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둔 금융권 CEO들…연임·교체 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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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앞둔 금융권 CEO들…연임·교체 여부 '촉각'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1.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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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연임 의지 없다"…'포스트 김정태' 찾기 나서
허인 국민은행장·권광석 우리은행장 연임 여부 관심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기홍 JB금융 회장, 허인 국민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각 사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경영지주가 올해 역대급 실적을 냈으며, 대선 정국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사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기홍 JB금융 회장,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그보다 앞서 다음달 말 임기를 마친다.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임기 만료를 앞둔 CEO는 위 4명에 불과하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경우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는 상태다. 지주의 경우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임기는 2023년 11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은행권에서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내년 12월,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임기 만료가 2023년 3월이다. 

최근까지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비리 관여 의혹이 있었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경우 전날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오는 2023년 3월까지인 임기를 무사히 채울 수 있게 됐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에서 최대 실적을 이어온 만큼 3연임에도 무난하게 도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나금융, '포스트 김정태' 찾기 나서…내년 1~2월 회추위 가동

금융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사는 '포스트 김정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유일하게 내년 초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3월 취임 후 2015년, 2018년,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 10조'에 따르면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이며,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 임기는 해당일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주총회일까지다. 1952년생인 김정태 회장의 경우 내년에 만 70세가 되기 때문에 이 규정에 걸리게 된다. 

다만 김 회장은 지난 3일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기자들을 만났을 때 '연임할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대답한 바 있다. 김 회장이 추가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힘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차기 회장 후보로 함영주 부회장,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 3명을 거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내년 1~2월에 있을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가동에 앞서 후보 물색에 나선 상태다. 현재 하나금융 회추위는 김정태 회장을 제외한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돼 있다. 회추위 위원으로는 허윤 위원장을 비롯해 박원구, 백태승, 김홍진, 양동훈, 이정원, 권숙교, 박동문 사외이사가 활동 중이다. 

허인 국민은행장·권광석 우리은행장 연임 여부 관심

은행권 인사도 관심사다. 당장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허인 국민은행장의 경우 올해도 연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허 행장은 2017년 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2019년, 2020년, 올해까지 3연임을 달성했다. 허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KB국민은행에서 처음으로 4연임 수장이 나오게 된다. 

허 행장이 순조롭게 연임을 할 것으로 보는 배경에는 KB국민은행의 견조한 실적이 꼽힌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분기 2조2003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경쟁사인 신한은행(2조1301억원)을 따돌리고 리딩뱅크 자리를 굳건히 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경우 3연임에 성공할지가 관심사다. 통상 은행장들은 첫 임기로 2~3년을 보장받지만 권 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1년 단위의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권 행장은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사태와 라임 사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우리은행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순이익은 1조98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5% 증가했다. 이는 은행권 중 가장 순익이 많이 증가한 것이다. 

다만 우리금융이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주주 구성이 바뀌어 권 행장의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 이상 지분을 획득한 주주에게 사외이사 1인 추가 추천권이 부여돼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구성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진그룹 계열 사모펀드(PEF)인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4%를 인수해 사외이사 추천권을 가진 상태다. 유진PE가 사외이사 추천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의 지배력을 강화하려 할 경우 권 행장의 연임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정치권, 금융지주사 회장 연임 제한 법안 발의

정치권에서는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지주사 회장의 연임을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이 발의할 예정인 개정안은 금융지주사 대표이사의 연임 횟수는 1회, 총 임기는 6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6월 개정안 발의를 예고한 상태"라며 "개정안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난 5월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셀프 연임'을 방지하고, 금융지주사가 자회사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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