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류 최초 '소행성 충돌' 실험 우주선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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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류 최초 '소행성 충돌' 실험 우주선 발사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11.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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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9월 지구근접 소행성에 충돌, 궤도 바뀌는지 확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인류 최초로 소행성 충돌 실험을 진행할 '쌍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을 싣고 발사됐다. 사진=AFP/연합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인류 최초로 소행성 충돌 실험을 진행할 '쌍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을 싣고 발사됐다. 사진=AFP/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인 소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구할 방안을 실험할 우주선이 발사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3일 밤 10시 21분(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우주로 쏘아 올렸다.

DART 우주선은 발사 수분 만에 로켓에서 분리됐으며 태양광 패널을 펼치고 전기추진시스템을 가동해 태양 궤도를 따라 목표 소행성으로 비행하게 된다.

이 우주선은 내년 9월 지구 근접 소행성인 '디디모스'(Didymos)를 11.9시간 주기로 돌고 있는 '디모르포스'(Dimorphos)에 충돌해 공전시간을 바꿀 수 있는지를 실험하게 된다.

인류가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실험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며 이를 계기로 약 6600만년 전 공룡대멸종과 같은 소행성 충돌 참사를 막기 위한 지구 방어 전략 수립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인류 최초 소행성 충돌 시험 어떻게 진행되나 = DART 우주선은 자동항법장치와 카메라를 이용해 내년 9월 26일이나 10월 1일 지구에서 약 1100만㎞ 떨어진 곳에서 디모르포스를 만나며, '운동 충격체'(kinetic impactor)가 돼 초속 6.6㎞(시속 2만4000㎞)로 충돌하게 된다

디모르포스는 지름이 약 160m로 축구경기장 크기이며, DART 우주선은 무게 620㎏의 소형차 크기다. 지름 780m의 디디모스를 위성처럼 돌아 '디디문'으로도 불리는 디모르포스는 DART 우주선의 충돌로 공전주기가 1% 미만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공전주기가 73초 이상 바뀌면 인류 최초로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데 성공한 것으로 간주하는데, 10분 또는 20분 정도 바뀔 수도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공전주기 변화는 디모르포스가 공전하면서 디디모스 앞을 지날 때 반사되는 빛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시계처럼 반복되는 것을 지상 망원경으로 관측해 파악하게 된다.

디모르포스 주변에서는 DART 우주선이 싣고간 이탈리아우주국의 큐브샛 '리시아큐브'(LICIACube)가 충돌 10일 전 본선에서 떨어져 나와 충돌 과정을 촬영해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지구 위협 소행성 얼마나 되나 = 지구에  4800만㎞ 이내로 접근하는 지구근접 천체 중 지구와 충돌했을 때 행성 전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름 1㎞ 이상의 소행성이나 혜성은 거의 파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 하나를 초토화할 수 있는 지름 100m가 넘는 중간 크기의 소행성들은 아직도 상당수가 파악이 안 된 채 어둠 속에 숨어 있다.

지난 2019년 7월 지름 50∼130m로 추정되는 '2019 OK' 소행성이 지구를 통과하기 직전에야 파악된 것은 좋은 사례다. 이 소행성은 지구∼달 거리의 5분의 1밖에 안 되는 약 7만 3000㎞ 떨어진 곳을 스치듯 지나갔다. 만약 충돌했다면 80㎞에 달하는 지역에 피해를 줬을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의회는 지난 2005년 NASA에 지구 충돌 위험이 있는 지름 140m 이상의 소행성과 혜성을 90%까지 파악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한으로 제시한 2020년 말 현재 찾아낸 것은 40%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매일 하나꼴로 새로 발견되고 있어 90% 목표를 맞추려면 앞으로 3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현재 파악된 지구근접 소행성이나 혜성 중에서 100년 이내 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궤도가 파악된 것만 그렇다는 의미다.

이번에 충돌실험 대상이 된 디디모스와 디모르포스도 NASA가 관리하는 2만7천여개 지구근접 소행성에 포함돼 있지만 지구와 충돌할 위험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구방어 전략 첫 실험으로 소행성 충돌 택한 이유는=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소행성에 우주선을 '운동 충격체'로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실험에 나섰지만 지구를 소행성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방어 전략이 궤도 조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 '아마겟돈'과 비슷하게 핵탄두를 터뜨려 위험 요인을 제거하거나 소행성이 날아오는 길목에 침투성 막대를 쏘아올려 작게 조각을 내는 방안도 제시돼 있다.

현재로서는 이르게 발견한다면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에서 우주선 충돌 실험이 준비됐다.

뉴욕타임스와 과학 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핵탄두로 소행성을 폭파하는 방안은 소행성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고 지구에 충돌하는 물체만 늘려 놓을 수도 있는 물리적 위험성을 안고 있다.

소행성이 충돌이 임박한 시점에서 발견되거나 우주선 충돌로는 궤도를 변경할 수 없을 만큼 클 때는 이를 활용할 수밖에 없게 될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달 학술 논문으로 발표된 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1메가톤 핵 장치로 지름 100m 소행성을 지구 충돌 두 달 전에 폭파하면 99.9%를 날려 보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행성이 충돌 10년 전에 발견했다면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과 같은 소형차 크기의 운동 충격체를 이용하는 것이 최상이지만, 지구 충돌이 임박한 시점에서는 핵탄두를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다.

현재로선 외기권 조약 등으로 우주에서의 핵무기 사용이 금지돼 있어 핵탄두를 이용한 실험 자체가 제한을 받고있다. 실제 상황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통해 법적인 제한을 풀 수 있겠지만 실험 단계에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핵탄두 대신 지름 10∼30㎝, 길이 1.8∼3m의 침투성 막대를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 길목에 쏘아올려 집채만한 크기로 쪼개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발표됐다. 이런 크기의 암석은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불에 타 지상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나 NASA가 개발한 우주발사시스템(SLS)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지난 2013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폭발한 것과 같은 작은 운석은 발견만 된다면 충돌 몇분 전에 대륙간탄도탄(ICBM) 요격 미사일과 비슷한 작은 발사체로도 대처가 가능하고 약 370m에 달하는 아포피스(Apophis)와 같은 비교적 큰 소행성은 10일 전에도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DART 우주선 발사로 지구방어 전략이 과학자들의 머릿속에서 나와 우주공간에서의 실제 실험으로 이어지는 물꼬를 튼 만큼 인류가 6천600만년 전 공룡처럼 멸종하지 않을 방안은 앞으로 속속 개발되고 준비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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