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2036년까지 화석연료 자산 1경3천조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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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2036년까지 화석연료 자산 1경3천조원 증발'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11.0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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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서터대학 장 프랑수아 메르큐어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서 현재 추진 중인 에너지 전환과 2050년 탄소중립 정책으로 2036년까지 화석연료 자산이 가치가 급락하면서 전체의 절반인 11조~14조 달러(약 1경 3000조∼1경 6600조원) 규모 자산이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AP/연합
엑서터대학 장 프랑수아 메르큐어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서 현재 추진 중인 에너지 전환과 2050년 탄소중립 정책으로 2036년까지 화석연료 자산이 가치가 급락하면서 전체의 절반인 11조~14조 달러(약 1경 3000조∼1경 6600조원) 규모 자산이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AP/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현재 추진중인 '탄소 중립'이 실현될 경우 2036년까지 세계 화석연료 자산의 절반인 11조 달러(약 1경 3000조원)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엑서터대학 장 프랑수아 메르큐어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서 현재 추진 중인 에너지 전환과 2050년 탄소중립 정책으로 2036년까지 화석연료 자산이 가치가 급락하면서 전체의 절반인 11조~14조 달러(약 1경 3000조∼1경 6600조원) 규모 자산이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은 탄소중립 추진으로 석유·석탄·가스 같은 화석연료 수요가 줄면서 화석연료 자산의 가지가 떨어짐에 따라 화석연료 주요 생산국이나 탈탄소 추진이 느린 국가는 어려움을 겪고 화석연료 수입국과 탈탄소를 신속히 추진하는 국가는 이익을 얻을 것으로 봤다.

현재 추진하는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연구팀은 탄소중립으로 사라지는 화석연료 자산 가치보다 재생에너지와 대체 투자 등으로 창출되는 가치가 더 커 에너지 전환이 전체적으로 세계 경제에 득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화석연료 자산 가치 하락 속도가 빠를 경우 세계 경제 불안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메르큐어 교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 갑자기 화석연료 수요가 줄어들고 자산 가치가 급락하는 것"이라며 그 경우 2008년 발생한 것과 같은 수준의 금융위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화석연료 수요가 감소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화석연료 자산으로는 캐나다 역청탄과 미국 셰일가스, 러시아 북극 유전, 브라질 등의 심해유전처럼 오지에 있거나 채굴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지역들이 꼽혔다.

유럽연합(EU)과 일본, 인도, 한국 같은 화석연료 주요 수입국들은 신재생에너지로 신속하게 전환하면서 인프라 구축과 일자리 창출, 에너지 독립 확대 등으로 경제적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팀은 양대 탄소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우 화석연료 자산 보유와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모두 큰 비중을 차지해 탈탄소 추진 속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같은 화석연료 수출국의 전략에 따라 이해득실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OPEC 회원국 등이 화석연료 수요가 줄어드는데도 생산을 줄이지 않고 낮은 가격에 수출할 경우 취약한 화석연료 자산부터 붕괴해 세계적으로 11조 달러가 사라지면서 충격파로 세계 금융위기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메르큐어 교수는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석유수출국들은 수입국들이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동안 가능한 한 빨리 경제를 다각화해야 한다"며 "더욱 중요한 것은 에너지 전환의 경제적 이득이 전체적으로 공유될 수 있게 양측이 서로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6년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제작해 기후변화 위기를 알린 알 고어 전 미국 부통령도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지속가능성 혁명을 목격하고 있다.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는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것"이라며 화석연료 거품 붕괴(자산가치 급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매장돼 있는 모든 화석연료가 채굴돼 사용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가정에 기반을 둔 22조 달러(약 2경 6000조원) 규모의 '서브프라임 탄소 버블'을 가지고 있다"며 "신재생 자원으로 생산되는 전기가 점점 저렴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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