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같은 부위 재발 요인···'기억 T세포'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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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같은 부위 재발 요인···'기억 T세포' 작용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11.0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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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진, 저널 '셀 리포트' 논문
미국 연구팀이 같은 부위에 반복해서 생기는 관절염의 원인은 기억T세포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미국 NIAID(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미국 연구팀이 같은 부위에 반복해서 생기는 관절염의 원인은 기억T세포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미국 NIAID(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관절염이 같은 부위에 반복해서 생기는 것은 기억 T세포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팀은 관절염의 재발 패턴은 기억 T세포가 깊숙이 관여한다는 것을 세 마리의 생쥐 실험에서 드러났다고 밝혔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4일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관절염이 항상 특정 부위에서 재발하는 것은 관련 학계와 의료계의 오래된 수수께끼였다.

연구팀은 생쥐 두 마리에만 화학적 자극을 가하고 다른 한 마리는 전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인터류킨-1을 차단하는 단백질을 제거했다.

적용된 화학적, 유전적 자극 요인이 활성화하자 염증이 생긴 관절에서 특이한 현상이 관찰됐다.

기억 T세포가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면역세포들을 불러 모은 부위만 염증이 생긴 것이다. 이런 기억 T세포는 관절을 둘러싼 협막 안쪽 윤활막 안에 머물러 있었다.

기억 T세포는 염증이 가라앉은 뒤에도 관절 주변을 맴돌면서 새로운 자극이 가해지길 기다리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런 기억 T세포를 인위적으로 제거하면 염증이 진행을 멈췄다.

연구팀은 이 발견이 새로운 관절염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실마리가 될 거로 기대한다. 특히 근원적 치료법이 없는 류머티즘 관절염에 적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높다.

니그로비츠 교수는 "사실 류머티즘 관절염은 평생 치료하며 살아야 하는 질환이다"라면서 "많은 환자의 증상을 완화할 순 있지만, 완전히 고치긴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 또다른 발견은 소아 특발성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에도 치료의 길을 열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인체의 특정 조직에 상주하는 기억 T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제거 또는 억제하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조직 상주 기억 T세포는 원래 피부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한다.

피부과 전문의들에게 기억 패턴이 익숙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건선(마른버짐) 환자는 팔다리 관절 부위 피부와 두피, 엉덩이 등에 하얀 각질, 붉은 반점, 발진 등이 반복적으로 생긴다.

보석류나 손목시계의 니켈 성분에 대한 피부 과민반응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니그로비츠 교수는 "허리띠 버클의 니켈 성분에 과민반응으로 손목 발진이 생기는 사람은 어릴 때 같은 성분이 들어간 손목시계를 차고 다녔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브리검 앤드 여성병원 연구진도 참여한 이번 결과는 최근 저널 '셀 리포트'에 논문으로 실렸다. 

이들 두 병원은 모두 하버드의대의 주요 수련병원이다.

보스턴 아동병원의 면역학과 과장이자 하버드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인 피터 니그로비츠 박사는 "관절의 염증은 이전에 생겼던 부위에 재발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라면서 "이는 과거에 염증이 생긴 적이 있다는 걸 관절의 무언가가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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