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리 상승으로 신규대출 막아도 끄떡없어...4Q 실적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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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금리 상승으로 신규대출 막아도 끄떡없어...4Q 실적 '맑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2.13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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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NIM 상승 추세 지속
내년 금융권 성장률 4.7% 예상
과도한 가계부채·코로나19 장기화·정치적 변수 걸림돌
KB·신한·하나·우리은행 본점. 사진=각 사
KB·신한·하나·우리은행 본점. 사진=각 사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이미 전년도 실적을 상회하면서 4분기와 내년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환경이 지속된다면 내년에도 실적은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내년 3월에 대선이 예정돼 있어 정치적 변화로 인한 규제가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8조264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3분기에만 2조9410억원을 벌어들이면서 누적 기준 역대 최고치 실적을 달성했다. 

은행권 전체를 놓고 봐도 성장세는 견고하다. 금융감독원의 '2021년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19개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5000억원) 대비 31.4%(1조1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대출자산 증가로 인한 이자이익 증가가 실적을 크게 견인했다. 3분기 중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4000억원)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순이자마진(NIM)이 1.44%로 전년 동기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데다 대출채권 등 이자수익 자산 증가세가 지속했던 것에 기인한다.

금리인상 따른 NIM 개선으로 내년 금융권 성장률 4.7% 예상

시장에서 4분기와 내년 은행 순익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내년 초 추가 금리인상이 예정돼 있어 이에 따른 NIM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0.25%로 인상하면서 내년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 시장에서는 금융채나 코픽스 등의 지수가 선반영돼서 먼저 올라간다"며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시장금리도 따라 움직이면서 조달비용이 올라가니 대출금리가 높아지고 은행의 이자수익이 올라가서 마진이 좋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 금융지주들의 성장 전망치를 4~5%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은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지배주주순이익 성장률을 4.7%(19조1000억원) 정도로 내다봤다. 

그는 "국내 잠재 성장률과 추세 물가의 중간값을 기준으로 국내 기준금리는 1.50%까지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완만한 NIM 상승, 6%대의 대출성장률, 소폭의 충당금 증가 등이 순이익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은행업종의 보수적인 실적 추정 관행을 감안 시 실제 이익은 현재의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덧붙였다.

4분기 전망도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NIM도 기대치를 벗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돼 4분기 은행 평균 NIM은 4bp 이상 상승해 상당히 양호할 전망"이라며 "10~11월 대출성장률도 상당히 높아 4분기에도 높은 대출성장률 시현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전망을 4분기보다 더 낙관적으로 보기도 한다. 최 연구원은 "선제적 추가 충당금 적립과 대규모 명예퇴직 실시로 4분기 순익은 컨센서스를 다소 하회하겠지만 이로 인해 내년의 이익 증익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내년 두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가정할 경우 최소 10% 이상의 증익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부실채권 증가·정치적 변수가 성장세 걸림돌

다만 과도한 가계부채와 인플레이션, 자산시장의 위축 가능성,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 코로나19 장기화 등은 은행의 재무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여기에 내년 대선으로 인한 정치적 요인까지 변수로 작용하면서 실질 성장률이 어느 정도일지는 추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은행업을 둘러싼 환경은 낙관적으로, 은행들은 잠재적인 부실 위험도 줄여가면서 수익성도 보전하고 있다"며 "다만 정권 교체기라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유지중인 안정적인 구도는 깨질 수도 있고, 나아가 부실채권 등으로 위험이 커져 은행이 손쓸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가면 은행업종에도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국민 모두에게 기본 1000만원의 대출을 3%의 금리로 빌려주는 '기본대출' 이야기가 여당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기본대출이 실행될 경우 부실채권이 대거 발생할 수 있어 은행권으로서는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 이를 두고 정치권이 대선을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해 금융권에 과도한 요구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해줄 때는 상환능력을 따지는데 이를 생략하는 것은 경제논리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금리나 대출은 시장논리에 따라 자연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하며, 인위적으로 손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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