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대출금리, 이미 반영...가파른 상승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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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대출금리, 이미 반영...가파른 상승 없을 것"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1.25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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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형(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3.85~5.191%
내년 추가 금리인상·정부 대출총량제 기조로 금리 더 상승할 가능성 높아
다만 증시·외환시장 영향은 선반영돼서 제한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올리면서 대출시장과 외환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그동안 가계 부채 증가와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불균형을 경계해온 만큼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한은은 25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서울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로 올렸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3월 16일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췄다. 이후 5월 28일 0.75%에서 0.5%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한 후 올해 8월까지 1년 3개월간 동결을 유지했다.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물가상승률과 가계빚 급증, 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균형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 금리인상 선반영…대출금리 상승세 지속되나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시중 대출금리 또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한은의 금리인상은 앞서 수차례 예고되면서 금리에 먼저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장 금리가 치솟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오른만큼 서서히 대출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도 추가인상이 예고된 데다 통화정책이 긴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는 평가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혼합형(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5~5.191%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15일과 비교하면 금리 상단은 10일 만에 9.6bp(1bp=0.01%), 하단은 10bp 올랐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경우 3.58~4.954%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발표된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COFIX)가 오르면서 금리 상단과 하단이 각각 11.9bp, 27bp 상승했다. 

이달 들어 채권시장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다음달 15일 발표되는 11월 코픽스(신규 취급액 기준)는 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코픽스가 하락하면 다음달 16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는 소폭 내려갈 전망이다. 다만 예·적금 금리가 우상향하는 성향이 있어 내년부터는 코픽스가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주담대 금리가 6%까지도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그동안 상당 부분 선반영됐지만, 기준금리가 올라간다는건 말 그대로 준거가 되는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소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내년 주담대 대출금리는 6%대까지 올라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담대 변동금리가 지금 거의 5%대에 도달했으며, 내년 초가 되면 정부가 대출총량제를 시행해 공급을 줄일 가능성이 있기 떄문에 오히려 내년 초에 대출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올해보다 내년에 더 긴축정책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담대 금리는 6%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수신금리 인상을 계획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예·적금 금리인상을 검토중이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오늘 바로 수신금리 인상에 나선 만큼 시기는 지난 8월 인상시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출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기준금리가 올라갔기 때문에 대출금리 또한 계속해서 올라갈 것"이라며 "예·적금 금리가 올라가기 때문에 주담대 변동금리의 근거가 되는 코픽스가 올라갈 것이며, 오늘 금통위 결과와 금리전망에 따라 변동이 있기는 하겠지만 전체적인 방향성 자체는 우상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올랐지만 은행·보험주는 잠잠…"시장 영향 선반영"

기준금리가 인상됐지만 은행과 보험주 등 금융주는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금융업종 대장주인 카카오뱅크가 전일 대비 3.55%(2300원) 올라 6만7000원을 기록한 것과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0.37%(50원) 소폭 오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금융주의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KB금융 주가의 경우 전일 대비 0.52%(300원) 하락한 5만7300원, 신한지주는 0.79%(300원) 하락한 3만7450원, 하나금융지주는 1.73%(750원) 하락한 4만2700원으로 나타났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전일 대비 0.56%(10원) 상승한 롯데손해보험(1780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손보사들의 주가가 하락했다. 삼성화재는 전일 대비 1.38%(3000원) 하락한 21만4000원, 한화손해보험은 0.62%(25원) 하락한 4010원, 현대해상은 1.95%(500원) 하락한 2만5200원으로 나타났다. 

생보사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이 전일 대비 0.95%(40원) 오른 4255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생보사들의 주가 또한 떨어졌다. 삼성생명은 전일 대비 1.36%(900원) 떨어진 6만5100원, 한화생명은 전일 대비 1.65%(55원) 떨어진 3280원을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 상승 출발…달러 강세 흐름에 따른 상승 압력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2.5원 오른 1189.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장 초반 1188.2~1189.3원에서 등락하다가 오후 12시경 1189.6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이날 금통위가 발표한 기준금리와 경제 전망과 더불어 달러 강세 흐름에 따른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지난 4거래일간 약 1조6000억원의 순매수롤 보여 이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은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 요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의 영향이 이미 외환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환율 변동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보다는 내년 초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더 중요할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면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고,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되면 원화에는 약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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