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리포트] 도쿄, 확진자 4065명 누락...신뢰 잃어가는 아날로그 행정
상태바
[재팬리포트] 도쿄, 확진자 4065명 누락...신뢰 잃어가는 아날로그 행정
  • 김재훈 일본방송언론소장
  • 승인 2021.10.31 12:29
  • 댓글 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부터 10월까지의 집계에서 오류 발견
도쿄도, 원인은 주로 시스템 입력 조작 실수
담당 공무원, 정책 결정에 영향 줄 정도는 아니야
도쿄도의 집계를 신뢰할 수 없다는 네티즌들
과로로 입원한 도쿄지사에게 쏠리는 의혹의 눈초리
日언론, 미스테리한 코로나 확진자 수의 급감 
김재훈 일본방송언론소장.

[오피니언뉴스=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일본에선 지금 부정확한 코로나 확진자 집계 및 공식발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논란이 뜨겁다.

도쿄도는 지난 29일 신형 코로나 확진자 수의 등록에 실수가 있어 정정했다며, 10월까지 반년 동안의 집계에 약 4000명을 추가했다고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실은 지난 29일 저녁, 마이니치신문의 보도를 시작으로 일본 공중파 방송의 밤 메인 뉴스와 많은 언론사가 일제히 전하며 관심을 보였다. 

한편, 고이케 유리코 도쿄지사는 이번 발표 이틀 전에 과로를 이유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에, 우연이라기에는 타이밍이 절묘하다며, 고이케 지사의 입원에 의문을 표하는 한편, 도쿄도의 집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일본 네티즌들이 많이 보였다.

도쿄도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부터 10월 2일까지 반년간 4512명의 확진자가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고, 그중 447명이 중복으로 보고되어 최종 집계에는 4065명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도쿄의 총확진자 수는 29일 시점에서 38만 1610명이 됐다.

그리고 하루에 최대 228명이 집계에 잡히지 않은 날도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한편, 도쿄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았던 8월 13일의 경우 이번 정정으로 확진자 수가 5773명에서 5908명으로 늘었다.

또, 그중에는 사망한 사람도 있어 사망자가 9명 증가했다. 도쿄도는 29일에 판명된 사망자 3명도 더해 이날의 사망자를 12명으로 수정했다.

확진자 정보는 의료기관이나 보건소가 일본 정부의 신형 코로나 정보 파악 시스템인 ‘HER-SYS’에 정보를 입력한 후, '보고 버튼'을 누르면 도쿄도로 보고가 된다.

그런데 감염 확산으로 인해 보건소가 환자 대응에 쫓긴 나머지 ‘보고 버튼’을 누르지 않거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입력된 경우가 많았다며, 보고 누락의 약 85%가 신형 코로나 ‘제5파’의 정점인 8월이었다고 도쿄도는 밝혔다.

‘속보, 도쿄도가 정정, 도쿄의 감염자 4065명 증가’라는 자막과 함께 29일 보도하고 있는 NHK의 밤 메인 뉴스 ‘뉴스워치9’. 사진=NHK화면 캡처

이번 사실은 감염자가 줄어들었던 9월 중순에 도쿄도의 담당자가 잘못을 발견해, 약 한 달에 걸쳐 다시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담당자는 “매일 확진자 수를 정확히 전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보건소 업무의 세세한 부분까지 지원해 가겠다”라면서도 “적은 수치라는 것은 아니지만, 정책 결정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었다”라며 변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보건소에서 아직도 팩스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는데, 역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한탄하거나 최근 PCR 검사 수가 매우 적어졌는데, 31일에 있는 총선거가 끝나면 갑자기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고이케 도쿄지사가 지난 27일, 과로로 일주일 정도 요양이 필요하다며 입원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틀 후인 29일, 도쿄도가 확진자 수 집계에 오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많은 일본 네티즌들은 이번 집계 오류에 관한 언론사들의 취재 요청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최근, 일본에서는 신형 코로나 감염자 수가 갑자기 크게 줄어든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게다가 ‘미스테리한 감염자 수 감소’라며 전문가들에게 그 이유를 묻는 정보 방송도 많았다.

이에 방송에 출연한 의료 전문가들은 ‘높은 백신 접종률’, ‘신형 코로나 3달 주기설’, ‘야간 번화가에 사람이 줄었기 때문’, ‘의료 붕괴 상황이 전해져 위기감이 퍼졌기 때문’이라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감염자 정보의 관리 시스템에서 보건소가 “보고 버튼” 누르는 것을 잊어’라는 자막과 함께 29일 보도하고 있는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한편, 일본 정부는 만 명으로 제한하고 있던 대규모 이벤트 참가 인원을 11월 1일부터 철폐하기로 정했다. 이 결정에 환영하는 목소리와 코로나 재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그러나 신형 코로나 상황이 시작된 이후, 보건소에 업무가 폭주하자 PCR 검사 인원을 제한하거나 적극적인 역학 조사마저 포기한 것은 물론, 일본 정부의 열악한 디지털 업무 환경으로 인해, 팩스와 같은 아날로그적인 방법에 의지해 확진자 수를 집계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게다가, PCR 검사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폭증하자, 도쿄 거리에는 민간 PCR 검사 업소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그러나 민간 업소의 경우 PCR 검사 결과를 정부에 보고할 의무가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지만, 끝까지 무시됐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자 일본 정부가 발표하는 집계의 정확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져만 갔다.

그런 가운데 도쿄도에서 발생한 이번 확진자 수 집계 오류로 일본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이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6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loveawake.ru 2022-02-22 07:51:49
Welcome to the world of adult Dating loveawake.ru

호이야 2021-11-01 17:26:05
우리나라 뉴스에는 나오지 않는 열도의 뉴스~
김재훈 일본방송언론소장님 덕분에 알 수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ㄹㄷ 2021-11-01 11:56:56
검사를 안하니 확진자가 없지ㅋ

디앤영 2021-10-31 15:09:52
일본이라 이젠 놀랍지도 않아요
일본에서 상식적이고 온전한 뉴스가 나오면 그땐 매우 놀랄거같습니다

ㅇㅇ 2021-10-31 13:40:41
우리나라에서 일본처럼 선거앞두고 확진자 조작했으면 대통령 탄핵시켜야 된다고 난리가 났을건데
유사민주주의 국가 일본은 참 대단하구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