 함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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