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中에서도 ‘오징어게임’...하루 '조회수 2억· 평론 5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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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中에서도 ‘오징어게임’...하루 '조회수 2억· 평론 5만개'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1.09.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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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네티즌의 반응
하루에 2억 조회수, 5만개 이상의 평론이 달리며 인기 상승세
한국 드라마 수준 높이 평가, 중국 영상 제작 산업 현실 자조하는 분위기도
중국 콘텐츠 규제로 외국 콘텐츠 찾아 불법 사이트 방문 늘어나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 우수성 부각, 중국 정부의 문화 분야 위기감 높아져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외국 드라마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더니 최근 중국에 소개된 한국 드라마 중에서 가장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불법사이트에서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드라마를 포함해 최신 한국 드라마를 대부분 스트리밍 서비스하고 있다. 

아이치이, 요쿠, 텅쉰 등 중국의 주요 인터넷동영상플랫폼에서 정식 판권이 유통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불법 사이트에서 한국 드라마들이 대부분 소비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주요 언론은 ‘오징어게임’의 화제성을 감안한 듯 ‘오징어게임’이 미국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과 더불어 드라마의 주요 내용, 게임 소개 그리고 출연진 등에 대한 정보 등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는 ‘오징어게임’과 관련한 쇼트클립이 지속적으로 업로드 되어 상당한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인증샷을 올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오징어게임’이 하루에 2억 이상의 조회수와 5만개 정도의 평론이 늘어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위챗 캡처
‘오징어게임’이 하루에 2억 이상의 조회수와 5만개 정도의 평론이 늘어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위챗 캡처

중국판 트위터라 불리는 위챗에서는 ‘오징어게임’ 해시테그가 만들어졌고 방송 후 일주일도 안된 지난 23일 현재, 8억에 가까운 조회수와 17만개 가까운 평론이 달렸다. 이 수치는 전날에 비해 조회수가 무려 2억 이상, 평론이 5만개 이상 늘어난 수치다.

중국어 영화 리뷰 사이트의 평점은 ‘오징어게임’ 소재의 호불호 때문인지 평점이 7.8로 높지 않다. 그러나 공개 일주일만에 평점 참여자 수가 6만3천명에 이르면서 중국에서 ‘오징어게임’의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워서 중국 웨이보에 게재된 글에는 순식간에 1만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네티즌의 댓글은 주로 ‘오징어게임’의 배우와 스토리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정재 연기변신이 놀랍다”, “이정재의 연기력과 이병현의 멋진 모습만으로도 믿고 볼 수 있는 드라마다.”, “연기는 막론하고 드라마 스토리도 기가 막혀서 정말 볼 만하다”, “오징어게임은 인간 본성의 다양한 면을 반영하고 있어 한 번 보면 멈출 수가 없다”, “오징어게임 정말 재밌다. 보면 볼수록 중독적이다.”, “공유의 정장 입은 모습이 정말 섹시하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국 드라마의 수준을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 드라마나 영화 제작 산업의 현실을 자조하는 듯한 댓글도 많았다.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에서는 절대 제작이 불가능한 참신하면서도 자극적인 소재다. 한국 콘텐츠 산업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발전했다”, “최고의 작품이다. 한국 영화산업이 중국보다 앞서 나간다는 사실을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 옆 나라는 벌써 이런 주제의 드라마까지 나오는 수준인데, 도대체 우리는 언제쯤 이런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까?”, “한국 영화산업의 수준을 봐라. 엄청난 자본을 등에 업고 할리우드 수준의 제작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린 애국주의 영화만 만들고 있는데 하…”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오징어게임’의 표절을 지적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한국판이다.”, “일본 드라마를 표절했네”, “주인공의 설정이 너무 모순적이다”, “드라마의 결말을 금방 추측할 수 있다”, “뒤로 갈수록 드라마가 처진다” 등의 비판적인 댓글을 달기도 했다. 

