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현대百, '메타버스 마케팅'에 꽂히다...“돈 되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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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현대百, '메타버스 마케팅'에 꽂히다...“돈 되는 미래”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1.25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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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 내년 ‘메타 커머스’ 플랫폼 만든다
현대백화점도 면세점 관련 이벤트 벌여
직원들과의 소통창구로서 기능하기도
“기업 이미지 젊어져 선호…글로벌 홍보효과도”
제페토 CU 매장에 진열된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사진제공=BGF리테일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비지니스로 떠올랐다. 가상환경을 활용해 점포를 내는 것을 넘어서서 메타버스와 커머스를 연결한 ‘메타 커머스’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메타버스 내 유통 매장들이 마케팅 수단이 아닌 실제 지점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롯데그룹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빅데이터‧인공지능(AI)‧디지털 트윈 전문업체인 바이브컴퍼니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내 최초로 메타버스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그간 제페토, 로블록스, 게더타운 등 이미 구축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업체는 많았지만, 직접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한 국내 업체는 없었다. 롯데백화점은 독자적인 경쟁력을 개발하고, 커머스에 적합한 플랫폼을 만들고자 직접 개발에 참여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협약을 통해 공간 기획, 콘텐트 발굴, 마케팅 등에서 축적된 서비스 역량을 메타버스 영역에 녹일 계획이다. 롯데백화점만의 노하우가 담긴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그 결과물은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전시된 실제 상품이나 서비스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해당 플랫폼이 구축되면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옷이나 화장품을 메타버스 공간에서 입어보고 발라볼 수 있다.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는 “미래 백화점의 모습을 선제적으로 구현하고자 한다”며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 커머스와 롯데백화점의 다양한 콘텐츠를 적용하는 성공적인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MZ세대와의 소통을 늘리기 위해 제페토와 협업한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면세점

현대백화점그룹도 마케팅을 위한 수단으로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2030대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에게 친숙한 메타버스를 활용해 이벤트를 진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다음달 5일까지 제페토에서 현대백화점 면세점 관련 콘텐츠를 이용하면 아이폰13, 록시땅 등 증정품을 받을 수 있는 추첨 행사를 연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공식 모델인 윤아와 정해인의 3D 아바타를 찾아 ‘비밀의 방’을 안내 받고 이곳에서 찾은 키워드를 홈페이지 내 이벤트 페이지에 입력하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2030 회원수가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며 “이는 전체 회원 증가율 보다 1.5배가량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소비자와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편의점 업계도 메타버스 내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CU는 지난 8월 ‘CU 제페토한강공원점’ 오픈을 시작으로 ‘CU 제페토교실매점’, ‘CU 제페토지하철역점’을 잇따라 열었다. 최근에는 빙그레와 함께 메타버스 내에서 협업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CU제페토한강점 전경. 사진제공=BGF리테일
CU제페토한강점 전경. 사진제공=BGF리테일

가상 편의점이지만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BGF리테일과 네이버제트는 4개월이 넘는 개발 기간을 거쳤다. 실제 점포처럼 구현하고자 BGF리테일 제페토 전담 TF팀이 직접 점포 레이아웃과 집기 및 상품 모델링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제페토에 CU가 지난 8월 처음 입점한 이후 한강공원 월드맵의 방문자는 2배 이상 증가하고, 인증샷도 8배 급증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제페토 편의점은 잠재 고객들에게 시공간을 초월해 CU를 소개함으로써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는 등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며 “다양한 국가의 해외 유저들의 방문도 꽤 많아 글로벌 시장에 CU를 알릴 수 있는 온라인 채널로서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가 메타버스로 MZ세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제공=CJ대한통운

그런가하면 메타버스가 사내 직원들의 소통창구로 자리매김하는 경우도 있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는 MZ세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25일 ‘메타버스 공감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평균 연령 28.3세의 사원‧대리급 직원 20명과 함께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신입사원 채용, 공장 투어 서비스, 기념식 등 다양한 일정에 메타버스를 연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동원그룹과 아워홈, 롯데백화점 등은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메타버스를 도입해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GS샵은 최근 ‘오트리 고메넷츠 블라썸’ 판매 방송에서 오트리 생산 공장을 3차원 모델로 구현한 ‘가상 공장 투어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행사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기업 이미지를 한층 젊게 만들 수 있어 선호한다”며 “외국인 이용자가 국내 이용자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글로벌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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