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테이퍼링 "곧 착수"...다수 위원 "내년 금리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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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테이퍼링 "곧 착수"...다수 위원 "내년 금리인상"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9.2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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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 "곧 테이퍼링 착수할 수 있다"...구체적 일정은 없어
18명 중 9명 위원들 "내년 금리인상 전망"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선 그었던 파월...입장 고수 어려울 듯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언론들은 미국의 중앙은행이 곧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가장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미 경제가 그만큼 빠르게 회복됐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본격적인 테이퍼링에 나서기 이전에 시장에 신호를 줌으로써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주식시장은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 이후에 오히려 상승폭을 키우기도 해 주목된다. 

연준 "곧 테이퍼링 착수"

미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진행된다면 자산매입 속도 완화가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적 충격을 막아내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미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자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기 시작했고, 이에 연준은 물가와 고용 두가지를 테이퍼링이 전제 조건으로 내걸은 바 있다. 

미국 내 경기회복과 동시에 인플레이션은 갈수록 높아졌다. 실제로 미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7월 전년동기대비 3.6% 상승하면서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지표의 경우 올해 들어 8월까지 약 470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많은 연준 위원들이 고용 역시 상당한 추가 진전을 이뤘다고 판단한다"며 "개인적으로 고용시장이 거의 이같은 진전을 이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테이퍼링 시작을 위해 아주 강력한 고용지표를 확인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연준이 고용 부문에서 눈에 띄는 강력한 회복이 없다 하더라도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테이퍼링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연준은 '곧 테이퍼링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언급하지 않았다. 

CNBC는 "최근 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테이퍼링이 11월에 발표되고,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18명 중 9명 "내년 금리인상 전망"

앞서 지난 8월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테이퍼링이 곧 기준금리 인상의 신호탄이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금리인상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에 따르면, 전체 18명의 위원 중 9명이 내년 금리인상을 점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FOMC 당시 내년도 금리인상을 전망한 7명의 위원에 이어 2명이 추가로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특히 2023년에도 현 수준의 제로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답한 위원은 1명에 그쳤으며, 나머지 17명 중 9명은 2023년에 지금보다 1%포인트 이상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상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는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을 구분하는 메시지를 고수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연준이 금리인상을 광범위하게 지지하는 신호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캐피털그룹의 포트폴리오 메니저인 리치 투아슨은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연준의 핵심은 금리인상에 대해 상당히 지지적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경제 전망과 관련한 눈높이는 다소 낮췄다. 

연준에 따르면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7%에서 5.9%로 하향조정됐다. 2022년에는 3.8%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식시장, 오히려 상승 폭 키워 

주목할 만한 점은 연준이 테이퍼링 시기를 '올해 안에 시작'한다는 것에서 '곧 착수'한다로, 다소 구체적으로 바뀌었고,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도 전망이 다소 가속화됐음을 보여줬지만, 주식시장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투아슨은 "우리는 예상대로 테이퍼링으로 향하고 있고, 시장 역시 예상한 듯이 반응하고 있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긴장하며 지켜봤지만, 결국에는 안도하며 주가가 반등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주식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오히려 상승폭을 키웠다. 

중국의 헝다그룹발 위기로 인해 큰 폭으로 하락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편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도 금리 인상 전에 채권매입을 종료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이를 얼마나 빨리 진행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위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며 연준이 최대한 테이퍼링을 빠르게 시작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또다른 그룹은 좀 더 조심스러웠고, 일부는 증가하는 코로나19 사태가 고용 모멘텀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 자료=뉴욕타임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 자료=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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