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재개한 시중은행…대출 '우대금리'도 만지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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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재개한 시중은행…대출 '우대금리'도 만지작 ?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1.26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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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비대면대출 재개
금융당국 모니터링 강화
급격한 대출금리 상승에 제동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를 위해 막았던 대출을 하나둘 재개함에 따라 대출시장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이는 올해가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총량에 다소 여유가 생긴 까닭으로 풀이된다. 

또한 급격히 오르는 대출금리에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민원이 늘어나고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이 강화된 것 역시 원인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사실들을 고려할 때 은행권은 그동안 축소하거나 폐지했던 우대금리를 다시 되살려 대출 옥죄기 기조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우대금리 변동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차원의 조치로, 시장금리 상승 속도와 가계대출 증가 속도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향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 대출제한 완화…신용대출·비대면대출 판매 재개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대출 제한을 속속 완화하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23일부터 집단대출 중 입주 잔금대출의 담보 기준으로 'KB시세'와 '감정가액'을 순차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9월 말부터 '분양가·KB시세·감정가액 중 최저금액'으로 강화했던 제한을 완화한 것이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 23일부터 신용대출과 비대면 대출(하나원큐 아파트론)의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주택·상가·오피스텔 등 부동산 구입자금 대출도 전면 재개한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전세자금대출을 재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무주택자에 한정해 신규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아직 금융당국의 연간 목표치인 6%대에 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기준 지난해 12월 대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은 하나은행 4.77%, KB국민은행은 5.28%다. 

주담대 평균  6%, 신용대출 5% 눈앞 ? 

현재 시중 대출금리는 크게 오른 상태다. 이날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고정형(금융채 5년물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85~5.191%로 지난해 말(2.69~4.20%) 대비 약 1%포인트 올랐다. 변동형(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도 같은 기간 2.52~4.054%에서 3.58~4.954%로 올랐다. 

신용대출(1등급·1년 만기)의 경우 작년 말 2.65~3.76%였던 금리는 이날 기준 3.40~4.63%로 상승했다. 대부분의 대출금리가 5%를 목전에 두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다 추가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시중금리가 올라 대출금리도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 기조로 인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는 낮추면서 대출금리가 전년 대비 1%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여론 악화·금융당국 모니터링 강화…우대금리로 대출 조절

소비자들은 대출 금리의 급격한 상승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은행권에 접수된 민원 622건 중 43%는 대출 관련 민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지난 19일 은행들을 긴급 소집해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산정이 모범규준에 따라 충실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라"고 주문한 바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역시 지난 23일 증권사 CEO와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과도한 금리차와 관련해 합리적으로 금리가 결정되고 있는지 들여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우대금리를 되살려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은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불합리하게 올린 부분이 있는지 보겠다고 했지만 대출금리를 시장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라는 근본적인 입장은 바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으로서는 당분간 당국이 판단한 부분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우대금리를 다시 적용한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다시 가계부채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은 우려할 점으로 꼽힌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총량 관리를 잘 한 은행이 내년에 가계대출 한도를 더 받을 수 있으므로 일부 은행이 우대금리를 되돌리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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