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오미크론 우려에 '시야 제로'···금융시장·기업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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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오미크론 우려에 '시야 제로'···금융시장·기업 혼란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11.29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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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정보 나올 때까지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 이어질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 우려에 세계 경제의 앞날이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진=폭스뉴스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 우려에 세계 경제의 앞날이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진=폭스뉴스 캡처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 우려에 세계 경제의 앞날이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오미크론의 전염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기존 백신으로 예방 효과가 있는지 등에 대한 공신력 있는 정보가 나오지 않아 지난해 코로나19 대확산(팬더믹)에 따른 국경 폐쇄와 봉쇄령에 따른 경제활동의 위축이 재현될지 여부가 불확실하다.

시장과 기업들은 섣불리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일단 보건당국과 정부의 지침이 나올 때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금융시장 최소 2주 불확실성 지속"

오미크론이 '우려 변이'로 공식 분류된 지난 26일 미국과 유럽, 아시아 증시가 최근 보기 드문 급락장을 연출하면서 '블랙 프라이데이'가 말 그대로 '검은 금요일'이 됐다.

문제는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금융시장의 운명이 부분적으로 오미크론을 조사하는 연구소들의 연구 결과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오미크론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갈구한다는 것이다.

씨티그룹은 오미크론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나오기까지 2∼8주가 걸릴 것이라며 그동안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검은 금요일'에 증시가 크게 하락한 반면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팬더믹 초기 수준까지 내려갔다.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BCA 리서치의 피터 베러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최소한 앞으로 2주간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주식이 10% 이상 하락하면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바이오엔테크는 새 변이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며 백신 반응과 관련한 데이터를 2주 안에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대한 예방효과가 있고 오미크론이 다른 변이보다 더 악성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크게 변화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제유가도 폭락···OPEC+ 회의 결과가 향후 향방 좌우할 듯

금융시장과 함께 국제유가도 출렁거렸다.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은 13.06%, 브렌트유는 10.7% 각각 폭락했다.

시장의 관심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의 12월 2일 회의로 쏠리고 있다.

OPEC+는 오미크론 충격에 따른 유가 급락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당초 29일 예정된 공동 기술위원회 회의를 12월 1일, 공동 장관급 모니터링 위원회는 30일에서 12월 2일로 각각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증산계획을 결정하는 석유장관 회의는 예정대로 12월 1∼2일 열린다.

OPEC+는 미국 주도의 전략적 비축유(SPR) 방출 효과도 고려해야 하므로 셈법이 복잡해졌다.

OPEC 추산으로 내년 초 원유 초과 공급이 전망된다. 여기에 전략적 비축유 추가분의 영향을 상쇄하려면 내년 1∼2월 증산을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OPEC+가 이런 결정을 내린다면 전략적 비축유까지 방출하며 유가 안정 노력을 펼치는 미국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모양새가 된다.

다행히 오미크론으로 석유 수요 감소가 우려되는 점이 OPEC+에 증산 계획을 철회할 명분을 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각국의 봉쇄령과 국경 폐쇄로 교통과 경제활동이 줄어 석유 수요가 급감했다.

기업들 대응 혼란···항공·여행 스케줄 재조정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기업들이 오미크론에 우려와 혼란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러 기업이 내부 회의를 열어 오미크론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보건의료 전문가들에게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팬더믹 당시 취했던 방역 조치와 근무 방식 등을 재개할지도 고려 중이다.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것이 대체적인 흐름이라고 WSJ은 전했다.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식품 유통업체들도 일단 오미크론에 대한 더 명확한 정보가 나올 때까지 현재 운영 방식을 유지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대기업들로서는 오미크론이 미 행정부의 백신 접종 의무화 방침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백신이 오미크론을 예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어떻게 강요할 것이냐는 하소연이 기업 경영진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내년 1월 4일까지 100인 이상 기업들에 백신 접종 또는 코로나19 정기 검사를 의무화할 것을 명령했다.

특히 오미크론 출현으로 각국 정부가 여행 제한 또는 격리 조처를 내림에 따라 항공·여행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스위스가 모든 입국자에 대해 10일간 격리 조치를 하겠다고 해 연말 연휴에 스위스로 스키 여행을 계획했던 이들은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스페인은 영국인 입국자들에게 백신 접종 입증을 요구했고, 영국은 모든 입국자에게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확인될 때까지 자가격리를 할 것을 명령했다.

다른 국가들도 이와 비슷한 조처를 하고 있어 연말 연초 예정된 출장이나 관광 여행에 타격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번스타인의 알렉스 어빙 애널리스트는 "크리스마스 예약이 오미크론 사태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줄어들 것이란 게 명백하다"며 PCR 검사나 자가 격리 조치가 여행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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