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상품 수요 팽창…서민대상 '보금자리론'도 막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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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상품 수요 팽창…서민대상 '보금자리론'도 막히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9.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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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보금자리론 포함 검토
고승범 금융위원장 "실수요자 보호하면서 가계부채 관리할 것"
주금공 관계자 "보금자리론 한도 특별히 없어…실수요자 위주 공급 노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은행권이 대출 한도를 일제히 축소하면서 대출 수요가 보금자리론 등 정책상품으로 쏠리고 있다. 

보금자리론 수요가 치솟자 금융당국은 다음달 발표할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보금자리론을 포함시키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누적 보금자리론 공급액은 약 16조8000억원이다. 상반기에만 13조4000억원이 나간 셈이다.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8일 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에 대출수요가 쏠려 향후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가능한 실수요자 보호를 하면서도 가계부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보금자리론은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상품으로 집값 시세 6억원 이하, 연소득 7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 이하에 제공되는 고정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이다. 만기는 최대 40년, 최대한도는 3억6000만원 규모다.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담보인정비율(LTV)이 70%까지 적용된다. 

은행 주담대가 투기과열지구 기준 LTV 40%를 적용받는 반면 보금자리론은 LTV 비율이 느슨해 그동안 20·30대의 내 집 마련 수단으로 주목받아 왔다.

올해 공급된 보금자리론 대출액을 월별로 보면 ▲1월 2조4000억원 ▲2월 2조6000억원 ▲3월 2조5000억원 ▲4월 2조3000억원 ▲5월 2조원 ▲6월 1조6000억원 ▲7월 1조7000억원 ▲8월 1조7000억원에 달한다. 

가을철이 본격적인 이사철임을 감안했을 때 9월부터 월 2조원씩 대출이 나간다고 가정하면 올해는 약 25조원이 보금자리론을 통해 공급되는 셈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보금자리론에 별도로 설정해둔 한도는 없다"며 "서민들이 이용하는 상품이기에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서민과 실수요자 중심으로 정상적으로 공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의 대출 한도 축소와 대출금리 인상으로 인한 풍선효과가 정책금융상품에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점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부동산 가격 급등 당시 보금자리론 신규 취급이 중단된 바 있는데 이러한 현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주금공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규 취급 중단 관련해서 계획되고 있는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보금자리론 금리 역시 계속해서 올라 이미 대출을 받은 차주들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지난해 10월 연 2.35%를 기록한 이후 지난 1년 사이 약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앞서 주금공은 다음달 1일부터 보금자리론 금리를 전월 대비 0.20%포인트 상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많은 이용자가 찾는 30년 만기 'u-보금자리론'의 경우 금리가 연 3.25%로 오른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금자리론은 국고채 5년물을 기초로 하는데,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1.1%였던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3일 1.818%로 0.7%포인트 올랐다. 

여기에 연내 기준금리가 또 한번 상승하고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면 보금자리론 금리는 3%대 후반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시장이 전반적인 금리 상승기이기 때문에 은행권 관계자들은 요건이 된다면 보금자리론 대출을 받는 편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금자리론은 요건에 해당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해당만 되면 바로 나오는 대출이기 때문에 당사자라면 받는 편이 유리하다"며 "한도가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나라에서 추진하는 정책금융상품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을 배려하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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