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80원대 지속 '연고점' 경신…"1190원도 돌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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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180원대 지속 '연고점' 경신…"1190원도 돌파할 것"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9.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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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링 구체화와 헝다그룹 유동성 리스크로 환율 급등
"외국인자금 유출과 수출기업 물량 감소로 경제에 부정적 영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달러·원 환율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신호와 중국 헝다그룹의 유동성 리스크와 겹쳐 연중 신고가를 갱신했다. 

29일 오전 9시 기준 달러·원 환율은 최고 1188.5원을 기록하면서 전날 종가인 1184.4원보다 4.1원 오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장중 1186.40원을 찍었던 연고점을 경신한 것이다. 

환율이 급등한 이유는 미국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고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규모와 속도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중국 내 헝다그룹 리스크 등 부정적 이슈가 많아지면서 환율 상승을 견인했다.

환율 추가 상승 여지 있어…1190원대까지 상승 전망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미국 정부 디폴트와 테이퍼링 이슈 외에도 헝다그룹 리스크 등 부정적인 변수가 많아져서 환율을 위쪽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탄소억제정책 때문에 중국 내에서 전력난이 일어나면서 중국 내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고, 베이징 올림픽 성공을 위해 중국당국이 방역을 강화하는 등 부정적 이슈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봉쇄에 따른 영향으로 이동과 관련된 모빌리티 데이터도 꺾이면서 중국 경제지표가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며 "유럽도 에너지 수급문제 때문에 최근 전력이 꺾인 상황이라 시장이 부정적으로 돌아섰는데 이럴 때 달러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테이퍼링 이슈가 전반적으로 시장 전반을 지배하면서 달러 강세를 견인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미 국채금리가 상승 추세로 전환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금리 상승 등의 요인들이 반영돼 환율이 상승하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 국채금리가 갑자기 단기간 크게 오른 기저에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포함해 미국 CPI와 생산자물가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 반영됐다"며 "금리 급등으로 인한 주가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는 상황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달러 강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이 더 올라서 1190원대에 근접하는 것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며 "고점기준으로 근접한 수준인데 단기적으로는 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FOMC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의 규모나 속도가 11월 FOMC에서 구체화될 것"이라며 "그 전후에는 하향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원 환율은 소폭의 상승 여력은 있지만 추가 급등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며 "현재의 환율 급등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미국 금리가 가파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어서 환율이 추가적으로 올라갈 여지가 있긴 하지만 현재 국내 경기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도 아니고 중국 불안을 제외하면 전세계적으로 경기 흐름도 견조하다"며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보다는 단기적인 악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 급등으로 시장에 부정적 영향 확산

전문가들은 환율이 급등함으로 인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 연구위원은 "코로나 상황에서 경기 회복세를 살펴야 하는데 환율이 급등하면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니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고 이는 경기 회복세가 반영된 탓으로 오인될 수 있어 왜곡된 정보가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 국채금리 급등이나 테이퍼링 이슈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보니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에도 부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업이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원화자금뿐 아니라 달러자금도 공급받아야 하는데 외국인자금이 빠져나가고자 하는 수요가 커진 상황에선 기업들의 투자에 대한 수요가 충족될 수 없을 것"이라며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다 보니 위험회피심리가 커진 상황에서 달러 수급이나 이런 문제도 경제 측면에서 외화자금 유동성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환율 급등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인 것은 맞지만 현 상황 자체가 외국인들의 급격한 자금유출이나 지속성을 갖기는 제한될 것으로 본다"며 "수출기업 입장에서도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봤을 때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기업의 입장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렸다. 백 연구원은 "시장 환경이 부정적으로 변하면 대외 수요 자체도 감소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수출기업도 좋을 게 없다"며 "환율이 올라도 수출 물량 자체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환율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출 물량이 많아지거나 단가가 상승해야 하는데 환율 상승을 수출 단가 감소가 상쇄해 환율이 상승해도 수출기업은 좋아질 게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반적으로 한국은 수출이 제일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수출도 부진해질 수 있다"며 "최근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져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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