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수장 파월] ②험난한 2기...인플레와의 전쟁, 승리할 수 있을까
상태바
[美 경제 수장 파월] ②험난한 2기...인플레와의 전쟁, 승리할 수 있을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1.24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최대 과제될 것
기후변화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도 새로운 과제 
해외 주요 언론들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2기가 험난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 주요 언론들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2기가 험난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차기 의장으로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지명한 가운데 파월 의장의 두 번째 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 주요 언론들은 파월 의장의 2기가 험난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그다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주요 언론들 "파월, 매우 어려운 상황 직면할 것"

23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30년래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른 가운데, 이를 억제하기 위한 파월 의장의 노력은 그의 다음 임기 내에 가장 엄격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CNN 역시 "그가 상원 인준을 통과한다고 가정할 때 파월 의장의 두 번째 임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의 두 번째 임기는 완전히 다른 경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불편할 정도로 높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경제를 어떻게 이끌 것인지 중대한 도전에 맞서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해외 언론들이 파월 의장의 또 다른 4년에 대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는 미 경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가 깊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경기 호황기의 인플레이션과는 달리 현재의 미국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과, 그것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전례없는 인플레이션이기 때문이다. 

만일 경제 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이라면 기준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과열된 경기와 물가를 식힐 수 있겠지만, 지금 미국의 상황은 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파월 의장 역시 같은 이유로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성급하게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줄곧 강조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대란과, 회복 과정에서의 강한 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이끌고 있을 뿐,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긴축 정책은 오히려 경기를 급속도로 냉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경기회복세는 아직까지는 견조하지만 단단하게 고착되어 있지는 않을 수 있다"며 "실업률이 4.6%로 낮은 편이나 구직을 그만둔 수백만명의 사람들은 가려진 지표"라고 설명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지금까지 완전고용의 달성을 줄곧 강조해왔는데, 아직 고용시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긴축에 나설 경우 오히려 고용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플레이션 방치하면 더 위험해" 

그렇다고 해도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방치하는 것 역시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요 언론들은 입을 모은다. 

WSJ은 "연준이 너무 오래 기다리면 미국인들은 수년간 더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결국 더 가파른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금융시장이 경련을 일으키고 경제가 하강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있어서도 상당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지난 14일 워싱턴포스트와 ABC가 7~10일 미국의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1%로 취임 후 가장 낮았던 반면 부정 평가는 53%에 달했다. 

NYT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짓누르고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들은 낮은 실업률과 호황인 주식시장, 강력한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제에 대한 깊은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결국 인플레이션 해소라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음과 동시에 완전 고용을 이뤄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한 셈이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연준 이사를 지낸 랜달 크로즈너 시카고대 교수는 "지금은 수십년래 연준의 가장 도전적인 시기 중 하나"라며 "일각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해소해야 할 의무를 망각하고 있다고 말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성장과 고용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양쪽의 두 가지 비판을 듣고 있고, 그것은 향후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파월 의장이 경제를 무너뜨리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까"라고 되물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한 대답으로 '그렇다'고 확신하고 있으며, 그의 정치적 성공 여부 또한 여기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다른 중앙은행의 정책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예를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파월 의장이 ECB보다 먼저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테이퍼링은 내년 6월경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만일 종료 시점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ECB의 금리인상 시기보다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에서 유지되는 상황이 오지 않는 이상 기준금리 인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은 요건은 가까운 장래에는 충족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 경우 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출이 줄고, 미국의 경쟁력이 약화되며 이것은 미 경제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 파월의 새로운 과제"

바이든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연준의 역할 또한 새로운 과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변화가 우리 금융시스템과 경제에 미치는 위험을 완화하고 해결하려는 연준의 노력을 가속화하는 것이 파월 의장의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했다.

WSJ을 포함한 일부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 법안과 기후변화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하기 위해 안정적인 파월 의장을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 또한 내놨다. 

앞서 진보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비롯해 셸턴 화이트하우스 의원, 제프 머클리 의원 등은 파월 의장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이 첫 임기 때에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이렇다 할 행동에 나서지 않았지만 두 번째 임기에서는 이것이 보다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지난 3월 기후변화가 금융 시스템에 미칠 잠재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안정 기후위원회'와 '기후 감독위원회'를 도입했다. 

두 가지 시스템을 통해 연준이 기후변화에 대응함과 동시에 새로운 인사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악시오스는 "바이든이 채워야 할 연준의 공석은 세 자리가 더 있다"며 "그들 중 한 명인 부의장은 연준의 기후변화 관련 업무를 감독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