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원의 해외주식]④ '뜨는 트렌드' 대체육 산업에 관심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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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의 해외주식]④ '뜨는 트렌드' 대체육 산업에 관심가는 이유
  • 이영원 미래에셋증권 이사
  • 승인 2021.10.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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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 미래에셋증권 이사] 지난 글에서 글로벌 시장의 다양성과 관련해 '한국에서 보기 힘든 주식'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한국 경제가 다양하게 고도화되었고, 규모 수준에서도 글로벌 탑텐에 속할 만큼 큰 시장이지만 한국에서 덜 발달했거나 문화적 차이로 찾기 어려운 산업, 종목이 존재하고, 글로벌 투자를 통해 한국에서 보기 힘든 투자를 수행할 수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업종은 한국에서 보기 힘든 산업, 대체육 산업에 관한 것이다. 대체육이란 실제 고기대신 섭취할 수 있는 대체 식품을 말한다. 

여기에는 ▲콩 등 식물성 단백질을 기반으로 가공해 실제 고기를 대체하려는 일반적인 대체육 ▲축산업을 통해 고기를 얻는 방식이 아닌, 세포 배양을 통해 공장에서 고기를 생산해 내는 방식의 배양육 ▲그리고 고기 뿐 아니라 해산물, 계란 등 다양한 식재료를 식물기반으로 대체하는 식품 등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대체육 산업, 혹은 범위를 넓혀 완전채식 식료품(Vegan Food)산업의 규모는 크지 않다.

관련단체 중 하나인 PBFA(Plant Based Food Association)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비건식품의 시장 규모는 7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미국 식료품점의 식료품 매출규모 8651억달러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또 레스토랑 등 외식산업과 식료품 매출을 더한 전체 식품 산업 시장 규모 6조2200억달러와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작은 규모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관련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관련된 상장기업을 찾기 어려운 것은 기본적으로 시장규모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시장규모에도 불구하고 대체육산업은 끊임없이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고, 새로운 문화적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

향후 성장과 관련한 여러 전문기관의 예측도 매우 공격적이다. 이러한 낙관적인 시장예측의 기반에는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인 수단이라는 측면 ▲기후변화 위기와 관련해 축산업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현실적인 과제의 해답이라는 측면 ▲밀레니얼 세대, Z세대 등 젊은 세대의 채식에 대한 선호의 증가, 혹은 문화적 트렌드 측면 등이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다.

식량공급원으로서 대체육, 대체 단백질이 주목받는 것은, 전지구적인 인구 증가, 중산층의 확대 등으로 식량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UN의 예측에 따르면 2050년까지 약 20억명의 식량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 중 단백질 공급을 책임질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이 대체육이 될 것이고, 이는 관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의미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도 대체육은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탄소배출에 있어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전지구적인 탄소배출 가운데 식량생산과 관련한 비중은 약 26%로 추정된다. 이 중 31%가 축산업에서 발생한다. 즉 반추동물의 소화기관 내에서 생성되는 메탄가스(트림, 하품 등)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축산에 투입되는 곡물, 물 사용을 감안하면 더 많은 비중의 탄소배출이 축산업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대체하는 대체육 산업에 대한 관심은 고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체육 산업이 각광받는 더 현실적인 이유는 젋은 세대들의 채식, 대체육 산업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미국의 한 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비건(Vegan), 채식주의(Vegetatian), 느슨한 채식주의(Flexitarian)에 대한 관심이 각각 38%, 50%, 63%에 달했다. 이는 그 윗세대인 X세대의 21%, 31%, 40%와 베이비부머의 21%, 18%, 24%를 크게 넘어서는 결과다.

밀레니얼 세대 뒤의 Z세대는 더욱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Z세대의 35%가 고기 소비를 중단하고 싶어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젊은 세대들의 채식주의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기후변화에 민감한 성향을 보이는 이들 세대의 도덕적 소비 관점이 투영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이어트의 수단으로서 채식에 대한 관심의 증가, 그리고 여러 유명인들의 채식주의 실천 등이 관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식물성 고기 브랜드인 '비욘드미트'(Beyond Meat)는 지난 2019년 5월 뉴욕 나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식물성 고기 브랜드인 '비욘드미트'(Beyond Meat)는 지난 2019년 5월 뉴욕 나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9년 영화 ‘조커’에서 주인공으로 아카데미 주연상을 수상했던 호아킨 피닉스는 2019년 당시 각종 시상식 만찬에 비건 메뉴를 포함시킬 것을 고집하는 대표적인 미국 연예계의 비건이다. 미국의 인기 여가수인 빌리 아일리시는 비건임을 밝히는데 그치지 않고 비건 관련 제품의 출시에 관여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고 더 많은 사람이 채식주의에 동참하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대체육 시장의 성장에 대한 기대는 높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아직 시장 규모가 크게 형성되기 전이라 관련 기업들도 오랜 업력과 지배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는 못하다.

2010년대 후반부터 일부 관련 기업의 상장이 이어지고 있고 혹은 상장 이전 단계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는 수준이며 상장 이후 주가 추이도 아직은 만족할 만한 성과와는 거리가 멀다.

관련 기업 중 대표주자 격인 비욘드 미트(BYND)를 필두로 태투드 세프(TTCF), 레이어드 슈퍼푸드(LSF) 등이 상장되었고 임파서블 푸드 등은 상장 이전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산업이 형성되어가는 초기인 만큼,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뚜렷한 트렌드가 형성되어 성장하는 초기인 만큼, 향후 모습에 대한 기대가 더 커 보인다.

한국에서도 관련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며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만 아직 상장 되어 투자 대상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시장의 성숙 등을 감안할 때, 대체육 산업은 글로벌 시장이 주는 투자기회 확대의 좋은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영원 이사는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에서 리서치 업무를 시작해 푸르덴셜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에서 투자전략을 담당했다.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한 이후 해외주식 분석업무를 시작, 현재 글로벌 주식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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