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가 인터넷전문은행 3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인터넷은행은 그동안 대출을 통한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짜 왔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하면서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영업이 불가능하게 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당초 5000억원이던 대출 한도가 모두 소진돼 오후 1시경 신규 대출 서비스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토스뱅크, 내년 1월 초 대출 서비스 재개

토스뱅크는 공지를 통해 "올해 말까지 적용되는 가계부채 안정화 대책에 따른 조치로 토스뱅크도 일시적으로 대출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며 "약 3개월 후인 내년 1월 초 서비스를 다시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에 가계대출 한도를 5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을 비롯해 정책금융 상품인 사잇돌대출과 비상금 대출 등이 모두 중단됐다. 

다만 토스뱅크는 대기 중인 사전신청자 115만명에게는 대출을 제외하고 18일부터 계좌 개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연 2% 금리의 토스뱅크 통장과 전달 실적 조건이 없는 체크카드 상품 등은 기존대로 이용할 수 있다. 

악재 겹친 카카오뱅크, 성장동력 멈추나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토스뱅크 출범에 대한 영향을 크게 받았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지난 8월 18일 거래가 9만4400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이에 따라 9월 초 42조원이던 카카오뱅크의 시총은 지난 8일 27조원으로 반 토막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대출 규제와 경쟁 심화, 플랫폼 규제 등의 악재가 겹친 까닭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특히 대출 규제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 고신용대출과 직장인 사잇돌 대출, 일반 전월세보증금 대출 신규를 올해 연말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청년전월세보증금대출 일일 신규 신청 건수를 제한해 신청 가능 건수가 변동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신용대출과 중신용플러스대출, 햇살론15 등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상품은 기존처럼 유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중신용자대출을 제외한 신규대출 공급을 모두 제한한 셈이다.

신규 대출 중단을 두고 카카오뱅크 측은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가계부채를 안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 상품 최대한도 축소…타 은행 전철 밟나

케이뱅크도 대출 제한에 동참한 것은 마찬가지다. 케이뱅크는 지난 2일 각 상품의 최대한도를 축소한 데 이어 지난 8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플러스 등 신용대출 관련 3개 상품의 개인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케이뱅크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두 차례 대출 상품의 한도를 축소한데다, 금융당국이 이달 중으로 더 강력한 가계부채 대책을 예고하고 있어 케이뱅크 역시 대출이 넉넉하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토스뱅크의 한도 소진으로 인한 대출 중단이 타 은행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대면으로 대출을 제공하는 같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한도가 빨리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연말 대출한파가 겹치면서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은행연합회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부행장과 실수요 대출 관련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4분기 전세대출은 총량 관리 한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는 문재인 대통령이 "서민 실수요자에 대한 전세대출과 잔금대출이 일선 은행지점에서 차질없이 공급되도록 금융당국이 세심하게 관리하라"고 당부한 데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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