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력난] 블룸버그 "중국發 진짜 위기는 '헝다 사태' 아닌 '석탄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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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력난] 블룸버그 "중국發 진짜 위기는 '헝다 사태' 아닌 '석탄부족'"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09.28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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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의 역설, 원자재 수요↑ 생산↓ 그린플레이션 우려 확산
유럽·중국,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 폭등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커져
모건스탠리 "中 최악의 전력난, 4분기 GDP 1%포인트 하락" 예상
중국 장쑤성에 위치한 화력발전소에서 증기를 내뿜고 있다. /사진 l AP=연합뉴스
중국 장쑤성에 위치한 화력발전소에서 증기를 내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전 세계적 탄소중립 움직임 속에 '탄소중립의 역설' 그린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은 친환경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원자재 등 자원의 수요는 늘고 생산은 줄어들면서 자원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최근 전력난을 겪고 있는 유럽과 중국에서 그린플레이션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 중이다. 탄소중립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심상치 않다. 유럽내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초와 비교해 약 220% 상승했다.

천연가스는 탄소중립 정책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천연가스 공급은 줄어들고 있다. 더욱이 올해 북해에서 바람이 잠잠한 탓에 풍력발전량이 크게 줄었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를 더욱 자극해 천연가스 가격 폭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은 발전용 원료인 석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환경 규제 강화로 석탄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정책이 부메랑이 돼 중국의 전력 위기를 키우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호주 정부가 화웨이 5G 통신 사업 참여 배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중국 책임론 제기 및 국제 사회의 독립적 조사를 요구하자 보복 차원에서 지난해 10월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호주산 석탄은 중국이 사용하는 발전 석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중국이 호주에서 들여온 석탄만 4250만 톤이 넘으며 중국 전체 전력 생산량 중 화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57%에 이른다.

자료제공=하이투자증권

중국은 현재 신호등조차 작동하지 못할 정도로 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 이 여파로 애플과 테슬라에 제품을 공급하는 중국 공장의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등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피해도 우려된다. 포스코의 중국 스테인리스(STS) 생산법인인 장가항포항불수강의 공장은 17일부터 일부 가동을 중단했다. 장쑤성 장자강시에 위치한 장가항포항불수강 공장은 전기로를 이용해 연간 100만 톤 규모의 스테인리스를 생산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강과 열연 공정은 가동을 중지했고 냉연 등 하공정 일부는 가동하고 있다"면서 "10월부터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쑤성을 비롯해 광동성, 저장성은 물론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 기업들도 전력난에 발을 구르고 있다.

중국 제조업 전체가 전력난을 호소하는 가운데 블룸버그는 27일(한국시각) "중국발 진짜 위기는 '헝다 사태'가 아닌 '전력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연가스와 석탄 이외에도 알루미늄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강력한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알루미늄 생산이 감소하면서 가격 그래프가 가파르게 우상향하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펜데믹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플레이션이 전 세계적인 물가압력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경기사이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중국 허베이성의 화력발전소 전경. /사진 ㅣ 신화=연합뉴스
중국 허베이성의 화력발전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난방 수요가 커지는 유럽의 경우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전력 요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기업 생산비용 부담 증가로 가계의 소비 여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또한 호주와 갈등에 따른 석탄 공급 차질과 가격 인상으로 최악의 전력난을 겪으면서 산업활동이 위축될 위기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전력난으로 9~12월 중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전년동월 9% 감소, 알루미늄은 7%, 시멘트 공급량은 2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여파로 올 4분기 중국 GDP 성장률은 약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발 신용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그린플레이션 압력이 중국 경제는 물론 유럽 등 글로벌 경기를 흔들 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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