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사면초가 바이든… 팬데믹 후유증 돌파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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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사면초가 바이든… 팬데믹 후유증 돌파 해법은?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 승인 2021.10.16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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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취임 9개월 맞아...
최근 지지율, 같은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낮아
경제난에 ‘예산전쟁’까지 겹쳐
코로나와 국내 정치·경제가 발목잡아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오는 21일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이 취임 9개월을 맞는다.

올 초 의기양양하게 출항했던 바이든 행정부지만, 당초 의욕과는 달리 순조로운 항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항구를 벗어나자 마자 암초를 만나 정치적 성과가 가시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 초기만 하더라도 트럼프 흔적 지우기와 각종 부양책을 의욕적으로 추진, 바이든의 첫 구호인 ‘아메리카 이즈 백(Amercia is back)’은 금새라도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부양책의 부작용이 이곳 저곳에서 나타나고, 믿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예상대로 진정되지 않았다. 피로감만 쌓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외신들은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멕시코 국경으로 몰려드는 이민자, 교착상태에 빠진 의회 등이 이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연방정부 재정의 이중고로 바이든 대통령은 더욱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연방정부가 폐쇄되는 일시적 업무정지 사태(shutdown)와 국가 채무불이행(부도)은 다행히 오는 12월 3일까지 일단 연기돼,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시한 폭탄이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은 최근 대통령 지지율에서도 잘 나타난다.

‘허니문 기간’이라는 6개월은 지났지만, 보통 대통령 취임 초 10개월 동안은 대체로 지지율이 높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낮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달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하버드-해리스가 실시한 조사에서 바이든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트럼프보다 2% 포인트 낮은 46%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1일 취임 9개월을 맞는다. 코로나 확산과 국내 정치 경제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지지율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1일 취임 9개월을 맞는다. 코로나 확산과 국내 정치 경제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지지율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행정부 또한 박하게 평가받았다. 응답자 가운데 55%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후임인 카멀라 해리스보다 더 낫다고 응답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은 최근 실시한 다른 여론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바이든 지지율의 특징은 대선 후보 당시 때부터50% 초중반대에서 크게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정가의 정치적 양극화가 트럼프 시대 이후 고착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물론 바이든의 지지율 급락은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수도 카불이 지난 8월 15일 이슬람 무장세력인 탈레반에 의해 점령되면서 혼란은 극에 달했다. 바이든 정권이 낭떠러지로 몰린 것은 당연하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벌어진 테러 사건의 책임을 물어 바이든이 사임하거나,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했다. 

코로나와 국내 정치·경제가 발목잡아

그럼에도 바이든 지지율 하락은 비단 아프가니스탄 사태만이 아니라는 게 현지정치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결국 국내 정치·경제가 문제다.  미국민의 초미의 관심사는 코로나19 사태 해결과 이에 따른 경제난 해결이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의 승리요인 가운데 하나는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있다. 트럼프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계속 과소 평가했다. 결국 미국은 코로나19 환자 수와 사망자 수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바이든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코로나19에 대해 과학자들과 의료진의 의견을 중시, 미국민들의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시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바이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지지율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독립기념일을 맞아 "코로나19로부터의 독립에 가까워졌다"고 선언했지만 이후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성급한 자축이 되어 버렸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국민을 상대로한 백신 부스터샷 접종과 백신의무화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다. 백신 접종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경제 정책에 대한 불신이다. 

실제 미국 대선의 주요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인 아이오와의 최근 민심이 미국 사회의 눈길을 끌었다. 바이든의 경제 정책 지지율은 32%, 반대 62%로 나타난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미국의 고질적 문제인 경제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이를 위해 ‘1 조 달러 상당의 물적 인프라와 3조5000억달러 규모의 휴먼 인프라’라는 투트랙 형태의 예산안을 의회로 넘겨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 그렇지만 공화당의 반대에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심해 난항을 겪고 있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 하기 위해서는 의회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 현재 민주당의 정치력을 보면 역대 여당 가운데 최악으로 평가된다. 

현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가운데 하나가 경제회복임에도 불구, 의회가 이를 위한 예산법안을 한가지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민주당과 공화당의 ‘예산전쟁’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천재에다 인재까지 겹쳐 미국경제 회복은 점점 늦어지고 있다. 그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물가급등과 구인란, 그리고 물류대란은 미국 경제를 넘어 세계경제에까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 권영일 객원기자(미국 애틀랜타)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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