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수장 파월] ① 트럼프 이어 바이든도 선택..."코로나 대응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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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수장 파월] ① 트럼프 이어 바이든도 선택..."코로나 대응 최고"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1.23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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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임 결정...상원 인준 통과시 내년 2월 두번째 임기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이어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도 임명..초당적 지지
코로나19 대응으로 찬사...진보 성향 의원들은 연임 반대 성명 내기도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 자리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 자리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 자리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이하 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파월 의장을 차기 의장으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미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면 내년 2월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주요 해외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 경제의 안정을 택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는 이미 코로나19 대응으로 찬사를 받았던 파월 의장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높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파월 의장은 누구? 트럼프가 임명했지만 마찰도 빚어

파월 의장이 미국 중앙은행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 것은 지난 2018년 2월이다. 

파월 의장은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월가의 투자은행 '딜런리드앤코'에서 변호사로서의 경력을 쌓은 후 조지W.H 부시 행정부에서 3년간 재정 담당 재무부 차관을 지냈다. 이후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 파트너로 8년을 보냈다. 

금융권에서 오랜 기간 내공을 쌓은 파월은 비교적 중립적인 성향으로 알려져있다.

이 덕분에 실용주의에 가치를 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2년 파월을 연준 이사로 지명, 연준에 합류하게 됐다. 

이후 2017년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월을 연준의 수장에 임명하고, 2018년 2월 연준 의장으로 취임했다. 

그가 연준 의장으로 취임할 당시만 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의 새 수장으로 파월 의장이 결정됐음을 발표하며 "여러분은 그에게 감명받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호적인 관계는 파월 의장이 트럼프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틀어졌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파월 의장이 취임한 이후 2018년 한 해동안 4차례나 인상됐다.

이는 금리인하를 노골적으로 주문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움직임이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질'을 언급하며 '고집 센 아이' 혹은 '멍청이' 등 원색적인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공격적 대응으로 미 경제 지켜내

파월 의장이 빛이 난 것은 바로 코로나19 대응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 때 트럼프는 파월과 시진핑 중 누가 더 큰 적이냐고 물을 정도였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야기된 경제적 붕괴와 그에 뒤따른 공격적인 정책은 파월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이후 전례없이 공격적이고 과감한 대책을 쏟아내며 미국 경제 지키기에 나섰다.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발빠르게 낮추고, 미 국채 시장에 공격적으로 개입했으며, 다수의 새로운 비상 조치를 공개하며 시장의 안정을 꾀했다.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났지만, 즉각적인 금리인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보다 실질적인 경기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을 약속했다.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해서도 시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등 시장의 신뢰를 쌓기도 했다. 

제레미 스타인 하버브대 교수는 "연준의 2020년 3월은 최고였다"며 "파월은 드라기의 모멘텀을 가졌고, 모든 면에서 옳았다"고 호평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였을 당시 유럽연합(EU) 통화정책을 주도하고 유로존을 위기에서 구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파월 의장을 드라기 총재에 비유하며 미국 경제를 코로나19 위기에서 구해냈음을 강조한 것이다. 

뉴욕멜론은행의 라인 하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은 연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포괄적인 방법으로 통화정책을 세웠다"며 "그것은 연준 관리들이 더이상 현실과 벽을 쌓고 절에 고립되어 있지 않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안전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명성이 훼손된 지 10년만에 중앙은행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회복한 인물"이라며 "정치권과 시장으로부터 꾸준히 지지를 받는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바이든 대통령에게 모두 선택됐다는 점은 그가 상당한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FT는 "민주당인 바이든 대통령의 파월 지명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파월은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으로부터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인준 과정 또한 비교적 순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진보 성향 의원들은 우려의 목소리 

파월 의장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최근 진보적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은 파월 의장이 중앙은행을 이끄는 동안 중요한 금융 규제들을 철회했음을 비판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당시 만들어진 강도높은 금융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이에 대표적인 진보 성향 인물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파월 의장에 대해 "위험한 남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워런 의원과 함께 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과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파월 의장의 연임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연준 일부 위원들이 지난해 주식과 부동산 연계 자산을 여러 차례 거래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았고, 결국 2명의 인사가 불명예 사임을 한 점도 파월 의장을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키운 부분이다. 

FT는 "파월 의장은 연준 인사들의 개인적 투자와 관련한 규제 강화에 결단력있게 움직였지만 일부 관측통들은 연준이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경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파월과 함께 연준 의장 후보로 꼽혔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연준 부의장으로 지명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금융 감독을 담당하는 연준 부의장과 2명의 연준 이사 자리에 대해서는 다음달 초 지명자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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