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요소수 품귀' 물류대란?...해답 품은 中 석탄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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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요소수 품귀' 물류대란?...해답 품은 中 석탄가격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1.01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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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요소수 품귀 현상, 물류대란 우려 커져
물류대란 현실화 때 화물연대 총파업 수준 파장
범부처 대책기구 출범…업계 대체 수입선 확보 총력
中 공급확대 카드 꺼내…4Q 석탄가격 안정화 전망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화물트럭 등 디젤엔진 차량에 필수적인 요소수의 가격이 심상치 않다. 웃돈을 주고서도 살 수 없는 지경이다. 요소수 품귀 현상에 물려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트럭과 버스 등에 의무장착하는 질소산화물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필수 품목이다. 현재 운행 중인 디젤 화물차 330만대 중 60%에 해당하는 약 200만대 정도는 SCR이 장착돼 요소수가 필요하다.

요소수를 제때 넣지 않으면 오염물질이 저감되지 않아 시동이 걸리지 않는 등 정상 운행이 어렵다. 이런 이유로 요소수 가격은 종전 10리터들이 상자 제품 기준 1만2000원선에서 현재 10~20% 이상 높은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그마저도 물량이 없어 구할수도 없는 처지다. 승용차보다 요소수 교체 주기가 짧은 화물차 운전자들 사이에선 웃돈을 주고 사재기에 나서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된다면 물류대란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중국발 요소수 품귀 이유

요소수 품귀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는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달 15일부터 요소에 대한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승인이 나기 전까지 사실상 요소 수출이 전면 제한됐다. 

최근 중국 내 석탄가격 급등이 요소 수출 제한을 이끌었다. 중국은 요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를 석탄에서 추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중국 내 석탄가격이 급등하면서 요소 가격이 치솟고 있다. 중국은 자국에서 쓸 요소도 부족한데다 발전용 석탄까지 귀해지면서 전면적인 수출규제에 나섰다. 

국내 요소수 제조사들은 요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비중은 전체의 3분의 2가량인 66%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카타르 등에서도 수입하고 있지만 세계 요소 생산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이 빗장을 걸면서 요소 부족 현상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중국발 석탄가격 급증에 전 세계가 요소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석탄 탄광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 노동자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발 석탄가격 급증에 전 세계가 요소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석탄 탄광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 노동자 모습. 사진=연합뉴스

심상찮은 중국 석탄가격

중국의 석탄가격이 심상치 않다. 올 1월만 하더라도 톤당 200달러 수준이었던 중국 원료탄 CFR(철광석) 가격은 9월 톤당 430달러를 넘어섰다. 7월 들어서는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호주 FOB(강점탄)까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석탄 초강세는 ▲중국 전력수요의 꾸준한 증가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석탄 생산 감소 ▲호주와 갈등 격화로 중국의 호주산 석탄수입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철도운송 이동 제한 및 벌크선 물류비용(BDI) 부담 증가로 녹록치 않은 대체 수입산 확보 등에 원인을 두고 있다. 

중국발 요소수 품귀현상이 화물연대 총파업 수준의 물류대란을 이끌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물론 관련 업계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사진=연합뉴스
중국발 요소수 품귀현상이 화물연대 총파업 수준의 물류대란을 이끌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물론 관련 업계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사진=연합뉴스

물류대란 현실화될까

요소수 공급 차질이 장기화돼 트럭 운행이 어려워지면 국내 물류는 총파업 수준의 마비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그 피해는 우리 경제 전·후방 산업 전반에 미친다.

최근 20년 사이 대규모 화물연대 총파업은 지난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다. 2008년 6월12일부터 19일까지 일주여간 진행된 화물연대 파업으로 정부 추산 최대 65억 달러의 수출입 차질이 발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2년 파업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하루 기준 화물연대가 부분 파업(운송차질률 20%)을 하면 1120억원, 전면 파업(운송차질률 60%)할 경우 2260억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정부는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범부처 차원에서 실무회의를 열고 요소 수급 현황 파악과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산업부는 중국 세관당국과 협의해 구체적인 수출 제한 내용을 파악하는 동시에 원활한 요소 수급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는 화물차 운행 제한에 따른 물류난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철도운송 확대, 비상용 군위탁 차량 100여대 운용 등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도 수입 대체선 찾기에 분주하다. 국내 요소수 시장의 80% 이상은 롯데정밀화학과 KG케미칼이 점유하고 있으며 이들의 요소수 재고량은 1~2개월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대신 러시아 등 수입선 다변화를 검토 중"이라면서 "정부와 상황을 공유하며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국가 석탄 공급 확대를 통해 석탄가격 급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중국 허베이성 석탄 광산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석탄가격 4Q 하향 안정화?

요소수 품귀 현상의 근본적 해결책은 중국 내 석탄가격 안정화다.

중국은 공급 확대 카드를 꺼냈다. 8월부터 국가 석탄 생산량 확대를 추진 중이다. 

그 일환으로 설비 교체가 완료된 탄광과 건설 중인 신규 탄광이 완공돼 차례로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내몽골은 이전 생산을 중단했던 노천광산에 대한 토지 이용 절차를 승인했고, 신장 등 5개 자치구는 15개 탄광(연 4000만톤 규모)에 대한 시운전 기간 연장을 합의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석탄 생산 능력 확대 영향이 시장에 미치면서 4분기 석탄가격은 하향 안정화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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