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와 ‘코로나 2년’]②“10일 자가격리라니”…'줄줄이 취소' 사태 맞은 여행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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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街와 ‘코로나 2년’]②“10일 자가격리라니”…'줄줄이 취소' 사태 맞은 여행업계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2.10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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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보다 의무 자가격리가 더 공포
하나투어·모두투어 등 예약 취소 늘어나
개별자유여행객들은 취소수수료로 내야
항공업체들도 ‘한숨’…항공편 줄줄이 연기·중단
항공·여행업계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자가격리 의무화 조치 등으로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쓴 지도 2년 가까이 됐다. 유통업계는 그간 ‘사회적 거리두기’, ‘집콕’, ‘위드코로나’ 등 다양한 신조어들의 탄생 속에서 빛과 그림자의 시간을 함께 걸어왔다. 2022년이 다가오는 현시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유통 산업의 상황은 어떠한지, 팬데믹으로 울고 웃은 업종은 어딘지 3편에 걸쳐 짚어본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트래블 버블’과 ‘위드코로나’ 시행 등으로 1년7개월 만에 해외여행 부활을 꿈꿨던 항공·여행업계가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7000명대를 기록한 데다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공포감도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백신 접종 완료자도 예외 없이 지난 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내외국인 모든 해외 입국자에 한해 10일간의 의무 자가격리령을 내리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해외여행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10일 격리 못해”…해외여행 취소 문의 봇물

10일 국내 여행사들에 따르면, 지난 1일 해외서 들어온 모든 입국자에 대한 10일 격리 조치 등 입국 제한 조치가 발표되자 연말이나 연초에 출발 예정이던 해외여행 상품 구매객들 상당수가 예약 취소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투어는 괌과 사이판, 스페인 등 해외 출발 예정이던 고객 200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참좋은여행도 유럽으로 출발 예정이던 고객 100명가량이 취소했다. 하나투어는 따로 데이터 집계를 하지 않고 있지만, 취소 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자가격리령 조치에 여행사들은 당황스러움을 표했다. 정부 지침인 만큼 지킬 수밖에 없지만 발표하기 전에 해외여행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항공·여행업계와 논의를 했다면 그에 맞춰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참좋은여행 직원들은 지난 1일 밤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해외여행 관련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과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200여 명의 여행객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돌렸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도 다음날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통해 대책 방안을 강구했다.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해외여행 취소 관련 게시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들은 자가격리 의무화 기간에 귀국하는 여행상품 예약자에 대해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와 참좋은여행은 현재 오는 16일까지 귀국하는 여행상품 예약자는 모두 무료로 취소해주기로 결정했다. 모두투어도 신혼여행 예약 고객들에게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16일 이후 귀국 상품에는 약관대로 취소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고객들이 추가 부담 없이 취소할 수 있도록 여행사에서 일단 떠안고 각 각 항공사와 호텔 측에 취소수수료 면제를 요청하는 방식”이라며 “국내 항공사들은 취소수수료를 면제해 주지만 외국계는 이야기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은데, 그렇게 되면 사측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취소 수수료면제는 패키지, 허니문, 골프 등 인센티브 속성이 있는 기획 여행 상품에 한해서다. 개별 자유여행으로 직접 항공권이나 숙박을 예약한 고객의 경우에는 해당 항공사와 호텔 측 예약 취소 약관을 따라야하기 때문에 최대 50% 취소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예약 취소 관련 질의글이 이어지고 있다. 신혼여행지로 괌을 선택한 A씨는 “국내 자가격리 10일 발표 소식에 미국도 자가격리 논의 중이라는 기사 보고 완벽하게 포기했다”며 “당장 5일 출국이었는데 국내서 가고 싶었던 숙소는 모두 마감이라 다시 처음부터 알아봐야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오는 12일 출국 예정이라는 또 다른 신혼부부 B씨도 “트래블 버블 협약 맺은 것을 보고 일부러 싱가포르를 신혼여행지로 선정했는데 화나고 짜증난다”며 “제일 비싼 풀빌라, 호텔이 취소가 안 된다고 해서 강행하려고 하는데 직장 때문에 10일 자가격리는 또 어려워 큰일”이라고 토로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오미크론이라는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자가격리 이슈가 생겼는데, 업계에서는 오미크론 영향보다는 자가격리가 고객들의 취소를 부추기는 상황이 됐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해외여행이 좀 더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잠잠해지지 않는 코로나와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항공업계 역시 타격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하늘길도 닫혔다…항공편 줄줄이 연기·중단

잠잠해지지 않는 코로나와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타격을 받은 건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항공사들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인 위드코로나가 시행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해외 항공 노선 운항을 재개했지만 다시 연기하거나 중단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3일 재개 예정이었던 인천~괌 노선 운항을 내년 1월 30일로 연기했다. 오미크론 확산세와 출입국 제한 강화 조치로 재취항 시기를 연기했다는 설명이다. 괌은 트래블 버블을 맺지 않았기 때문에 취소하는 승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주 3회 운항 중인 인천~오사카 노선 편수를 이달 3, 4주차에는 주 2회만 운항하기로 했다. 또 이달에는 노석 확대 없이 국제선 39개 노선을 유지하면서 정부 지침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역시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 예정된 괌 노선 7편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달 25일 괌 노선 운항을 재개해 이달부터 주 4회 괌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었다. 16일 이후에는 주 4회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방역 상황에 따라 운항이 축소될 수 있다.

또 인천~치앙마이도 지난달 5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운항했으나 오는 10, 17일 취소했다. 1년8개월여 만에 재운항 계획이었던 인천~방콕 노선도 내년 1월 29일로 연기했다. 부산~사이판은 지난 1일부터 운항할 계획이었지만 오는 15일로 연기했다.

티웨이항공도 이번주 인천~괌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에어서울은 이달 23일 예정됐던 인천~괌 노선 운항을 내년 1월 29일로 연기했다. 진에어도 주 4회 운항을 주 2회로 축소했다. 인천~방콕 노선 경우 재개일정(24일 예정)을 두고 재검토에 들어갔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휴양지들의 항공편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그에 맞춰 고객들 맞이할 준비를 해놨는데 분위기가 일주일 새 확 달라졌다”며 “코로나가 잠잠해지지 않으면 항공편이 계속 연기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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