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부동산 매수심리 위축·이자 부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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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부동산 매수심리 위축·이자 부담 증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1.25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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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앞으로 금리 더 오를 가능성 높아…매수세 둔화 전망"
"금리 인상하면 유동성 잡는 효과 있지만 공급 물량은 여전히 제한적"
"관건은 금리가 아닌 대출한도" 의견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올린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번 25bp(1bp=0.01%) 금리인상은 이미 시장에 예고됐던 만큼 큰 충격은 아니지만 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어 심리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인상기가 도래하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확실시된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매수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원석 중앙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한 차주들 중에서는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상당히 많은 가계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금리가 올라가면 가계부담 등의 이유로 주택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가 낮아질 수 있지만 이는 자발적인 것이 아닌 비자발적인 행태"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자율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기보다는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주도하는 측면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안정은 되겠지만 자발적인 측면이 아닌 비자발적인 측면이기 때문에 상황이 바뀌면 주택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그 전에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출한도 축소 등이 이어지면서 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둔화되는 상황이었다"며 "앞으로도 금리인상이 확실하게 예고된 상황이기 때문에 매수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과 공급 물량 부족이기 때문에 금리인상은 반쪽짜리 해결책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임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여러가지 대출 규제를 시행하는 것은 유동성을 잡는 측면에서는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공급을 단기간에 늘릴 수 있는 건 아니다보니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수요가 어느 정도는 억제되고 매수세가 둔화되는 상황이 오긴 할 것"이라며 "다만 공급 문제가 해소된 상황이 아닌데다가 내년에는 대선을 앞둔 만큼 주택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들이 아직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으로 전문가들은 이번 25bp 금리인상이 큰 충격은 아니라는 의견을 보였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저금리 기조는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정도의 금리인상을 가지고는 매수자들에게 심리적 부담감을 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대출자들에게 이자부담이 증가하는 효과만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3%대에 이르기 전까지는 금리 자체보다 대출이 나오느냐 나오지 않느냐가 더 중요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양도소득세 때문에 매도 물량이 나오기 쉽지 않아 공급도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상에 대한 방향성이 오르는 쪽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심리적 요인은 충분히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기준금리가 1%가 된다는 것은 이미 시장에 예고된 사실이었기 때문에 큰 충격은 아니지만 8월에 올리고 이번에 또 올린 것이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대한 방향성이 크게 정해졌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장 기준금리 1% 때문에 집을 팔지는 않겠지만 내년에도 계속해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이 누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택시장의 안정을 원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다르게 보면 부동산 침체기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며 "지금 집을 못 사서 안달인 사람들도 2~3년 후 금리가 2%대에 도달하면 마음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인상이 부동산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꼭 부정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18년에 한은은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와 주택가격은 일관된 관계를 보이는 것이 아니며 주택가격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며 "금리를 올리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은 실제로는 현실과 거리가 있는 지나친 단순논리"라고 지적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대출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됐기에 개인별로 원하는 만큼의 대출을 모두 실행할 수 없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여전히 관건은 금리가 아닌 대출한도"라고 말했다. 

이어 "2019년 당시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높은 1.75%였지만 그 당시에도 관건은 금리가 아니라 대출한도였다"며 "금리인상을 빌미로 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고 책임소재도 명확한 위험이기에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처럼 주택시장의 호황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대세로 확정된 시점에서 실수요자가 주택구입을 주저할 필요는 더욱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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