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유가 고공행진...인플레 우려 더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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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유가 고공행진...인플레 우려 더 커지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9.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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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연말 브렌트유 배럴당 90달러 예상
BoA, 유가 100달러 돌파 시점 6개월 앞당겨
유가 상승세 지속되면 인플레 우려는 더 커질 것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최악의 '공급부족' 사태로 인해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브렌트유가 이미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는 등 3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골드만삭스는 연말께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할수록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확산될 수 있어 세계 중앙은행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급부족 사태에 유가 고공행진 이어가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격은 전일대비 0.21% 하락한 배럴당 75.2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는 지난 5거래일간 연일 상승행진을 벌인 탓에 이날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배럴당 75달러선을 지켜냈다.

브렌트유는 장 초반 배럴당 80달러를 재차 돌파했으나, 장 마감 시에는 배럴당 78.72달러로 80달러선을 소폭 하회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인 것은 공급부족 탓이다. 

코로나19 이후 각국이 그간의 봉쇄조치를 대거 완화하면서 원유 수요는 급증했지만,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다와 니콜라스 등으로 인해 멕시코만 인근의 원유 생산 시설이 타격을 받으면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처했다.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것은 지난 21일이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7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재고가 348만1000배럴 감소한 4억1396만4000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전문가들은 24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며, 7주 연속 감소세를 유지한 것이다. 

미 석유협회(API) 역시 17일로 끝난 주간에 미국의 원유재고가 61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예상폭을 크게 상회한 것이다. 

ANZ리서치는 메모를 통해 "원유 부족 사태는 모든 지역의 재고를 계속해서 끌어오고 있다"며 "이같은 재고 감소와 강력한 수요는 유가를 상승시키는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워드트레이드의 수석 분석가인 치요키 첸은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미국의 공급차질과 함께 봉쇄조치 완화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투자심리가 여전히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달 4일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의 협의체인 OPEC+ 정례회의도 주목할만한 이슈다. 

지금까지는 산유국들이 증산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을 유지했다. 다만 최근 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OPEC+ 회원국들도 증산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데일리FX는 "(원유 재고 감소세) 등 최근의 자료들은 회원국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 역시 ING그룹의 전망을 인용, "만일 현재의 가격 강세가 지속된다면 OPEC+ 회의에서 11월 공급량을 매달 하루 40만배럴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유가 역시 일정부분 상승세를 되돌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 투자은행, 유가 전망치 잇따라 상향조정

대형 투자은행들은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서둘러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6일 투자 메모를 통해 올해 말 WTI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77달러에서 87달러로 10달러 높였다. 브렌트유 전망치 역시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내년 초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3일 BoA는 보고서를 통해 "겨울 한파가 예상보다 강할 경우 내년 초에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BoA는 내년 중반 경 유가가 1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시점을 6개월 가량 앞당긴 것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주요 원유 거래회사들 역시 올 겨울 유가가 80달러, 심지어 9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2년말에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ANZ리서치는 "최근의 상승세는 최고 수준의 유가를 사려는 거래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이것은 그들이 정말로 확신을 가지고 매수에 나서고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이라면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FX엠파이어는 "이 시점에서는 조정이 매수 기회로 간주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판단된다"며 "현재 50일 이동평균선은 72.62달러 수준이지만 배럴당 75달러 선에서 지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유가 강세 지속시 인플레 우려 더욱 커질 듯

유가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유가 상승은 세계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임을 암시하며 중앙은행들은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와 인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유가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유가가 떨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된다. 

마켓워치는 "유가가 오르는 것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주장과는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조금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가장 최근의 전략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고, 몇달 동안 그렇게 유지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골드만삭스의 닐 메타 애널리스트는 주요 에너지업체인 코노코필립스와 엑슨모빌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코노코필립스는 향후 12개월간 20%의 수익이 가능할 것"이라며 "엑슨모빌의 경우 24%의 수익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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