중국 유명 영화 평론 사이트 작품 평가에 6만명 이상이 참여, ‘오징어게임’이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그러나 높은 인기에 반해 평점은 7.8로 높지 않게 평가됐다. 사진=도우반 사이트 캡처
중국 유명 영화 평론 사이트 작품 평가에 6만명 이상이 참여, ‘오징어게임’이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그러나 높은 인기에 반해 평점은 7.8로 높지 않게 평가됐다. 사진=도우반 사이트 캡처

한국 드라마 수준 끌어올린 '오징어 게임'

‘오징어게임’은 한국 드라마로는 최초로 미국 현지시간 21일에 미국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전 세계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에서도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21일 미국을 비롯해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등 22개국 넷플릭스에서 1위에 올랐고 영국 프랑스 일본 등 50개국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한국 드라마의 약진과는 달리 중국 드라마는 미중 관계의 악화로 세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연예계 정화 정책으로 다양한 소재의 작품 제작 한계에 부딪히면서 중국 제작자들에게도 한국 드라마의 성공 사례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EXO 전 멤버 우이판의 성폭행 사건, 팬클럽의 27만개 우유 폐기 사건, 연예인 정솽 탈세 사건 등 연예계의 스캔들이 연이어 터지자, 연예계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도덕적으로나 사상적으로 청소년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며 중국 연예계에 대한 정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아이돌 프로그램 제작 잠정 중지, 이중 국적 연예인의 중국 국적 전환, 연예인들의 사회공헌 활동 참여 증가, 유명 스타들의 중국 주선율 작품 출연 등이 이어지고 있다.

영상 제작자들은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볼만한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하고 중국 온라인동영상플랫폼들은 중국 정부의 정책과 상충될 수 있는 영상물들을 삭제한 후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에 부합한 작품들로 사이트를 채우고 있다. 

중국 정부가 중국내 방송 및 온라인동영상플랫폼에서 외국 작품의 방영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현재 중국 온라인동영상플랫폼에서는 중국 작품들을 제외하고 최신 외국 작품들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중국 대표 온라인동영상플랫폼인 아이치이의 경우 한국, 미국, 일본 등의 드라마나 영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기타 온라인동영상플랫폼에서도 중국 콘텐츠 이외에 외국 콘텐츠는 예전 드라마나 영화가 일부 올라와 있을 뿐, 최신 콘텐츠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 때문인지 외국 영상물을 좋아하던 중국 영상 소비자들은 중국 온라인동영상플랫폼에는 찾기 어려운 외국 콘텐츠들을 보기 위해서 불법 사이트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새로운 소재와 형식의 영상 콘텐츠를 원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내에서 제작하기 어려운 소재와 형식으로 만들어진 ‘오징어게임’이 중국 영상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면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이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한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 중국어 자막버전으로 한국 드라마를 제공하고 있는 중국 불법사이트들을 많이 찾고 있다. 사진=칸한쥐 사이트 캡처
중국 네티즌들이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한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 중국어 자막버전으로 한국 드라마를 제공하고 있는 중국 불법사이트들을 많이 찾고 있다. 사진=칸한쥐 사이트 캡처

중국 정부 및 문화 업계 위기감 높아질 수도

중국은 개혁개방이후 자국 문화산업의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자국 연예인과 작품의 외국 진출을 적극 지원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속에 세계 유수의 영상 제작자들이 방대한 중국 시장을 타겟으로 한 작품을 만들고 중국 연예인을 참여시켰다.

이 과정에서 중국 콘텐츠와 연예인이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문화 시장에서 이러한 흐름이 뚝 끊긴 분위기다.

특히 미중 관계가 악화일로에 접어들고 중국 자본의 세계 영상 시장 활성화 기여가 줄어들면서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활동하던 중국 배우들도 점점 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문화산업의 세계화를 추진하던 중국 정부로서는 뼈아픈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현재의 문화산업 육성보다 중국 청소년들의 사상교육을 위해 내실을 다지는 쪽에 정책 우선을 부여한 듯하다. 

BTS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UN에서 발표를 하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세계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중국 정부는 문화 분야에서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전세계에서 사랑받으면서 세계인에게 아시아 문화의 중심이 한국으로 인식되는 것에 대한 위기 의식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위기 의식 속에서도 중국 정부는 한국 대중문화를 비롯해 외국 문화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여 외국 문화를 차단, 왜곡하는 한편 자국 문화의 우수성을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에서 외국 문화를 모두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외국 문화를 막는 만큼 중국 문화의 고립 또한 피할 수 없는 딜레마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문화 정책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 박신희 중국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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