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디디추싱, 美 상장 폐지...주가 반토막에 투자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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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디디추싱, 美 상장 폐지...주가 반토막에 투자자 분노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2.04 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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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압박에 디디추싱 결국 백기
"NYSE 상장폐지 후 홍콩 상장 준비"
중국의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인 디디추싱이 미 증시에서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인 디디추싱이 미 증시에서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중국의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인 디디추싱이 미 증시에서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기술기업들에 대해 각종 규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디디추싱 역시 이에 굴복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후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디디추싱이 미 증시의 상장 폐지를 결정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에게 중국 투자가 쉽지 않아졌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디디추싱 "NYSE 상장 폐지 후 홍콩증시 상장 준비"

3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NYSE에서 즉시 상장 폐지하고 홍콩 상장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이사회가 승인했으며, 적절한 시기에 주주회의를 통해 표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WSJ은 "지난 6월말 디디추싱이 NYSE 상장을 강행하면서 중국 정부의 분노를 사고 5개월이 지났다"며 "미국 증시를 이탈하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30일 디디추싱은 44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며 NYSE에 상장했는데, 이는 지난 2014년 알리바바 이후 미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였다. 

중국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디디추싱이 미 증시에 상장한 후 디디추싱에 대한 규제는 갈수록 강화됐다. 상장 직후 중국의 인터넷 감독 기구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중국 내 모든 스마트폰 앱스토어에 디디추싱 앱을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신규 가입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보안과 관련한 광범위한 정부 조사를 받았다고 FT는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해외 상장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고, 미 정부 역시 상장 중국 기업들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디디추싱의 이같은 행보는 향후 중국 기업들의 미 상장은 물론 전세계 투자자들의 중국 투자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컨설팅 회사 플레넘의 첸 롱은 "이번 행보는 디디추싱의 미 상장이 큰 실수였음이 밝혀진 것"이라며 "이후 모든 중국 기업들이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8월 실적발표 당시 "중국 당국의 규제가 너무 예상하기 어려워 투자를 둘러싼 위험이 명확해질 때까지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보류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주가 반토막...투자자들은 분노

IPO 이후 디디추싱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분노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상장폐지 결정은 불과 6개월전 IPO 당시 공모가격을 높였던 투자자들을 분노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상장 당시 가격은 14달러였으나 지난 3일 6.07달러로 마감하면서 주가는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다. 

WSJ은 "관건은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회사 주가가 폭락한 뒤 상장 초기에 사들인 투자자들이 수개월째 손실을 보고 있는 가운데 디디추싱이 어떻게 미 증시를 깨끗하게 떠날 수 있냐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디디추싱 측은 영어로 된 성명을 통해 "(상장 폐지되는) 미국 주식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증권거래소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게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WSJ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내년 1분기 홍콩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올해 초까지 홍콩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한 바 있지만, 홍콩 증권거래소의 상장 요건 중 일부를 충족하지 못해 계획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법인 위더스의 홍콩 IPO 전문 파트너 마이크 쑤엔은 "홍콩 증권거래소의 상장 문턱은 매우 높다"며 "증권거래소가 면제를 부여하지 않는 한 디디추싱에게는 어려운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디디추싱도 홍콩 상장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상장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대형 기관들에게는 이같은 전환이 꼭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개인 투자자들, 또는 소규모 기관 투자자들은 주식 거래가 중단되기 전에 매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골치아픈 일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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