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SK가(家) '형제 경영'이 다시 시작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SK이놉데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 대표로 8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복귀했다.

최재원 부회장은 SK그룹이 배터리 사업 진출 때부터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만큼 직접 회사를 경영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17일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지동섭 SK온 대표이사와 함께 각각 대표직을 수행한다. 최재원 부회장은 성장전략 및 글로벌 네트워킹을 맡고 지동섭 대표는 경영 전반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SK온 이사회 의장직은 기존과 같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맡는다.

최재원 부회장이 경영에 공식 복귀한 건 8년여 만이다. 2014년 2월 계열사 펀드 출자금 456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SK그룹에서 맡은 모든 역할을 내려놨다. 수감 3년 3개월 만인 2016년 7월 가성방된 뒤 5년 취업 제한을 받았고, 지난 10월 취업 제한이 해제됐다.

최재원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초기 단계부터 기획해 사업을 일궈냈다. 배터리 외에도 자동차 전장과 인공지능(AI) 분야에 관심이 많다. 

최태원 회장과 3살 터울인 최재원 부회장은 1963년 5월16일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브라운대학을 졸업한 뒤 스탠퍼드대학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석사,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SKC 사업기획실 실장 겸 해외사업담당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그는 SKC 경여지원본부 본부장, SK텔레콤 전략지원부문장과 부사장, SKE&S 대표이사 부회장을 거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최재원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떠나있는 동안에도 배터리 사업에 대한 물밑 지원을 꾸준히 해왔다. 충남 서산, 중국 창저우, 헝가리 코마롬, 미국 조지아 등의 배터리 생산 공장 기공식, SK배터리가 탑재된 국내 최초 고속 전기차 ‘블루온’ 시승행사 등 중요한 배터리 사업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 배터리 사업에 힘을 보탰다.

SK온은 현재 누적 수주 잔고(납품 확정 물량)가 220조 원에 달한다. 물량 기준으로는 1700GWh 규모로 80KWh 전기차 2000만대 이상에 공급 가능하다. 이는 글로벌 업계 최고 수준의 수주잔고다.

SK온은 이를 기반으로 현재 약 40GWh 수준인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로 늘리기 위해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중이다. 또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봇 등 배터리 적용 분야를 다양화해 공급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최재원 부회장은 “SK온을 빠르게 키워 SK그룹의 탈탄소 전략 가속화,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서비스 시장 확대에 기여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 관계자는 "그룹 대주주이기도 한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책임 경영을 통해 중요한 성장기를 맞은 배터리 사업을 SK그룹의 핵심성장동력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SK온을 배터리 분야의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회사 의지가 실린 인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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