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에 옵션시장도 '들썩'..전문가들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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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유가에 옵션시장도 '들썩'..전문가들은 '걱정'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0.1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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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100달러 WTI 콜옵션이 가장 보편화"
JP모건 "유가 하방리스크 간과해선 안돼...연말 84달러일 것"
옵션 트레이더들은 에너지 강세가 더욱 가파르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공격적인 베팅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옵션 트레이더들은 에너지 강세가 더욱 가파르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공격적인 베팅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제유가가 7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옵션 트레이더들은 에너지 강세가 더욱 가파르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공격적인 베팅에 나서고 있다. 

유가 상승의 원인이 된 공급망 대혼란과, 공급부족 현상이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유가 강세가 지속된다는 전망에 무게를 싣는 것이다. 

"100달러 WTI 콜옵션이 가장 보편화된 계약"

1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현재 배럴당 82달러 수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2월에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TI는 현재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달 들어 10%, 올해 들어 70% 급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에 대해서는 훨씬 더 공격적인 전망이 나온다. 

WSJ는 데이터 제공업체 퀵스트라이크의 자료를 인용해 "일부 트레이더들은 브렌트유가 2022년 12월까지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자산시장에서는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에너지 가격의 급등세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 시장에서는 이보다도 공급망 대혼란과 일부 지역에서의 공급 부족 사태가 에너지 가격을 계속 상승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히 우세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퀵스트라이크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WTI 콜옵션 계약은 배럴당 100달러에 투자하는 계약이다.

콜옵션 계약인 만큼 배럴당 100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만기 이전에 유가가 100달러보다 더 높아지면 100달러만 지불하고 살 수 있으며, 반대로 100달러에 도달하지 않는다면 이미 지불한 프리미엄을 포기하면 된다.

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이같은 움직임이 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자 100달러 콜옵션이 가장 보편화된 계약이 된 것이다.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 현재 유가에 비해 약 20% 가량 더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움직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심지어 지난주에는 배럴당 95달러 콜옵션과 180달러 콜옵션 역시 인기가 있었다고 퀵스트라이크는 전했다. 

스톤X 그룹의 에너지 거래 담당 공동 책임자인 마크 베니그노는 "옵션 트레이더들이 지난 1년 동안 석유에 대해 공격적이고 강세적인 투자를 해왔다"며 "유가를 포함한 상품 가격의 반등이 가속화되면서 그들은 기존의 옵션 포지션을 폐쇄하고 훨씬 더 높은 가격에 다시 베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방 리스크 간과해선 안돼"

문제는 에너지 가격의 급등세가 지속된다면 주식시장에는 상당한 위험요인이 된다는 점이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기업들의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기업들이 3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이미 보고하기도 했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델타항공의 경우 유가 급등으로 인해 4분기 재차 적자전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항공유 단가가 3분기 평균 갤런당 1.97달러에서 4분기에는 2.25~2.4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그 근거가 됐다. 

에드 배스천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항공유 가격 상승이 흑자를 낼 수 있는 우리의 역량에 족쇄가 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WSJ 역시 이를 전하며 "유나이티드에어라인과 아메리칸에어라인을 포함한 항공사들의 수익성에서 이 문제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의 하방 리스크 역시 여전하다는 점에서 이같은 공격적인 포지션 구축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고, 세계 경제 둔화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침체될 경우 유가가 재차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말까지 브렌트유는 배럴당 84달러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하방리스크가 과소평가됐다고 생각하며, 석유 펀더멘털은 궁극적으로 과도하게 베팅하는 이들을 실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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