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원의 해외주식]⑥ 음악감상 같은 '보편적 취미'에 투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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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의 해외주식]⑥ 음악감상 같은 '보편적 취미'에 투자하기
  • 이영원 미래에셋증권 이사
  • 승인 2021.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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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 미래에셋증권 이사] 취미가 좋은 투자아이디어 발굴처가 될 수 있는 것은 취미를 즐기는 사람이 갖고 있는 남다른 지식 때문이다.

최근 들어 활발한 취미활동을 즐기고, 일반적인 사람에 비해 더욱 높은 관련 지식을 갖추고 전문가 수준의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을 인터넷 상에서는 '덕후'라 칭하기도 하는데, 적어도 자신이 관심을 갖는 영역에 있어서는 관련 업계의 동향은 물론 각 기업의 주력 제품 등에 대해 비교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경우가 많다. 

이미 스스로 익숙하고 잘 아는 대상에 대해 투자하는 것, 그것은 워렌 버펫 등이 얘기하는 “익숙한 것에 먼저 투자하라”는 투자 원칙을 실천하는 방법일 것이다.

최근 미국의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미국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취미는 1위 음악, 2위 음식, 3위 독서와 집필로 발표됐다. 우리와도 비슷한 결과인 것으로 보이는 것이 음악감상은 언제나 가장 보편적인 취미 활동의 대명사일 것이기 때문이다.

음악이라는 주제로 투자 대상을 검색해 보면 세부적으로 여러가지 산업을 찾아볼 수 있다. 소속 아티스트와 전속 계약을 맺고 음반을 발매하며 활동을 기획하고 주관하는 엔터테인먼트사, 혹은 레코드 레이블이 있으며, 음원을 유통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스트리밍·동영상 제공업체가 있고, 음악을 즐기는 하드웨어 제조업체, 라이브 공연 등을 주관하는 업체와 악기제조업체까지 다양한 산업과 기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해외주식투자가 한국시장에 비해 매력적인 점은 여러 다양한 종류의 음악관련 산업과 기업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과 음악시장의 규모가 훨씬 커서 수익성 좋은 기업을 다수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될 것이다.

물론 한국에도 하이브, 에스엠, JYP Ent. 와이지엔터 등 K-Pop을 이끌고 있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음악관련 여러 산업에서 매력적인 투자대안은 글로벌 시장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사와 필적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는 레코드 레이블사를 들 수 있다. 오랜 팝 음악 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는 수많은 레코드 레이블이 명멸해왔는데, 이들의 합종연횡으로 최근 음악시장은 3대 레코드 레이블사로 재편된 상태이다.

유니버설, 소니, 워너뮤직이 바로 3대 레이블에 해당하는데, 이중 상장되어 직접 투자의 대상이 되는 종목은 워너 뮤직, 즉 워너 뮤직 그룹(Warner Music Group, WMG)이다. 워너 뮤직그룹은 산하에 아틀랜틱 레코드, 워너 레코드, 엘렉트라 레코드, EMI 유럽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속된 아티스트로 에드 시런, 앤 마리, 콜드 플레이, 부르노 마스, 카디비, 두아 리파, 마돈나 등이 있고 비지스, 레드제플린, 메탈리카 등 레전드 들도 워너 뮤직그룹 레이블로 음반을 발매했고 현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정 가수나 장르가 아닌 음악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구성을 갖춤으로써, 워너 뮤직 그룹 같은 대형 레코드 레이블사는 음반 시장 전반의 업황에 따라 등락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코로나 팬더믹 기간동안 개인적인 활동의 비중이 높아지고 음악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은 음원을 직접 제작하는 레코드 레이블사의 업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음악시장은 코로나 팬더믹 영향을 제외해도 스트리밍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음악시장의 부침은 음원의 유통매체에 따라 나타나는데, 비닐 LP와 카세트 테이프에 이어 CD가 출시된 직후 정점을 기록했다 이후 급격하게 하락한 바 있으나 스트리밍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Spotify, SPOT) 등이다.

음악 스트리밍 시장의 절대 강자 스포티파이는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팟 출시와 아이튠즈를 통해 MP3 방식의 음원 다운로드 시장을 주도했던 애플뮤직은 스트리밍 시대에 들어서면서 주도권을 스포티파이에게 넘기게 되었고 최근 음원 시장의 성장은 스포티파이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주고 있다.

백신접종 이후 정상적인 경제활동, 문화활동이 재개되면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공연 문화이다. 코로나 판데믹 기간 동안 금지되었던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공연이 속속 재개되면서 북미대륙의 라이브 공연 업계에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 Entertainment, LYV)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20년말 기준 전세계 약 290개 공연장을 보유하고 북미지역 공연의 70%를 주관하는 곳이 라이브 네이션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연간 4만회 이상의 공연 기획, 1억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바 있는 라이브 네이션은 본격적인 공연시장의 재개와 함께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밖에도 인공위성을 통한 라디오 방송 시스템을 운영중인 Sirius XM(SIRI), 멀티룸 기능이 강조되는 인공지는 스피커 시스템의 소너스(SONO), 음향관련 기업인 돌비래버래토리 등이 음악과 관련된 기업으로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취미의 영역에서 출발하지만, 각 세부 항목별로 시장과 기술의 표준을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선두기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것은 취미를 즐기는 차원을 넘어서 투자의 영역에서 성과를 거두는 바람직한 전략으로 발전할 여지가 크다. 음악 뿐 아니라 다양한 취미 영역에서 이러한 탐색은 충분히 유효한 성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원 이사는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에서 리서치 업무를 시작해 푸르덴셜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에서 투자전략을 담당했다.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한 이후 해외주식 분석업무를 시작, 현재 글로벌 주식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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