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롯데마트’ D-1…구조조정 끝내고 리뉴얼로 다시 비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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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롯데마트’ D-1…구조조정 끝내고 리뉴얼로 다시 비상할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2.22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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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잠실점 ‘제타플렉스’, 23일 개점
4300평으로 롯데마트 112개점 중 최대 규모
와인매장만 400평에 식품관 상품수 30%↑
카테코리 킬러형·창고형 등 전문점 강화에 초점
23일 개점하는 '제타플렉스' 잠실점의 1층에 있는 '보틀벙커' 숍. 사진제공=롯데쇼핑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뉴(NEW) 롯데마트’가 오는 23일 베일을 벗는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강도 높은 인적·물적 구조조정을 단행한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ZETTAPLEX)’ 매장 개점을 기점으로 리뉴얼을 통한 ‘미래형 매장’ 정체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줄곧 아쉬운 실적을 보여온 롯데마트가 오프라인 매장 강화로 상승궤도로 올라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 홈그라운드 잠실에 ‘제타플렉스’ 연다

23일 문을 여는 제타플렉스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잠실점이다. 해당 매장을 대규모 리뉴얼하기 위해 6개월 이상 공을 쏟았다. 롯데마트의 기존 모습이 그려지지 않게 점포명도 바꿨다. 10의 21제곱을 의미하는 ‘제타(ZETTA)’와 결합된 공간을 뜻하는 ‘플렉스(PLEX)’의 합성어로,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다 있다’는 뜻이 담겼다. 

새로운 브랜드명에 알맞게 제타플렉스 면적은 무려 1만4214㎡(약 4300평)로, 전국 112개 롯데마트 매장 중 가장 크다. 롯데마트는 롯데그룹의 홈그라운드인 잠실에 있는 마트 리뉴얼을 통해 그간 롯데마트 이미지에서 탈피해 진보된 형태의 시그니처 매장을 보여줄 것을 알렸다. 

제타플러스 잠실점 지하 1층 식품관. 사진=김리현 기자
제타플러스 잠실점 지하 1층 식품관. 사진=김리현 기자

오픈 하루 전날인 22일 오후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개점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었다. 지하 1층을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 전문매장으로 꾸몄다는 설명답게 기존 롯데마트보다 훨씬 넓은 공간을 가득 채운 다양한 상품들이 한눈에 담기지 않을 정도였다. 

실제로 제타플렉스 식품 전문관에서 취급하는 식품류만 1만8300여 종으로, 기존보다 30% 이상 상품 구색을 늘렸다. 진열 길이 또한 평균보다 30% 가량 길다. 그 공간을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HMR), 글로벌 치즈존 등으로 채웠다. 토마토만 22종이 있고, 육지선 경험하기 어려운 상위 0.1% 제주도 순종 흑돼지도 마련했다. 

더 눈에 띄는 곳은 1층에 있는 와인전문점인 ‘보틀벙커’ 존이다. 국내 와인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붙들기 위해 1층 면적의 70%인 1322㎡(약 400여평)을 와인존으로 구성했다. 대형마트 매장 1층 입구를 와인 매장으로 채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마트는 이를 위해 올 초 와인 전담 조직 ‘프로젝트W’ 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팀원 다수는 와인 전문 자격증인 WSET를 소지했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췄다. 준비된 와인은 4000여종으로 다양한 상황에 맞는 와인을 추천받는 것은 물론, 80여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Tasting Tab)’도 운영한다.

제타플러스 잠실점 H&B스토어 ‘롭스 플러스’. 사진=김리현 기자
제타플러스 잠실점 H&B스토어 ‘롭스 플러스’. 사진=김리현 기자

이밖에도 다양한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으로 오프라인 만의 강점을 살렸다. 리빙 전문점 ‘룸바이홈 랩’에는 프리미엄 리빙 제품부터 자체 개발 PB 제품까지 3000여개 상품을 마련한다. H&B스토어 ‘롭스 플러스’에서는 대형마트 주 고객층인 40~50대를 고려한 안티에이징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대거 선보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지고 있는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다시 불러오기 위해 전문점 형태의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식료품을 사려는 고객 외에도 와인, 리빙, 펫 용품을 사기 위해 전문점을 찾는 고객들을 유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진했던 1년…내년 실적 개선 전망

롯데마트가 단순 리뉴얼이 아닌 매장의 콘셉트와 구성을 바꾸며 채질개선을 시도하는 이유는 부진한 실적과 무관치 않다. 롯데마트는 경쟁사 이마트에 비해 오프라인 차별화 확보에 한 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3년간 누적적자는 660억 원 수준이다. 

지난 3분기(7~9월)도 마찬가지였다. 영업이익은 1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5% 줄었으며, 매출 역시 1조4810억 원으로 8.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할인점 영업이익은 328억 원 감소했으나 803억 원이었으며, 매출은 2.2% 늘어난 3조1109억 원이었다. 특히 기존 점포 매출이 5분기 연속 성장했다. 

롯데마트는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199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2번의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지난해 점포 12개를 폐점했다. 다만 올해는 점포 폐점을 1곳만 진행했다. 롯데마트 미래 성장동력을 ‘카테고리 킬러형 전문매장’으로 찍었기 때문이다. 제타플렉스는 이러한 롯데마트 행보의 첫 발자국인 셈이다.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 사진제공=롯데쇼핑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 외에 창고형 할인매장도 키운다. 현재 광주 상무점과 전남 목포점, 전북 전주 송천점, 창원 중앙점이 다음달 개점을 목표로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 단장 중에 있다. 롯데마트는 창고형 할인매장을 오는 2023년까지 30개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코로나19와 맞물리며 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 등 창고형 할인점이 눈에 띄게 성장하자 해당 매장이 출점하지 않은 지역상권을 우선 공략하는 방식으로 빅마켓을 키울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4분기까지는 롯데마트 실적이 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올해까지는 작년 초에 선언했던 고강도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연내 실적 개선을 이뤄내긴 어렵다는 시각이다. 

다만 내년부터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나타난 실적 부진이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롯데마트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이 실현 가능한 사업부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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