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앞둔 우리금융, 증권사 M&A 추진…"중형 증권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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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앞둔 우리금융, 증권사 M&A 추진…"중형 증권사 가능"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1.12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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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타증권·SK증권 유력한 후보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위험자산 20조원 가량 여유 생겨
3분기 실적 호조·민영화로 경영효율성 증대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증권사를 찾고 있다. 매물이 나오면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적당한 매물이 없어 난항을 겪는 중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증권사로는 유안타증권과 SK증권이 꼽힌다. 

특히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자사 앱 '우리WON뱅킹'에서 유안타증권 계좌를 개설하면 주식거래지원금과 아이폰13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한다. 이는 서로 같은 계열사가 아닌 시중은행과 증권사가 공동 이벤트를 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영화 과정서 증권사 매각, 우리금융 출범 후 M&A 추진

우리금융은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을 NH투자증권에 매각한 바 있다. 보험사(우리아비바생명) 역시 패키지로 분리 매각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에서 수익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우리금융의 은행과 비은행 수익 기여도는 9대 1에 달한다. 

이에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전무(CFO)는 지난달 25일 열린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서 현재 포트폴리오 라인업이 미완성 상태"라며 "현재 추진중인 것은 증권사와 벤처캐피털(VC), 부실채권(NPL) 전문회사"라고 밝혔다. 

이 전무는 "가장 시너지가 많이 나는 부분은 증권 부문"이라며 "증권사 매물이 현재 품귀현상이어서 시장에 크게 있진 않지만 많이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를 인수하기에는 타이밍이 애매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이 2019년 1월 새로 설립된 이후 그룹으로서 기틀을 갖춰 나가던 도중 코로나19가 터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증권사 몸값이 높아지면서 매물도 귀해지고 인수도 애매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증권을 비롯한 여러 중대형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가 늘어난 것을 바탕으로 시가총액이 크게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2019년 초에 설립됐는데 코로나19가 2020년 초에 닥쳤으니 제대로 M&A를 해볼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등급법 승인…투자 여력 20조원 가량으로 늘어나

호재 중 하나는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2일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최종 승인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번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우리금융의 자본 규모는 2조원 가량 늘어나고, 위험자산을 기준으로 하면 20조원 정도 여유가 생길 전망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는 보험사보다 증권사 인수가 더 시급한 상태"라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유력한 매물로 거론되는 유안타증권의 경우 시가총액이 8842억원으로 1조 미만이다. 유안타증권의 지분 구조는 대만 유안타그룹이 50%대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기에 인수합병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증권 역시 시가총액이 4641억원인 중소형 증권사다. 

민영화 눈앞… 실적 호조와 함께 호재 요인

우리금융지주는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공적자금을 투입받는 과정에서 예금보험공사를 주요 주주로 두게 됐다. 이후 10년여가 지나면서 예보는 매각 작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번에 예보가 매각하는 지분은 15% 중 최대 10%에 이른다. 

매각이 성사되면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에 오르고 나머지 주주들이 과점주주가 되면서 민영화가 성사된다. 이번 우리금융 지분 인수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은 18곳에 이른다. 

매각 타이밍은 지금이 적기다. 예보가 손해를 보지 않고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우리금융 주가가 1만2000원 이상이어야 하는데 12일 기준 주가가 1만3150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남은 일정으로는 오는 18일 본입찰제안서 마감과 22일 낙찰자 선정 등이 있다. 완전한 민영화가 달성되면 우리금융은 본격적으로 비은행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M&A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예보의 잔여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민영화로 인한 경영 효율성 증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적 역시 우리금융의 '실탄'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198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2.8%(1조575억원) 늘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보다 3.3%(8281억원) 늘어난 7786억원이다. 이는 2019년 지주사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이 전무는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 인수를 강조했다. 그는 "기존 은행과 가장 시너지가 많이 날 수 있는 것이 증권사인데, 매물이 품귀 현상이라 시장에 잘 있지 않지만 나오면 제일 먼저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중형 증권사 정도는 무리 없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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