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발목잡힌 美 경제..."4분기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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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발목잡힌 美 경제..."4분기는 괜찮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0.2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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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GDP 성장률 2.0%...지난해 2분기 이후 가장 둔화
자동차 판매 급감이 개인소비에 큰 영향 미쳐
전문가들 "4분기에는 반등 기대"
미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간 전세계의 걱정거리였던 글로벌 공급망 붕괴, 노동력 부족,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던 것이 3분기 미 경제 성장률을 대폭 끌어내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3분기 GDP 성장률 2%...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

28일(이하 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지난해 2분기 마이너스(-)31.4%의 성장률을 보인 이후 5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간 것이지만, 5개 분기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직전 분기인 2분기(6.7%) 성장률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둔화된 수치다. 

당초 경제학자들은 연율 2.8%의 성장률을 예상했으나, 기대치에 한참 못미치는 결과를 내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경제가 3분기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 공급망 붕괴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공급망 대혼란 이슈에 주목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개인소비의 위축이다. 지난 2분기 12% 급증했던 미국의 개인 소비 지출은 3분기에는 1.6% 증가에 그쳤다.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지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경제 성장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 개인 소비지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구소비재의 지출이 26.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차량 인도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찰스 슈왑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리즈앤손더스는 "자동차 부문이 3분기 GDP에서 2.4%포인트를 차감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1980년 이후 최악의 기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4분기 반등 기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4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폴 애쉬워스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월, 즉 3분기 초의 예상은 7.0% 상승이었고, 우리가 비관적인 전망치도 너무 낙관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3분기 성적은 큰 실망"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4분기에는 자동차가 발목을 잡지 않을 것이고, 델타 바이러스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역전될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등을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3분기 성적표는 실망스러웠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희망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그룹 이코노미스트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안정되면서 9월 중순부터 10월까지 항공편, 레스토랑, 호텔 등 고빈도 지표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이를 감안할 때 4분기에는 훨씬 나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 보도한 글로벌 숙박 데이터 분석 업체인 STR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일로 마감된 한 주 동안 미국 호텔 점유율은 65%에 달해 8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식당 예약 사이트인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27일로 마감된 한 주의 식당 예약 고객의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5% 감소에 그쳤는데, 이는 9월 중순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지난해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취소됐던 여러 행사가 재개된 점 역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WSJ은 "미 정부의 여러 차례의 경기부양책으로 축적된 저축으로 인해 미 개인들은 이번 휴가철에 지갑을 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벤징가는 "경제 전문가들은 4분기 GDP 성장률을 5.3%로 예상하고 있다"며 "연간 성장률이 5.7%에 달해 1984년 이후 미 경제 성장 속도가 가장 강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공급부족 사태는 여전히 과제...인플레 우려도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공급망 대혼란과 인력 부족을 포함한 공급부족 현상은 향후 몇 달동안 지속되고,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3분기 어닝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들은 공급부족 문제가 휴가철 동안의 강력한 수요를 저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휴가철은 그 해 전체 소매판매의 약 50%의 달하는 매출을 달성하는 시기다. 해즈브로와 마텔 등 대형 완구 제조업체들은 공급망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급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는 불가피한 부분이다. 

WSJ는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약 45%는 2022년 하반기께 공급부족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추정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수개월동안 높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자료=미 상무부
자료=미 상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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