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무라토프···"푸틴, '외국 첩보원법'으로 언론에 재갈"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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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무라토프···"푸틴, '외국 첩보원법'으로 언론에 재갈" 비판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10.3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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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푸틴이 독립언론을 비롯해 정부 반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반정부 언론에 재갈을 물린다고 비판했다. 사진AP/연합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푸틴이 독립언론을 비롯해 정부 반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반정부 언론에 재갈을 물린다고 비판했다. 사진AP/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이 '외국 첩보원법' 구실로 반정부 언론에 계속 재갈을 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법무부는 사이트에 '외국 첩보원'으로 분류한 언론과 개인 명단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고 30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이는 '외국 첩보원법' 일환이다. 이 법원은 해외지원을 받는 비영리기관이 국내 정치활동에 연루되면 러시아 정부가 첩보원으로 지정하고 제재를 가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행됐다. 

이후 여러 차례 개정돼 그 대상이 2017년에는 대중매체, 지난해 말에는 언론인을 포함한 개인으로까지 확대됐다. 최근 명단에는 88곳의 언론과 개인이 "해외 첩보원"으로 지정됐다.

모든 활동에 "이 메시지(자료)는 해외 첩보원 기능을 하는 해외 매체 또는 러시아 법인에서 배포합니다."라는 경고 딱지가 붙게 된다. '모국 배반' 딱지가 붙었기에 언론사 등 광고 수입도 끊겨 존립 자체에도 영향을 준다.

푸틴 대통령은 검열·탄압이 아니라고 부정하며 독자들에게 해외 지원 여부와 관련해 알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최근 "이 법은 특정 이슈에 대한 의견을 막지 않는다"며 "국내 정치활동을 하면서 해외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았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독립언론을 비롯해 정부 반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무라토프 편집장은 1993년 노바야 가제타를 공동설립, 1995년부터 현재까지 총 24년간 편집장을 맡아오면서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 등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기사를 전해왔다.

독재에 맞선 노고를 인정받아 필리인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함께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1990대와 2000년대 초반에는 언론인은 안나 폴리트콥스카야 사례처럼 암살당하곤 했다"며 "이젠 '외국 첩보원법' 구실로 강도 낮은 언론 재갈법으로 악용된다"고 지적했다.

노바야 가제타에서 정부 비리를 취재하다가 2006년 살해당한 폴리트콥스카야를 포함해 창간 이후 언론인 6명이 세상을 떠났다.

무라토프 편집장은 "만약 푸틴 정부가 우리를 해외첩보원으로 부르고 싶으면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푸틴이 러시아인 70%의 지지와 충성심에 의존하면서 대다수 대통령으로 군림하는 상황에서 소수 독립언론 등이 외국 첩보원으로 지정되면 위험이 가중된다고 전했다.

일부 독립 언론인들은 탄압을 피해 국외로 망명하거나 숨어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해외 첩보원'으로 분류된 러시아 언론사 TV레인의 편집장인 티혼 자드코는 "해외 첩보원으로 지정되면 국가의 적으로 불리게 된다"며 "만약 이 경고 표시를 달지 않게 되면 벌금을 물게 된다. 벌금을 안 내면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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