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세계 최대위기인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 새로운 세계 질서를 모색하는 장이 열린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가 3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약 200개국 대표단, 기후 관련 시민단체, 기업인, 언론인 등 2만 5000명 이상이 모인 가운데 개막한다.

오는 12월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최대 목표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 1.5℃ 사수다. 이는 인류의 안전 및 생태계 보전이 확보되는 한계선이다.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불참하고 인도 등이 어깃장을 놓으면서 성과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COP26이란···"기후재앙 피할 마지막 가장 좋은 기회"

COP은 기후변화 관련 국제사회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1995년부터 매년 개최되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돼 이번이 26번째다.

COP26은 기후변화 관련 일종의 헌법인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이 나온 COP21 이후 가장 큰 관심을 받는다.

각국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5년마다 점검해 새롭거나 개선된 목표를 내기로 했는데 이번이 첫 시기다.

특히 최근 세계 각국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으면서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에 공감대가 크게 확산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COP26은 기후 재앙을 피할 마지막 가장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각국이 제출한 NDC 수준으로 지구 온도 상승폭이 1.5℃를 크게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2.7℃ 오른다는 전망을 담은 유엔 보고서에 유엔 사무총장이 천둥 같은 경종이라고 탄식했다.

온난화를 1.5℃로 묶어두려면 2050년 탄소중립(온실가스 순배출량 0)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55% 줄여야 한다.

COP26 이후 세계가 1.5℃ 목표에 맞춰 기존의 경제 운용, 투자, 인프라에 관한 관점을 바꾸면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마련되고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요국 정상 집결···기후 리더십 발휘될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 세계 각국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기후변화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알록 샤마 COP26 의장은 최근 여러 쟁점으로 파리협정 때보다 뜻을 모으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각국이 2050년 탄소중립에 필요한 새로운 NDC를 내놔야 하는데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2060년 탄소중립 목표이고 인도는 아예 계획을 내지도 않았다.

온실가스 배출 1위와 4위인 중국, 러시아 정상이 불참하고 3위인 인도는 탄소중립 목표 설정은 기후변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부자 국가 책임론'을 거론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이나 COP26 주최국인 영국이 기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예산안 통과를 위해 사회복지예산을 절반으로 삭감하는 승부수를 띄우면서도 기후예산 5550억 달러(약 649조 3000억원)는 고수했다.

EU는 미국과 함께 최근 화두로 떠오른 메탄감축협약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 2018년 총배출량(대기로 배출된 온실가스 총량) 대비 2030년 순배출량을 40% 감축하기로 발표했다.

관건은 선진국들이 기후변화로 피해를 보는 개발도상국 재정 지원을 위한 기후기금 연 1천억달러 약속을 지킬지다.

이들은 2009년 코펜하겐 합의를 통해 약속했지만 2019년 기준 796억달러에 그쳤다. 지금까지 발표로는 2023년은 돼야 목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온실가스 국가간 거래 허용에 관한 국제 탄소시장 지침 마련, 전기차 전환 가속화,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벌목지원 중단 등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세계 주요국은 우선 30일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협의를 시도한다.

코로나19도 넘은 기후변화 위기감···한일 정상 만날까

이번 회의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4만명씩 나오는 영국에서 개최되지만 기후변화 위기의식은 눌리지 않고 있다.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포함해서 10만명이 시위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교황도 미래세대에 구체적 희망을 줘야 한다고 메시지를 냈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고령으로 인해 참석하지 않기로 했지만 영상 메시지를 보낸다.

코로나19는 이번 회의에 큰 변수임은 분명하다. 백신 공급이 원활치 않은 국가에선 참석이 쉽지 않다.

참가자들에게 매일 코로나19 음성 결과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다지만 당연히 바이러스 확산을 다 막을 수는 없다.

이번 회의에선 COP26 의제와 별개로 주요국 정상회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후저항운동가 시위 예상···툰베리도 참가 예상

전 세계 기후 운동가들이 회의 개최지 영국 글래스고에 10만 명 정도 시위대가 집결할 것으로 보인다.

COP26이 열리는 오는 31일부터 내달 12일 사이 글래스고에서 크고작은 기후변화 반대 시위가 잇따라 진행된다.

집중 시위는 다음달 6일 '기후 정의를 위한 세계의 날'이라는 주제로 이뤄진다. 100여 개 환경 단체에서 행진과 집회에 참가할 전망이다.

기후 저항 운동의 상징으로 떠오른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내달 5일 청소년 기후변화 운동단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 주최하는 시위에 참가한다.

툰베리는 트위터에서 "기후정의는 누구도 뒤에 남겨놓지 않는다는 사회정의를 뜻하기도 한다"며 "모두를 초대한다"고 동참을 요청했다.

툰베리는 COP26 개막에 앞서 2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시위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본사 앞에서 진행된 이날 시위는 대형 은행들의 화석연료 산업 지원을 규탄하는 내용이다.

대규모 집회 말고도 COP26 기간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소형 시위가 글래스고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벌어진다.

막대한 인원이 몰리는 만큼 영국 경찰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경찰은 COP26 기간 매일 경찰관 1만 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경찰관 수백 명은 만약에 대비해 폭동 대비 훈련도 받았다.

경찰은 평화로운 시위를 순조롭게 열 수 있도록 하겠지만 회의를 방해하거나 지역사회에 소란을 일으키는 행위는 용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세계적인 기후변화 저항단체 멸종반란(XR)은 폭력적이진 않지만 직접적인 행동으로 효과가 큰 '고의적 혼란'을 일으킬 작정이라며 체포도 무릅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