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에 올인한 롯데쇼핑...언제쯤 효과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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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에 올인한 롯데쇼핑...언제쯤 효과 볼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1.08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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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백, 대규모 채용에 구조조정 동시 실시
롯데마트도 올해 두 번째로 희망퇴직 시행
이유는 실적 부진…3Q 영업익 73.9% ↓
몇년간 내우외환…인력 세대교체 가속화
백화점·마트·롭스 등 물적 구조조정 속도↑
"본격적인 구조조정 효과는 내년부터 발생할 것"
롯데쇼핑의 신규 출점 백화점 '롯데백화점 동탄점'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쇼핑의 신규 출점 백화점 '롯데백화점 동탄점' 전경. 사진제공=롯데쇼핑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롯데그룹의 중심축이라고 불려왔던 롯데쇼핑이 ‘뉴롯데’를 위한 새판짜기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그룹 내외부에서 몇 년간 지속된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조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롯데쇼핑의 실적 역시 시장의 예상보다 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오프라인 채널 구조조정에 이어 백화점·할인점 희망 퇴직과 대규모 신규 채용 등 세대 교체 작업을 진행한다. 

‘와이비’ 내보내고 ‘영비’ 들인다…이유는 실적 부진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날부터 2021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한다. 지난달 약 80명의 지역 인재를 인턴 사원으로 선발한 것에 이은 추가 채용 계획이다.

채용 직무는 ‘영업(MD) 및 지원’ 단일 직무로, 점포 소재지에 따라 수도권·경북권·경남권·충청권·호남권 등 5개 권역에서 각각 채용을 진행한다. 서류와 면접, 인성 진단에 합격한 지원자는 지원 권역 내 점포에서 4주 동안 인턴으로 근무한 뒤 최종 면접 등을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 실시했던 롯데백화점 희망퇴직의 빈자리를 젊은 인재들로 메우는 후속 조치인 셈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9월 롯데백화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1979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근속 20년 이상 직원이 대상이었으며, 2000여 명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545명이 지원했다. 

롯데마트 역시 8일까지 동일직급 8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지난 2월 199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뒤 올 들어 두 번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유통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대응과 신규인력 확보의 발판 마련”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의 2021년 3분기 실적 추이. 자료제공=롯데쇼핑
롯데쇼핑의 2021년 3분기 실적 추이. 자료제공=롯데쇼핑

롯데쇼핑이 주요 사업부문의 인력 교체를 이뤄내는 이유는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의 올 3분기(7~9월)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4조66억 원, 영업이익은 73.9% 감소한 289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1조789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983억 원으로 40.3% 줄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백화점과 홈쇼핑, 롯데시네마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부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애초 시장에서는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에서 많으면 30% 줄 것으로 예측했으나 74% 감소하며 전망보다 더 안 좋았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백화점의 희망퇴직에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신청하면서 600억 원가량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또 8월 롯데백화점 동탄점, 9월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가 신규 출점하면서 판관비가 증가했다. 

다만 이를 제외하고서라도 타 사업 부문의 실적 악화는 뼈아프다. 롯데마트·롭스 등 할인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0.5% 줄었고,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의 영업이익도 각각 9%, 20% 줄었다. 롯데온으로 대표되는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부문은 280억 원에서 460억 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롯데쇼핑은 최근 몇 년간 내우외환에 휘달렸다.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은 롯데의 기업가치를 떨어트렸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인해 중국에서만 약 2조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지난해부터 올해는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쿠팡·네이버 등 디지털 유통강자들의 위협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쇼핑은 인적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내년부터 차·부장급 직급을 통합한다. 직급 체계를 간소화해 능력 있는 젊은 인재를 임원으로 기용하기 위해서다. 

지난 9월에는 롯데지주 산하에 ‘디자인경영센터’를 신설하고 초대 센터장으로 배상민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를 사장급으로 영입했다. 1971년생인 배 사장은 롯데 사장급 인사로는 최연소다. ‘순혈주의’가 강한 롯데가 세대교체를 위해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을 받았다.

롯데쇼핑
롯데쇼핑이 내년까지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롭스 매장 67개점을 전부 폐점한다. 사진제공=롯데쇼핑

고강도 물적 구조조정 현재 진행중…“조금 더 지켜봐야”

또한 롯데쇼핑은 물적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700여 개 오프라인 점포 중 약 30%인 200여 개를 3~5년간 순차적으로 줄인다는 초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부터 올 3분기까지 줄어든 오프라인 점포는 백화점 1개, 할인점 12개, 슈퍼 124개, 롭스 66개 등 총 총 203개다. 애초에 선언했던 구조조정 목표치를 거의 다 마무리한 것으로, 2년이 채 안 걸렸다.  

여기에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롭스도 오는 2022년까지 매장 67개점을 전부 폐점한다. 롭스는 CJ올리브영의 독주 속에서 매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는 롭스 매장 ‘롭스 플러스’만 유지·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실적이 부진한 중소형 백화점은 상층부를 오피스로 전환하거나 주거시설로 재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롯데슈퍼는 올해 27개 매장을 추가로 폐점한다.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점포들은 리뉴얼들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은 루이비통·샤넬에 이어 에르메스 입점을 추진하고, 매장 절반을 명품 브랜드로 채운다. 구리점·청량리점은 프리미엄 식품관으로 리뉴얼한다. A.P.C카페, IWC카페 등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 매장도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여수, 수완 등 8개 점포를 백화점 협업 도심형 아웃렛으로 전환한 데 이어 내년엔 20개 점포를 추가로 리뉴얼한다. 또 호남권에 창고형 매장 빅마켓을 오픈하고, 잠실에 대규모 와인숍을 출점하는 등 지역 상권에 맞춘 특색 있는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까지는 작년 초에 선언했던 고강도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연내 실적 개선을 이뤄내긴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경민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리뉴얼이 4분기에 완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효과는 내년부터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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