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1600명 새로 뽑겠다”에도 '조삼모사' 비판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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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1600명 새로 뽑겠다”에도 '조삼모사' 비판 나오는 이유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0.18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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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트럭시위’ 겪고 파트너 상생안 내놔
신규 인력 1600명 채용에 임금 체계 개선 검토
전사 TF 운영 통한 프로모션 지원 시스템 구축

“매장 당 부족한 인원 2~3명, 1명 충원으론 힘들어”
퇴사율 점점 높아져…정신질환 진료 노동자 수도 급증
전문가 “직장문화,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영향 끼쳐”
스타벅스가 오는 22일부터 1600명 규모의 공개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직원(파트너)들의 트럭시위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난 가운데, 본사 측에서 ‘파트너 상생 개선안’을 지난 17일 발표했다.

연말까지 신규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파트너 근무 환경을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파트너들의 불만사항을 수렴한 조치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현장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럭시위’ 겪은 스타벅스, 상생안 내놨다 

18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역별로 진행하는 상시 채용과 전국 단위 채용을 합해 연말까지 160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 스타벅스가 전국 단위 채용 예정 인원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스타벅스는 파트너들의 불만 사항 중 하나였던 매장 관리자 및 바리스타의 임금체계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바리스타의 근속 및 업무역량 등을 고려한 시급 차등 ▲매장 관리자 임금 인상 ▲인센티브 운영 기준 개선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매장 관리자는 임금을 인상하고 바리스타는 근속연수와 업무 역량을 고려해 시급을 차등하고 인센티브 운영기준을 개선한다. 그동안 바리스타 시급은 9200원으로, 연장·휴일·심야근무 수당과 식대·성과급·명절 상여금이 지급됐지만 근속연수나 업무 능력에 따른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스타벅스는 지난 7~8일 트럭시위의 도화선이 됐던 계절별 프로모션이나 신제품 론칭과 관련한 개선안도 내놨다. 사측은 매장 파트너들의 혼선과 업무가 과중 되었다고 판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사적인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 TF는 이벤트 기획 단계부터 매장 파트너들의 예상되는 어려움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스타벅스 측은 계절별 프로모션이나 신제품 론칭 시 시간대와 매장 규모에 따른 방문 고객 수나 매출이 정확하지 못해 매장 파트너들의 업무가 과중됐다고 판단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교화된 매출 예측과 2원화된 순차적 공지 통한 운영 적확성 함양 ▲애로사항 발생 시 실시간 지원시스템 구축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파트너 대표 기구인 ‘파트너행복협의회’ 위상도 더욱 강화된다. 지역별로 선출된 60명의 대표 파트너 규모를 늘려 전국 매장 파트너의 소통 창구를 다양화하고, 현장의 의견을 경청하고 개선 방안을 즉각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전사적인 권한과 예산을 대폭 증대할 방침이다.

매장 내에 사무 업무 및 파트너들의 휴게 공간인 백룸(Back Room) 리뉴얼 작업도 시행한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2019년부터 신규 매장에 새로운 휴게공간을 도입하고 있다. 나머지 매장에 대한 휴게 공간 개선 속도를 높이기 위해 10월중 전체 매장 대상으로 현황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매장 공간 구조상 휴게 공간 확장이 어려울 경우는 건물 내 별도 장소를 통해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 중 모든 매장의 휴게 공간 교체 완료가 목표다. 이와 함께 스타벅스는 조직개편을 통해 채용을 전담하는 인재확보팀 및 매장 환경을 전담하는 F&E팀을 신설해 휴게 공간 개선에 집중하는 등 파트너 근무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매장만 1600개에 점포당 퇴사자만 2~3명 넘어”

하지만 일부 파트너들은 스타벅스의 상생 개선안에 대해서 “조삼모사격 방안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연말까지 16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지원자가 많지 않아 기한 내에 채용이 이뤄질지 확신할 수 없을 뿐더러 신규 채용을 한다고 해도 매장 당 1명 충원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전국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574개에 달한다. 연내 16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스타벅스 매장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9년 1378개였던 것에서 지난해 1508개로 130개가 늘어났고, 지난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66개의 신규 매장이 오픈했다. 

문제는 높은 퇴사율로 인해 한 매장 당 1명 충원으로는 높은 업무 강도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스타벅스 파트너는 “지금 일하고 있는 매장에서만 퇴사 대기자가 3명이다”며 “한 명이 더 들어온다고 해도 이미 숙달된 파트너들이 대거 나가는데, 신규 충원으로 매장의 업무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스타벅스에서 퇴직·휴직·실직 등으로 국민연금 수급 자격을 잃은 상실자 수는 2016년 월평균 378명에서 올해 1~8월 545명으로 증가했다. ‘바리스타 N개월 내 퇴사율’이 점장의 인사고과에 반영될 정도로 초기 퇴사율이 높다고 알려진다. 

강도 높은 노동 등으로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직원들도 늘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실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정신질환 진료 노동자 수는 2016년 172명에서 작년 600명으로 5년 새 네 배 가까이 급증했다.

스타벅스는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프로모션이 7~8개나 된다. 이밖에도 비정기적 컬래버레이션 굿즈, 기념일 전용 굿즈 등을 포함해 지난 9월에만 5~6종의 MD가 출시됐다.  

해당 기간 동안 파트너들은 기존 음료를 주문받고 제조·판매하는 것에 더해 새롭게 출시된 이벤트성 음료 제조 레시피를 외워야 하며, 굿즈를 전시하고 판매해야 했다. 프로모션 기간이 겹치는 경우도 허다해 여러 건의 프로모션을 한 번에 진행해야 할 때도 많다. 

파트너들은 본사의 지나친 굿즈 출시로 업무량이 급증한 탓에 ‘한 분의 고객, 한 잔의 음료, 우리의 이웃에 정성을 다한다’는 사명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스타벅스 파트너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매장이 바쁜데 인원이 없으면 결국 청결과 친절이 가장 먼저 사라진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노사문화의 개선이 요구된다고 이야기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스타벅스가 직원들을 ‘파트너’라고 부르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전반적인 직장 문화가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역할을 한다”며 “업계 1위지만 노사문화가 후진적이라면, 기업 평판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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