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⑨ '성장 정체' 롯데, 미래 모빌리티에 올라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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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⑨ '성장 정체' 롯데, 미래 모빌리티에 올라타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1.21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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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혁신 투자' 기조, 모빌리티 사업 속도
롯데렌탈·롯데정보통신 등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자율주행, 전기차 충전 및 UAM 등 다방면 사업 다각화
롯데그룹이 미래 모빌리티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정보통신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성장 정체에 빠진 롯데가 미래 모빌리티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신동빈 "혁신 투자에 적극 나서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7월 하반기 사당잔 회의에서 '혁신투자'를 강조했다. 당시 회의에서 나온 주요 키워드는 '디지털, 모바일, 인재육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이다. 주목할 건 렌터카 이외 별다른 경쟁력이 없는 모빌리티가 화두로 부상한 점이다. 

모빌리티 연관 산업을 공유차, 플라잉카,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봤을 때 당시 롯데는 롯데알루미늄에서 배터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것 이외에 뚜렷한 모빌리티 관련 사업이 없었다. 반면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경쟁 화학사들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나서며 선점 효과를 누렸다. 여기에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그룹까지 배터리 내재화 검토에 나섰다. 또한 포스코와 두산그룹 등 배터리 사업에서 한 발짝 떨어진 것으로 봤던 그룹들도 배터리 소재 생산에 뛰어들며 모빌리티 시장 개척에 속도를 냈다.

식품과 유통업이 주춤한 사이 롯데그룹의 화학사업 비중은 60%까지 팽창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모빌리티 사업이 부각하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롯데도 변화를 선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혁신투자' 기조가 모빌리티 분야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이런 변화를 주도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2017년 이후 3년 만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전격적으로 회동했다. 현대차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 본격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교감을 나눴다는 게 당시 재계의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당시 회동은 롯데그룹 측의 제안으로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당시 회담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에서 열렸다. 의왕사업장은 자동차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카보네이트(PC) 등 고기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연구개발(R&D)하는 곳이다. 

두 총수의 회동 후 롯데케미칼은 100% 자회사였던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했다. 그러면서 "첨단소재 부문을 글로벌 자동차 소재 업체로 만들겠다"며 "현대차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OEM과 ㅎ벼업을 가속화해 모빌리티 사업을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밝히며 모빌리티 사업 진출 의지를 확고히 했다.

롯데렌탈,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리더로 시장을 선도하겠다."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는 8월19일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롯데렌탈을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정의했다. 

롯데그룹이 2015년 KT로부터 인수한 국내 1위 렌터카 업체인 롯데렌탈은 국내 시장점유율 2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렌터가 이외에도 사무기기, 측정기, 고소장비, 지게차 등 다양한 물품의 렌탈 사업을 하고 있다. 또 자회사를 통해 중고차 경매(롯데오토옥션), 카셰어링(그린카), 렌터카 정비(롯데오토케어), 리스·할부금융(롯데오토리스) 등 다수의 모빌리티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롯데렌탈은 상장을 통해 모은 약 9000억원대 자금을 렌탈자산 구매와 카셰어링 인프라 확대 등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기차 전용 카세어링 플랫폼 구축과 자율주행 기술 관련 투자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전기차 배터리업체 LG에너지솔루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포티투닷(42dot)'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김 대표는 "포티투닷과 로봇택시 사업 진출 등을 두고 협업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모빌리티 빅데이터 공유 플랫폼도 구축해 이 분야 선도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에 이어 전기차 충전 시장에 뛰어든 롯데정보통신. 사진제공=롯데정보통신

롯데정보통신, 자율주행 이어 전기차충전 시장 진출

롯데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은 자율주행에 이어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하며 모빌리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달 28일 '전기자동차 충전기 제포 판매업 및 설치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중앙제어 주식회사의 주식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지분율 71.14%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중앙제어 주식회사는 국내 전기차 제조 시장에서 선두권에 있는 업체다. 8월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에서 진행하는 '전기차 급속충전시설 보조사업'의 사업수행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번 인수로 롯데정보통신은 전기차 충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이와 별도로 롯데정보통신은 다양한 산업군에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전기 택시 및 버스 등 교통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참이다.

이미 수행 중인 자율주행 셔틀도 롯데정보통신의 주요 사업이다. 롯데정보통신은 6월 세종시에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 임시운행허가를 취득했다. 5년의 임시운행허가 기간 동안 한국교통연구원과 함께 세종시 내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에서 셔틀 시험 및 연구, 시범 서비스 등 차량 고도화에 힘을 쏟는다. 

롯데그룹은 항공과 지상을 연결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그룹

항공-지상 연결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와 롯데렌탈을 필두로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 진출해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한다. 롯데렌탈 등 지상 기반 네트워크와 항공을 연결해 차별화된 교통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롯데지주와 롯데렌탈, 미국의 스카이웍스 에어로노틱스(비행체 개발), 모비우스에너지(배터리 모듈 개발), 민트에어(비해에 운영) 그리고 인천광역시와 항공우주산학융합원(이상 시험비행 및 사업운영) 등은 2022년부터 도심항공교통 실증 비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렌탈은 항공과 지상을 연결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운영을 중점 추진하고, 버티포트(UAM 이착륙장) 및 충전소 등 제반 인프라 구축 및 운영을 검토한다. 롯데지주는 그룹 내 역량과 네트워크를 결집해 실증비행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롯데 관계자는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은 물론, 저탄소 미래를 선도하는 중장기 비전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도심항공교통(UAM)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이번 실증비행이 성공할 수 있도록 그룹 역량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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