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김희애·김혜수도 쓴다”…명품 플랫폼, '오픈런' 없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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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김희애·김혜수도 쓴다”…명품 플랫폼, '오픈런' 없앨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1.12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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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시장 '큰손' 2030, 온라인 명품으로 눈돌려
'4강' 머스트잇·트렌비·캐치패션·발란, 공격적 마케팅 경쟁
유명 연예인 모델로 내세우자 거래액·앱 설치율 '폭증'
"전체 명품 시장 중 온라인 10%…성장 여력 충분"
배우 주지훈을 모델로 기용한 온라인 명품 거래 플랫폼 '머스트잇' CF. 사진제공=머스트잇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머스트잇. 직역하면 반드시 있다. 그 많은 명품 플랫폼 중에서 머스트잇이 1등인 데는 이유가 반드시 있을 테니까.”(‘머스트잇’ CF)

“명품 때문에 줄 서고 뛰기까지? 기가 막혀. 트렌비, 보고만 있을 거야? 트렌비 글로벌 유통 체인. 바꾸다, 명품 쇼핑의 모든 것.”(‘트렌비’ CF)

“진짜로 흥미로운 세상이야. 200% 가품 보상제, 가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런 제도가 필요할까? 당신의 명품을 의심하라. 100% 공식 럭셔리, 캐치패션.”(‘캐치패션’ CF)

“원산지라 그런지 가격이 잘 빠졌네. 발란은 유럽 현지 부티크에서 직접 오니까. 명품을 왜 백화점에서 사? 럭셔리 쇼핑을 발란.”(‘발란’ CF)

요즘 화제를 모으고 있는 CF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명품을 온라인에서 살 수 있는 국내 명품 판매 전문 플랫폼의 광고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내로라하는 유명 연예인들이 앞 다퉈 플랫폼을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우 김희애을 모델로 기용한 온라인 명품 거래 플랫폼 '트렌비' CF. 사진제공=트렌비

몇 년 전만 해도 명품은 백화점에서 사야 한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비싼 값을 치르는 만큼 직접 확인할 수 있고, 가품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명품 구매의 주요 층이 4050 중장년층이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플렉스’(Flex·자기 과시형 소비) 유행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올 3분기 주요 백화점 명품 매출에서 2030이 차지하는 비율은 롯데백화점 45.1%, 신세계백화점 48.5%, 현대백화점 48.7% 등이다. 그야말로 MZ세대가 명품 시장을 이끌고 있다.

오프라인 구매보다 온라인 구매에 더 익숙한 이들은 디지털로 무장한 럭셔리 시장에도 손을 뻗었다. 그 결과, 작년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957억 원으로 2019년 대비 10.9% 성장했다. 5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하면 52%나 커졌다. 이중 MZ세대의 비중은 70%가 넘는다.

지난 2020년도 주요 온라인 명품 플랫폼 거래액. 자료제공=각 사

지난해 거래액 기준 업계 1, 2, 3, 4위를 달리고 있는 머스트잇, 트렌비, 캐치패션, 발란은 각각 주지훈, 김희애·김우빈, 조인성, 김혜수 등 유명 연예인을 플랫폼의 간판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각사의 전략이 다른 만큼, 업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된 셈이다.

유명 연예인 기용 효과는 뛰어나다. 지난해 512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한 발란은 10월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사용하자 지난달 거래액이 전년 동월보다 600% 증가한 461억 원을 기록했다. 앱 다운로드 횟수 역시 전년 동월보다 1746% 뛰었으며 신규 가입자 수도 1351%나 올랐다.

배우 조인성을 모델로 기용한 온라인 명품 거래 플랫폼 '캐치패션' CF. 사진제공=캐치패션

캐치패션은 지난 9월 중순부터 배우 조인성을 모델로 내세웠다. 이후 지난 10월 한달간 활성 고객 수(MAU)가 전년 대비 462%로 급증, 앱 방문 및 이용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트렌비도 9월 배우 김희애와 김우빈을 새 모델로 기용하자 앱 설치율이 전월(8월)에 비해 256% 급증했다. 2011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예인을 모델로 세운 머스트잇은 배우 주지훈이 “반드시 있다”고 외친 지난 8월 20일부터 한 달간 거래액이 32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두 달여 간 누적 거래액 900억 원을 달성했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예전에는 내실을 다지는 식의 경영을 펼쳐왔으나 시장이 커지고,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도 주목을 받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더 다가갈 필요성을 느껴 유명 연예인을 기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기용한 온라인 명품 거래 플랫폼 '발란' CF. 사진제공=발란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올해 2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 명품 플랫폼들의 거래액 역시 지난해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진입과 함께 뜨거워진 소비자들의 보복 쇼핑 열기도 기대감을 일으킨다.

시장이 커지자 외부 투자도 몰린다. 발란은 지난달 네이버와 신한캐피탈, KTB네트워크 등에서 32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 중 가장 많은 누적 투자금 485억 원을 확보했다. 트렌비와 머스트잇의 누적 투자액도 430억 원, 280억 원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 중 70~80% 이상이 MZ세대다”며 “아직 전체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뛰어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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