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락 입고 필드 나가볼까”…'골린이' 2030에 바빠진 패션업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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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락 입고 필드 나가볼까”…'골린이' 2030에 바빠진 패션업계들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0.0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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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대로 커진 골프웨어 시장…투자 1등 국가
스웨트셔츠·조거 팬츠·후디 등 일상복 콘셉트
삼성물산·LF·코오롱FnC·한섬 등 브랜드 론칭
“명품 브랜드도 골프웨어 시장진출 눈여겨 봐”
최근 패션업체들은 2030 세대를 겨냥한 골프웨어를 내놓고 있다. 사진제공=SJYP 골프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요즘 인스타 보면 전부 다 골프하고 있는 모습이던데요? 저도 친구들 권유로 시작하게 됐는데 한 번씩 필드 나가면 탁 트인 뷰를 볼 수 있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옷들이 너무 예뻐서 올드한 운동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들어요.”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김모(31)씨는 “골프장 나가는 재미에 푹 빠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등산에 이어 골프 시장까지 2030 세대가 대거 진입하면서 필드장이 패션쇼장으로 변하고 있다. 

골프복 시장 규모, 6조 원 돌파 예상

중년층의 고급 취미생활로 여겨졌던 골프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와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등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이후 지난해 국내 골프를 즐기는 인구수는 전년대비 46만 명 증가한 515만 명이다. 2017년보다 33% 늘어난 규모다.

특히 골프 경력이 3년 이하인 사람 가운데 65%가 20~40대로, 젊은 층의 유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지는 골프 시장을 이끌고 있는 이들이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 1981~2000년대생)임이 확인된 셈이다. 

골프복 시장 성장세도 남다르다. 지난해 국내 골프복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0%가량 성장한 5조1000억 원대였다. 2022년엔 6조3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전체 20~30대의 골프복 소비는 전체 매출의 22%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물론, 골프웨어를 만들지 않았던 패션 브랜드들도 골프웨어 브랜드 론칭에 뛰어들었다. 주목할 점은 기존의 골프복과는 확연히 다른 아이템들이 골프웨어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왼쪽부터) 코오롱FnC 골프웨어 브랜드 '골든베어', 삼성물산 패션부문 여성복 브랜드 '구호'의 골프 캡슐 컬렉션. 사진제공=각 사

‘스트리트 무드’ 담았다…2030 겨냥한 골프웨어 브랜드↑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크고 작은 40~50개의 골프복 브랜드가 새롭게 선보였다. 코오롱FnC는 스트리트 감성을 특화한 골프웨어 브랜드 ‘골든베어’를 론칭했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지만, 후디, 맨투맨, 재킷, 와이드 팬츠 등 일상에서도 충분히 입을 수 있는 아이템들로 구성돼 완판을 거듭하고 있다.  

LF는 최근 캐주얼 골프웨어 브랜드 ‘더블 플래그’를 론칭했다. 30대 소비자 취향에 맞춰 ‘스트릿 패션’의 느낌을 더한 골프복 브랜드다. ‘헤지스골프’는 2009년 브랜드 론칭 이후 처음으로 젊은층 골퍼들을 위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교체하는 리뉴얼을 단행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구호’는 최근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골프 캡슐 컬렉션을 최초로 출시했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 역시 올 상반기에 ‘타미힐피거 골프’와 영캐주얼 여성복 SJYP 골프’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브랜드 ‘아페쎄(A.P.C)’는 내년 상반기에 ‘아페쎄골프’를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이 전세계 골프의류 지출 비용 1위 국가로 꼽히기 때문이다. 

LF의 캐주얼 골프웨어 브랜드 ‘더블 플래그’. 사진제공=더블 플래그
LF의 캐주얼 골프웨어 브랜드 ‘더블 플래그’. 사진제공=더블 플래그

이들의 공통점은 골프웨어에 ‘스트리트 무드’를 담았다는 점이다. 평소에도 입고 다니는 스웨트셔츠와 통 큰 와이드 팬츠, 밑단이 조인 형태의 트레이닝 바지인 조거팬츠, 후디가 골프웨어로 탄생했다. 

LF에 따르면 아노락 풀오버나 맨투맨, 조거팬츠 등의 골프복 제품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가량 더 많이 팔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 골프에서도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려나간 아이템은 등산복으로 여겨졌던 아노락이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도 골프웨어 시장 진출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 젊은 층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앞으로 골프 시장 성장과 함께 골프웨어 역시 다양하게 변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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