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특화 매장’으로 승부수...소비자 발걸음 붙잡기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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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특화 매장’으로 승부수...소비자 발걸음 붙잡기 통할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1.04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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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업계, 콘텐츠 확실한 특화 매장 늘린다
배달 음식 익숙해진 소비자 발걸음 돌리는 것이 목표
9월 음식서비스, 2조1930억원…전년 동월比 36.8% ↑
빕스 프리미어 등촌점. 사진제공=CJ푸드빌
빕스 프리미어 등촌점. 사진제공=CJ푸드빌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매장 변신을 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만큼,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에 발맞춰 기존 매장을 ‘특화 매장’, ‘전문 매장’, ‘시그니처 매장’ 등으로 꾸며 온라인 쇼핑으로 고개 돌린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특화 매장 늘려 고객에 ‘전과 다른 경험’ 제공해라”

매장 변신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식품·외식업계다. 4일 CJ푸드빌 빕스는 올해 연말까지 특화 매장 비중을 전체 매장의 70%까지 확대하고 프리미엄화 가속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요소를 강화한 ‘프리미어(Premier)’, ‘테이스트업 플러스(Taste up+)’ 등 특화 매장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빕스 프리미어는 고급 호텔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를 적용했으며, 테이스트업 플러스(VIPS Taste up+) 매장은 트렌디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를 테마로 잡았다.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빕스 1호점이자 프리미어 매장인 등촌점은 전국 빕스 매장 중 줄곧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빕스 관계자는 “고급화를 표방한 프리미엄 매장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 가장 적합한 외식모델로 부상할 것이라고 봤다”며 “특화 매장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현재 절반 정도인 특화 매장 비중을 70%까지 확대해 세분화된 고객 니즈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맘스터치랩 3호 매장 '가든 역삼점' 내부. 사진제공=맘스터치
맘스터치랩 3호 매장 '가든 역삼점' 내부. 사진제공=맘스터치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에 플래그십형 실험 매장 ‘맘스터치 랩(LAB)’ 3호 매장인 ‘가든 역삼점’을 열었다. 가든 역삼점은 맘스터치가 올해 연 테스트베드 형태의 랩 1호 ‘맘스치킨’과 랩 2호 ‘맘스피자’에 이은 세 번째 랩 매장이다. 

가든 역삼점은 2040 직장인을 타깃으로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스타일의 메뉴와 서비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출근 전 가벼운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오전에는 ‘맘스모닝’ 3종과 치킨차우더 스프, 샐러드 2종 등 조식 전용 메뉴를 선보인다. 

점심, 저녁 메뉴로는 기존 맘스터치의 버거와 치킨을 기반으로 ‘더블치즈비프버거’, ‘시그니처비프버거’ 등 수제 비프버거 2종을 추가 구성한다. 오피스 상권 특성 상 점심 또는 퇴근 후 간편한 모임에 어울리는 '프릳츠' 원두를 사용한 커피부터 수입·수제 맥주 등도 판다.

맘스터치는 연내 랩 4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기존 매장 이용 연령층이 낮았던 한계점을 넘어서기 위해 가든 역삼점을 운영하며 얻은 인사이트로 직장인 고객 유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중장기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아웃백 와인 특화 매장 내부. 사진제공=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아웃백 와인 특화 매장 내부. 사진제공=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bhc그룹이 인수한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도 와인 특화 매장을 더욱 공격적으로 출점한다. 아웃백은 현재 유동 인구가 많은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중심으로 와인 특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테이크가 매출의 68%를 차지하는 만큼, 외식 시장에서의 차별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아웃백의 와인 특화 매장엔 대형 와인 셀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테이크에 어울리는 와인 선택에 가이드를 제공하고 고급 와인 잔과 디캔팅(와인의 침전물을 거르고 적절히 산화시켜 와인의 맛을 더 좋게 하는 것) 서비스도 제공한다. 매장이 위치한 지역적 특색과 입점한 건물에 따라 특화 매장에 조금씩 차별화 포인트를 두고 있다. 

아웃백 측은 연내 최대 규모로 스타필드 하남에 10번째 와인 특화 매장을 열 예정이다. 현재는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점, 대전 현대아울렛점, 동탄 롯데점, 용산 아이파크몰점, 경기 신세계점, 부산 센텀시티점, 남양주 현대아울렛점, 대구 신세계점, 광교 갤러리아점 등 전국 9개 지점이 있다. 

레스토랑 '쵸이닷'의 파스타 HMR. 사진제공=위플이앤디
레스토랑 '쵸이닷'의 파스타 HMR. 사진제공=위플이앤디

늘어나는 배달음식 거래액…9월만 2조1930억

이들이 오프라인 매장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커져가는 온라인 쇼핑 시장과 무관하지 않다. 위드코로나가 본격화 되면서 소비자들의 야외 활동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미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경험한 이상 오프라인 매장 만의 콘텐츠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더군다나 ‘집콕’의 장기화로 배달음식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음식의 양 뿐만 아니라 퀄리티도 외식음식 못지않게 높아졌다. 유명 레스토랑들도 HMR(가정간편식) 제작에 뛰어들어 굳이 외식하지 않아도 맛집 요리를 집에서 맛볼 수 있게 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9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조215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0% 늘어난 가운데, 음식서비스가 총 2조1930억원의 거래액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동월 대비 36.8%의 증가율이다. 

9월 한 달간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1조7378억 원으로,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거래액 비중은 72.4%로 집계됐다. 이중 배달 음식 등 음식서비스의 경우 배달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모바일 거래액 비중이 97.0%에 달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맛집, 멋집이라고 소문이 나면 멀리 있어도 찾아오는 경향이 강해져 매장의 특색과 고유의 분위기를 갖추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늘리는 게 외식업계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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