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무자본 M&A'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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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무자본 M&A' 문제 없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0.21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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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 쌍용차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전기차 회사로 탈바꿈"
쎄미시스코 인수 과정, 무자본 M&A 논란도
에디슨모터스·KCGI·피스톤PE, 1조원대 인수자금 마련
전기버스 생산 업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매각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으로 전기차 업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의 새 주인이 될 전망이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업을 매각 우선 협상자로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회생 절차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회생법원이 우선 협상자 선정을 허가하면 이달 말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양해각서를 체결, 다음 달 초부터 2주간 정밀 실사 및 본계약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 어떤 회사

경남 함양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 제조회사로 전신은 1998년 설립된 '한국화이바'의 자동차 사업부다. 이 회사는 2015년 중국의 타이치그룹이 인수했다. 타이치그룹은 경영난을 이유로 인수한 지 1년3개월 만에 되판다. 당시 '기술 먹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2017년 5월 사명을 주식회사 TGM에서 현재의 에디슨모터스로 변경했다. 

현재 생산 차종은 전기버스 ▲SMART 110 ▲SMART 110H ▲NEW FIBIRD CNG(Euro6) ▲SMART 110HG(Euro6) ▲SMART T1(전기트럭) 등 5종이다. 내년부터 전기 승용차, 전기 SUV, 전기 RV, 12m 전기고상버스, 전기 공항버스, 2.5~30톤 전기트럭, 전기청소차, 전기트랙터 등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전기버스 시장 점유율 28%를 기록 중이며 서울시 전기버스 점유율 31%를 마크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디슨모터스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자본금은 344억7302만원, 매출 897억8763만원, 영업이익 27억5897만원, 당기순손실 15억5727만원이다. 대주주 지분 92.83%는 모기업인 에너지솔루션즈가 보유하고 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쌍용차 인수를 통해 3~5년 내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할 자신이 있다"면서 "테슬라, 도요타,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전기차 회사들과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강영권 대표는 KBS PD로 시작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하기도 했으며 이 후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를 설립해 운영했다. 그러다 돌연 폐기물 처리를 하는 업체로 탈바꿈한 재밌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주목 된다. 사진=연합뉴스

쌍용차 인수 발판이 된 무자본 M&A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에 나설 수 있었던 발판은 경형 전기차 생산 업체로 상장사인 쎄미시스코를 품으면서다. 쎄미시스코 인수 과정은 흥미롭다. 자기자본 없이 쎄미시스코의 주인이 됐다. 

먼저 에디슨모터스의 모회사 에너지솔루션즈는 쎄미시스코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70억 원어치의 신주를 사들인 뒤 280억 원을 더 투자해 지분율을 50%까지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강영권 대표의 지인 등 6개의 투자조합이 314억 원을 투자해 쎄미시스코의 기존 최대 주주 지분 31.5%를 사들였다. 또 다른 3개의 투자조합도 3.8%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쎄미시스코는 회사채 2000억 원을 발행할 예정이며 이 돈을 수거해 다시 에디슨모터스에 재투자한다.

쎄미시스코는 6월21일 공시를 통해 내년 4월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2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에디슨모터스 지분 33%를 취득할 예정이다. 규모는 1차로 10월까지 800억 원, 2차로 내년 1월까지 800억 원, 3차로 내년 4월까지 400억 원이다. 투자재원은 납입 예정인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자금으로 활용된다. 

쎄미시스코에 대한 에너지솔루션즈의 최초 투자금은 돌고 돌아 다시 에디슨모터스로 돌아오게 된다. 결국 에디슨모터스는 자기 자본 없이 상장사인 쎄미시스코를 인수한 동시에 쌍용차 인수 자금까지 추가로 마련한다. 일부에서 에디슨모터스가 쎄미시스코를 이용해 쌍용차 인수 자금을 마련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행법상 상호 출자를 통해 무자본으로 상장사를 인수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관건은 향후 공시한 자금 납입 일정과 사업 계획 등에 맞게 조달한 자금의 상환이 이뤄지는지 여부다.

외부에서 차입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기업을 인수한 후 최선의 경영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적법한 절차로 회수해 인수 시 차입했던 금액을 상환하거나, 또는 기업가치를 더욱 높여 인수한 금액보다 높은 금액으로 기업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부가가치 창출과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자회사의 전환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인수자금 3000억여원을 확보하고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사모펀드 KCGI, 키스톤PE를 통해 2~3년 내 추가 자금을 조달해 8000억~1조5000억 원 정도의 인수·운영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1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해 쌍용차를 정상화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물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부활시킬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판 니콜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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