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한 숨 돌린 中 헝다그룹...남아있는 우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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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한 숨 돌린 中 헝다그룹...남아있는 우려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0.2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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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시한인 달러 채권 이자 지급 소식 전해 유동성 위기 일단 넘겨
또다른 이자 지급 시한 잇달아  도래
헝다물업 매각 실패 등 자산 정리 쉽지 않다는 점도 부담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22일 헝다그룹이 지급시한 하루 전에 8350만달러 채권 이자를 상환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22일 헝다그룹이 지급시한 하루 전에 8350만달러 채권 이자를 상환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중국의 제2의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恒大·에버그란데)이 한 숨 돌렸다.

오는 23일(이하 현지시간)까지 갚지 못하면 공식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접어드는 위기에 놓였던 헝다그룹은 달러 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985억원)을 지급하면서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22일 헝다그룹이 지급시한 하루 전에 8350만달러 채권 이자를 상환했다고 전했다. 유동성 위기의 급한 불은 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날 헝다 주가는 홍콩 주식시장에서는 7% 이상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급한 불만 껐을 뿐 본질적인 위기는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우려가 바로 자산매각과 관련된 우려다. 불과 하루 전인 21일 헝다 주가는 12% 급락한 바 있는데, 이는 헝다물업 지분 매각이 불발됐다는 소식이 원인이 됐다. 

당초 헝다그룹은 헝다물업의 지분을 매각해 3조원대 현금을 확보할 예정이었지만, 이것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23일 채권이자를 상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바 있다. 

헝다그룹의 부채 총액은 1조9665억위안(약 359조원)에 달하며, 이 중 연내 지급해야 하는 돈은 달러채 6억3110만달러(약 7500억원), 위안화 채권 3억5380만위안(약 600억원) 등으로 알려졌다. 

23일까지 갚아야 하는 8350만달러를 상환했지만, 헝다그룹의 전체 부채에 있어서는 상당히 작은 비중이고, 여전히 유동성 위기를 불러일으킬만한 규모의 부채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헝다물업의 매각에 실패하는 등 원만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또다른 이자 지급 시한이 줄지어 다가온다는 점은 상당한 부담이다. 

불과 일주일 후인 이번달 29일에 4750만달러 규모의 채권 이자를 지급해야 하며, 내달 11일 갚아야 할 이자 또한 1억4800만달러에 달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연말까지 총 달러채 6억3110만달러, 위안화 채권 3억5380만위안을 갚아야 하는 헝다로서는 단순히 첫번째 이자를 상환했다 하더라도 안심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전하며 "중국의 한 오랜 부동산 채권 투자자는 이번 이자 지급이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라고 말한다"며 "당장 시간을 벌고 대규모 소송을 피하기 위한 조치일 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중국 주요 언론들은 헝다그룹 채권 투자자들은 헝다그룹의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자 상환청구권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헝다그룹이 홍콩증권거래소에 공식적인 언급이나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도 일시적 조치일 뿐이라는 우려를 확산시킨다고 FT는 전했다. 

익명의 한 전문가는 "저는 이것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채권 보유자들은 여전히 관망세를 취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헝다그룹에 대해 개입에 나설 뜻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인민은행 금융시장 책임자 주란은 헝다그룹의 문제를 비난하며 "이강 인민은행장이 언급한 헝다 파산에 따른 어떠한 위기도 통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강 은행장은 지난 17일 "300조원이 넘는 헝다의 부채가 금융시스템 속에서 수백개의 기관에 퍼져있고 많이 집중돼있지 않다"고 언급해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 파산에 따른 대규모 위기 사태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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