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휴면카드 60만장 증가...업계, 잠자는 카드 끌어내기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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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휴면카드 60만장 증가...업계, 잠자는 카드 끌어내기 '골머리'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0.20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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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기준 휴면카드 수 1206만장…전체의 16.04%
신용카드 신규 발급과 PLCC 증가로 휴면카드까지 늘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와 카드사 마케팅에 힘입어 신용카드 발급이 늘어나면서 휴면카드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휴면카드란 카드를 발급하고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카드를 말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휴면신용카드 수는 1206만7000장으로 전체 카드 수의 16.04%에 이른다. 이는 지난 1분기(1159만3000장)와 지난해 4분기(1145만9000장) 휴면신용카드 수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에만 약 60만8000장의 카드가 휴면 전환된 셈이다.

이처럼 휴면신용카드 수가 늘어난 이유로는 ▲신용카드 신규 발급 증가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제 폐지 ▲PLCC의 성장 등이 꼽힌다. 

주된 이유는 신용카드 신규 발급 증가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 한국은행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신용카드 수는 1억1456만장으로 지난해 말(1억1373만장) 대비 83만장 증가했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 소지 수는 평균 4.1장에 달한다. 

휴면신용카드 자동해지 감독규정 폐지도 휴면카드가 늘어나는 데 한몫했다. 카드 유효기간은 통상 5년으로, 카드사들은 그동안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 상태가 9개월이 지나면 해당 휴면카드를 자동 해지했다. 

자료=여신금융협회
자료=여신금융협회

그러나 2019년 5월부터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을 통해 휴면카드 자동해지가 폐지되면서 카드사들은 더 이상 임의로 카드를 해지할 수 없게 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동해지는 카드 도난이나 분실, 복제 등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카드가 마그네틱 카드가 아닌 IC카드이기 때문에 카드 복제가 쉽지 않다"며 "이에 따라 자동해지를 할 필요도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요인은 PLCC 발급 증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업카드사가 발행한 PLCC카드는 올해 8월 말 기준 75종, 464만1281장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신용카드 한 장 안에 여러 사업자의 혜택이 있었지만 PLCC는 하나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카드 발급 매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한 사람이 스타벅스 카드도 만들고 네이버 카드도 만들면 카드 숫자가 늘어나 휴면카드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에 PLCC가 지나치게 출시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 의원은 "PLCC 시장 과열로 제휴사에 대한 조사가 소홀해지고, 무분별하게 제휴사가 확장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된다"며 "PLCC에 대해 금융감독이 카드 출시 전 제휴사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시장이 과열되지는 않는지에 대해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휴면카드가 늘어나더라도 신용카드 이용 자체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가 민간소비지출의 75%를 차지한다"며 "신용카드 발급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휴면카드가 늘어난다고 해서 신용카드 이용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말 724조7820억원이던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2019년 말 760조760억원까지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지난해 말에는 759조3300억원으로 이용실적이 소폭 감소했다. 

다만 신용카드가 기존의 위상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체크카드는 빅테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네이버 등 빅테크가 통장을 연결해 충전식 페이 방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같은 직불페이 방식인 체크카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나 체크카드는 직불 개념이라 서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신용카드는 후불결제"라며 "빅테크가 후불결제까지 하지 않는 한 신용카드의 위상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의 체크카드 발급실적과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1억1001만9000장이었던 체크카드 발급 수는 올해 1분기 1억815만5000장, 2분기 1억749만6000장으로 감소했다. 

다만 이용액 자체는 1분기 41조6067억900만원에서 45조7384억1700만원으로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코로나19로 소비가 침체됐다가 단계적 일상 회복에 접어들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 이용액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여신금융협회
자료=여신금융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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